향긋한 봄을 가득 머금은 봄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봄비가 내릴 때는 살랑 불어오는 바람마저 따뜻하게 바뀌어 있다. 지난겨울의 차가운 한기는 온데간데없고 이젠 따뜻한 바람만이 제주도를 뒤덮는다.

전국의 봄은 이제야 겨우 시작되고 있지만, 성산일출봉 일대는 이미 유채꽃이 만개해 화사한 봄 풍경으로 여행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오늘은 제주도에 봄이 오면 가보고 싶었던 곳 몇 곳을 뽑아 소개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 봄이 오는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지미봉’

가장 먼저 소개할 곳은 매년 봄이 되면 연중행사처럼 올라가는 지미봉이다. 지미봉은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에 위치한 오름으로 정상까지 오르는 길이 일자로 쭉 이어져 비교적 가파른 오름이긴 하지만, 정상에 서면 힘겹게 올라온 것에 대한 보상이라도 해주는 듯 아주 황홀한 풍경이 펼쳐진다.

날씨가 아주 깨끗한 날에는 우도봉에 서 있는 사람이 보일 정도로 우도도 가깝게 보이고, 성산일출봉도 아주 멋있게 보인다. 이보다 더 멋있는 풍경이 바로 오름 아래쪽에 위치한 마을의 밭인데, 봄이 되면 칸칸이 나눠진 밭에 유채를 심는 농부가 있어 초록색 네모칸과 노란색 네모칸이 퍼즐처럼 맞춰져 있는 재미난 그림이 그려진다.

두 번째, 유채꽃이 만발한 멋진 언덕 ‘섭지코지’

섭지코지에서 동쪽에 위치한 성산일출봉 일대에는 유채꽃밭이 여러 곳 있는데, 이곳에선 예쁘게 보살핌을 받으며 자란 유채로 사진을 찍으려면 일정의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야생으로 들쑥날쑥 자라난 유채꽃보다 사진 촬영하기엔 단연 최고의 장소다. 가족, 연인과 아름다운 한 컷의 사진을 남기고 싶으면 이곳을 이용하는 것도 좋지만, 멋진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섭지코지’에 가볼 것을 권한다.

사계절 내내 바람이 많은 섭지코지라 머리카락이 휭휭 날리고 옷도 출렁이겠지만, 가장 자연스런 아름다움을 만끽하기 좋은 곳이다. 듬성듬성 피어난 노란 유채꽃과 바다를 사이에 두고 멋지게 보이는 성산일출봉 그리고 드넓게 펼쳐진 바다까지 제주의 모든 자연을 이곳에서 모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 유채꽃이 흘러내리는 ‘중문달빛걷기’ 행사장

중문해수욕장 안쪽 주차장으로 들어가면 ‘중문달빛걷기’라는 표지판이 걸린 길이 있는데, 이곳에서도 멋진 유채꽃을 만날 수 있다. 같은 유채꽃이지만, 여기는 마치 강을 따라 아래로 내려오듯 물결모양으로 유채꽃이 피어 산책하기에 너무 좋은 곳이다.

네 번째, 제주도에서 가장 큰 유채꽃 축제가 열리는 ‘가시리 녹산로’

제주도에서 열리는 꽃 축제 중 가장 큰 축제인 벚꽃축제와 유채꽃축제 중 유채꽃축제가 매년 열리고 있는 가시리의 녹산로는 벚꽃과 유채꽃이 함께 피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제주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코스로 꼽히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때쯤이면 항상 사람이 많기 때문에 사진을 잘 찍을 수가 없다. 사진을 찍으려면 조금 이른 시간에 찾아가볼 것을 추천한다.

올해는 4월 7일~15일까지 ‘조랑말체험공원’일대에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