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여행]서귀포 귤 밭, 의외의 산책로 '농업기술센터 농업생태원'
[테마여행]서귀포 귤 밭, 의외의 산책로 '농업기술센터 농업생태원'
by 이현진 객원기자 2019.05.10
귤 꽃 향기가 퍼지는 계절이 왔다. 내가 살고 있는 남원읍은 특히나 귤 밭이 많아 창문만 열어도 마치 집안에 디퓨저라도 놓은 듯 그 향이 진동한다.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는 예로부터 귤과 인연이 깊은 곳이다. 조선시대 서귀포 지역에서 임금에게 진상하기 위한 감귤을 재배했던 농장 '금물과원' 터가 있기 때문이다. 금물(禁物), 다른 사람은 건드릴 수 없는 임금만을 위한 과수원이라니 지금은 누구나 쉽게 먹는 귤이 얼마나 귀했는지 알 수 있는 이름이다.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는 예로부터 귤과 인연이 깊은 곳이다. 조선시대 서귀포 지역에서 임금에게 진상하기 위한 감귤을 재배했던 농장 '금물과원' 터가 있기 때문이다. 금물(禁物), 다른 사람은 건드릴 수 없는 임금만을 위한 과수원이라니 지금은 누구나 쉽게 먹는 귤이 얼마나 귀했는지 알 수 있는 이름이다.
지금 그 터 근처에는 서귀포농업기술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제주도는 2010년 금물과원을 복원하는 의미로 이곳에 농업생태원을 만들었다. 이름만 들어서는 농업인들을 위한 기술지원기관인데, 아는 사람은 아는 산책 명소이기도 하다. 농업기술센터에 '놀러' 가자는 말에 반신반의했던 남편도 생태원 입구부터 잘 가꾼 정원이 시작되자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먼저 금물과원 당시 재배했던 재래종부터 다양한 품종의 감귤나무들이 늘어섰는데, 무려 100~300년 수령의 나무도 있다. 그 옆에 큰 규모의 감귤품종전시온실에는(현재 공사 중이라 들어갈 수 없었지만)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여러 나라의 조생, 만감류와 망고, 아보카도 같은 아열대과수까지 재배되고 있다고 한다. 온실 옆 감귤나무가 쭉 늘어선 길을 지나면 천연염색전시관이 나온다. 강좌가 열리는 시기에 이곳에서 염색 체험을 할 수 있다.
여기까지는 생태원에 있을 법한 풍경이고, 이곳의 백미는 잘 관리된 꽃밭 너머로 보이는 녹차밭과 미로원이다. 층층이 넘실거리는 녹차밭은 오설록 티뮤지엄과 비교할 수 있는 크기는 아니지만 ‘녹차 반 사람 반’인 관광지처럼 북적이지 않아 고즈넉하다.
그 옆에는 돌탑을 중심으로 작은 동백나무 미로가 있다. 빨리 미로를 탈출하겠다는 게임의 의지가 솟구쳤지만 중간중간 인위로 만들어졌는지 모를 ‘개구멍’이 있어 싱겁게 돌탑까지 도달했다. 아이들과 재미로 지나가 볼 만하다. 이 미로원은 생태원의 높은 곳에 올라 한눈에 바라보길 추천한다.
그 옆에는 돌탑을 중심으로 작은 동백나무 미로가 있다. 빨리 미로를 탈출하겠다는 게임의 의지가 솟구쳤지만 중간중간 인위로 만들어졌는지 모를 ‘개구멍’이 있어 싱겁게 돌탑까지 도달했다. 아이들과 재미로 지나가 볼 만하다. 이 미로원은 생태원의 높은 곳에 올라 한눈에 바라보길 추천한다.
언덕배기로 조금 올라가면 탁 트인 정원 옆에 큰 우리가 놓여 있다. 소동물원인 이곳에서는 여러 종류의 닭, 공작 등의 조류와 토끼를 키우고 있다. 동물원이라기엔 섭섭한 규모지만, 마침 큰 공작새가 화려한 날개를 펼치고 있어 좋은 구경을 했다. 마지막으로 작은 연못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너면 생태원을 얼추 다 둘러본 셈이다. 아이들과 함께 왔다면 입구의 감귤홍보관에 들어가 ‘복습’을 해보는 것도 좋다. 제주 감귤의 역사와 효능 등을 쉽게 알려주고 퀴즈도 풀어보는 시청각자료가 마련돼 있다.
내가 방문한 때는 감귤 비수기(?)로 지나치게 한적해 산책하기는 좋았지만, 볼거리는 귤 수확철의 시작이자 감귤박람회가 열리는 11월이 훨씬 많다. 감귤 따기를 비롯해 각종 체험을 해볼 수 있다고 하니 그때 다시 방문하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