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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체험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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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봄이 오면 다시 걷고 싶은 ‘제주도 숲길’

[숲]봄이 오면 다시 걷고 싶은 ‘제주도 숲길’

by 제주교차로 2018.04.27

나란히 손잡고 편안하게 걷기 좋은 ‘제주도 숲길’
제주도가 세계적인 관광의 섬이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사람의 힘으로는 절대 흉내 낼 수조차 없는 거대하고 신비로운 자연 그대로의 모습 때문이다. 아직까지도 제주도에는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곳이 많긴 하지만, 그런 모습은 아무나 볼 순 없다. 그 어떤 자연도 사람의 손이 닿지 않으면 쉽게 다닐 수 없기에 이 또한 필요하다는 의미다. 제주도에는 자연과 사람의 힘이 합쳐져 만들어진 아름다운 공간들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숲’은 언제, 누구와 함께하든 항상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곳이다.

특히, 제주도는 화산섬으로 ‘곶자왈’이란 독특한 생태계 주변으로 많은 숲길이 형성되어 있다. 제주 곳곳에 분포한 숲길들은 대부분이 곶자왈지대로 울퉁불퉁한 돌덩이들을 빙글빙글 감고 자라나는 나무를 흔하게 볼 수 있어 신비롭다. 오늘은 제주도의 많은 숲길 가운데 친구, 가족, 연인과 손을 잡고 편안하게 산책하듯 걸을 수 있는 숲길 몇 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가장 먼저 소개할 곳은 여행객들에게도 말하면 바로 아는 곳인 ‘사려니 숲길’이다.
‘사려니 숲길’은 제주시 봉개동의 비자림로(榧子林路)에서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의 사려니오름까지 이어지는 총 길이가 약 15km인 울창한 숲길이다. 길 양쪽에는 피톤치드가 마구 뿜어져 나오는 삼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서 있어 숨을 쉴 때마다 기분 좋은 공기를 마실 수 있다. 바닥에는 붉은 빛을 띤 화산송이가 깔려 걸을 때마다 ‘사각사각’ 소리가 나 걷는 재미도 있다. 특히 다른 숲길처럼 울퉁불퉁 돌이 튀어 나온 곳 없이 깔끔하게 포장 된 길이라 어린이나 노약자, 임산부도 힘들지 않게 걸을 수 있다. 단, 임산부나 노약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걷다보면 지칠 수 있으니 적당한 거리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오길 추천한다.
그 다음으로 소개할 곳은 제주도의 대표적인 곶자왈지대인 ‘동백동산’이다.
지난 2011년 람사르 습지, 2014년에는 세계지질공원 대표 명소로 지정된 ‘동백동산’은 동백나무 천연림으로 예부터 동백나무가 많아 동백동산이란 이름이 붙여진 숲이다. 지금도 입구에는 아주 크고 오래된 동백나무가 반겨주긴 하지만 꽃을 많이 피우지 못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동백동산이 보호림으로 지정되고 벌목이 금지되면서 다른 나무들이 빠른 성장을 하는 동안, 성장이 더딘 동백나무가 해를 보기 힘들어 위로만 향하게 되니 꽃을 피울 여력이 없이 때문이라 한다. 비록 동백동산에서는 꽃이 주렁주렁 핀 동백꽃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없지만, 이리저리 뒤엉켜 자라고 있는 나무들을 보며 천천히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치유 되는 곳이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제주시 애월읍 납읍리에 위치한 납읍난대림지대(금산공원)다. 입구에서부터 차곡차곡 높이 쌓인 계단은 마음은 편안해도 몸이 힘들어질 수 있다. 하지만 입구 계단만 올라가면 다른 곳은 힘들지 않게 걸어 다닐 수 있다.
납읍난대림지대는 면적 33,980㎡ 전체가 천연기념물 제375호로 지정된 서쪽 평지에 남아있는 유일한 상록활엽수림이다. 이 지대에는 종가시나무, 후박나무, 생달나무, 참식나무, 아왜나무, 동백나무 및 모밀잣밤나무 등의 교목들이 위층을 형성하고 있으며, 밑에는 바위덩어리가 지면을 덮고 있고, 사이사이에는 밤일엽과 쇠고사리류의 군총이 형성되어 있는 아주 깊고 진한 숲이다. 이런 깊은 숲속은 도심에서 벗어나 잠시 휴식을 취하기에 너무 좋은 환경이긴 하나 여름철에는 여러 벌레들의 습격에 몸을 사려야 한다.
한편, 이곳은 자연림의 원형을 보존하고 있는 표본지역으로 원 식생 연구에 기초적인 자료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학술자원으로서 가치가 아주 높아 문화재보호법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에서 수목가지의 절취, 식물 채취 행위 및 야생동물의 포획 등 자연을 손상시키는 행위는 일체 금지되고 있다.

한동안 대지를 시원하게 적시던 비가 그치고 날이 따뜻해졌다. 아직 깊은 숲속은 서늘한 기운을 내뿜고 있지만, 너무 더운 날 걷는 것 보단 약간 쌀쌀한 날씨에 몸이 후끈해지도록 걸으면 기분이 더욱 상쾌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