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여행]당신이 찍은 유채꽃, 유채가 아닐 수도
[테마여행]당신이 찍은 유채꽃, 유채가 아닐 수도
by 이현진 객원기자 2019.03.27
겨울 동백이 떨어질 무렵, 매화가 어느새 피고 지더니, 금새 노란 물결이 일었다. 제주의 봄을 알리는 유채꽃이 여기저기서 만발하고 있다.
3~4월 요맘때쯤이 되면 이 모습을 보기 위해 많은 상춘객들이 제주도를 찾는다. 유채꽃밭 명소의 양대 산맥으로 알려진 산방산과 성산일출봉 근처에는 벌써 길가에 주차된 관광객들의 차량이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무턱대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간 꽃밭을 지키고 있는 삼춘들의 불호령을 듣게 될 것이다. 1인당 1천 원의 입장료가 있기 때문이다. 길가의 자연 풍경을 담는 데 무슨 돈까지 내나 싶지만, 이런 곳은 엄연한 개인 사유지다. 사진 찍기 딱 알맞은 키의 유채꽃들이 그것도 아주 풍성하게 피어있는 건 지속적으로 관리를 한 덕분이기에 그 값을 지불해야 한다.
3~4월 요맘때쯤이 되면 이 모습을 보기 위해 많은 상춘객들이 제주도를 찾는다. 유채꽃밭 명소의 양대 산맥으로 알려진 산방산과 성산일출봉 근처에는 벌써 길가에 주차된 관광객들의 차량이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무턱대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간 꽃밭을 지키고 있는 삼춘들의 불호령을 듣게 될 것이다. 1인당 1천 원의 입장료가 있기 때문이다. 길가의 자연 풍경을 담는 데 무슨 돈까지 내나 싶지만, 이런 곳은 엄연한 개인 사유지다. 사진 찍기 딱 알맞은 키의 유채꽃들이 그것도 아주 풍성하게 피어있는 건 지속적으로 관리를 한 덕분이기에 그 값을 지불해야 한다.
원래 봄에 피는 꽃인데 1월이 갓 지난 한겨울에도 장사(?)가 가능한 것 역시 인위적인 노력이 있어서다. 하지만 다른 비밀을 갖고 있는 경우도 있다. 아직 쌀쌀한 초봄 제주의 시골길을 지나다 보면 일찍 핀 듯한 유채꽃을 볼 수 있는데, 그건 배추꽃일 가능성이 크다. 겨우내 수확하지 않고 밭에 남은 배추에서 꽃대가 올라오는데, 그 꽃이 유채와 같이 노랗고 꽃잎 4장이 십자가 모양을 이루는 십자화과에 속한다. 그러니까 닮아도 너무 닮았다. 특히 꽃만 보면 거의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똑같다.
얼핏 봐서는 모르지만 가까이서 보면 잎의 모양이 다르다. 배추의 잎이 둥글넓적한 편이라면, 유채의 잎은 좀 더 폭이 좁고 가장자리가 톱니 모양처럼 울퉁불퉁하다. 이 난제 가운데 갓꽃도 종종 등장하는데, 역시나 4장의 노란 꽃잎을 가지고 있지만 그 꽃잎들이 앞의 두 꽃보다 서로 조금은 떨어져 있어 그나마 구분하기가 낫다.
내가 돈까지 내고 찍은 꽃이 유채가 아니었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유채면 어떻고, 배추면 어떻고, 하물며 갓이면 또 어떤가. 이렇게까지 눈을 씻고 비교하지 않으면 잘 모를 만큼 큰 차이가 없는 꽃들인데, ‘인생샷’을 건지는 데도 문제가 없다.
내가 돈까지 내고 찍은 꽃이 유채가 아니었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유채면 어떻고, 배추면 어떻고, 하물며 갓이면 또 어떤가. 이렇게까지 눈을 씻고 비교하지 않으면 잘 모를 만큼 큰 차이가 없는 꽃들인데, ‘인생샷’을 건지는 데도 문제가 없다.
어찌 보면, 밭을 이룰 만큼 흐드러지게 배추꽃이 피어있는 풍경이 훨씬 귀하다고 할 수 있다. 유채꽃을 대신하려고 일부러 심은 게 아닌 이상, ‘꽃이 핀 배추’란 수확하지 못하고 버려졌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 해 작황이 완전히 망했다면 모를까, 배추꽃밭이야 말로 보기 드문 광경이 아닐지 싶다.
오히려 유채꽃은 꼭 입장료를 받는 명소가 아니라도 이 시기 제주 어디에서나 구경할 수 있다. 법환포구도 이미 잘 알려져 있고, 4월에는 녹산로에서 벚꽃과 유채꽃을 함께 볼 수 있다. 서귀포 올레길을 걷다가 우연히 만나는 주인 없는 소박한 꽃밭들도 운치가 있다. 마음껏 사진을 찍어도 잡으러 오는 사람이 없다는 게 아무래도 가장 좋다.
오히려 유채꽃은 꼭 입장료를 받는 명소가 아니라도 이 시기 제주 어디에서나 구경할 수 있다. 법환포구도 이미 잘 알려져 있고, 4월에는 녹산로에서 벚꽃과 유채꽃을 함께 볼 수 있다. 서귀포 올레길을 걷다가 우연히 만나는 주인 없는 소박한 꽃밭들도 운치가 있다. 마음껏 사진을 찍어도 잡으러 오는 사람이 없다는 게 아무래도 가장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