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여행]문섬, 주상절리까지 탁 트인 풍경 ‘섶섬’
[테마여행]문섬, 주상절리까지 탁 트인 풍경 ‘섶섬’
by 이현진 객원기자 2019.07.19
보목동 해안가를 달리다 보면 구두미포구 앞에 유난히 나무가 무성해 보이는 섬이 눈에 들어온다. 서귀포시에서 남서쪽으로 3km쯤 떨어진 무인도 섶섬이다. 숲이 우거져 숲섬이라 불린 것이 지금의 발음이 되었고, 옛 문헌에도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섰다는 뜻의 삼도(森島)라 표기돼 있다.
설화가 많은 제주답게 섶섬에도 전설이 있다. 이곳에 커다란 귀가 달린 빨간 뱀이 살았는데, 용이 되고픈 소원을 품고 용왕님께 오랫동안 기도를 드렸다고 한다. "섶섬과 지귀도 사이 바다 속에 숨은 야광주를 찾아오면 용이 될 수 있다"는 용왕님의 힌트에 뱀은 암초로 뒤얽힌 물속을 무려 100년이나 헤맸지만 야광주를 찾지 못한 채 죽고 말았다. 그 후 비가 오려면 섶섬의 정상에는 안개가 끼었다고 전해진다.
섶섬을 찾은 이유는 근처에 있는 소천지를 가기 위해서였다. 백두산 천지의 기생 화구로 알려진 소천지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제주대학교 연수원이나 구두미포구 쪽에서 올레길 6코스로 진입해 걷다 보면 그곳으로 가는 표지판을 만날 수 있다.
섶섬을 찾은 이유는 근처에 있는 소천지를 가기 위해서였다. 백두산 천지의 기생 화구로 알려진 소천지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제주대학교 연수원이나 구두미포구 쪽에서 올레길 6코스로 진입해 걷다 보면 그곳으로 가는 표지판을 만날 수 있다.
정자처럼 만들어진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니 정말 천지를 축소한 것처럼 물이 고여 있다. 주위를 둘러싼 기암괴석들이 불쑥불쑥 솟아 있어 그 규모가 크지 않아도 충분히 장관이라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더 가까이 다가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울퉁불퉁하고 미끄러운 돌 위를 아슬아슬하게 지나가야 하기 때문에 운동화가 필수다.
소천지의 백미는 그 물에 한라산이 거울처럼 비친 모습이라는데, 아쉽게도 그 정도로 맑은 날은 아니었기에 절경을 담을 수는 없었다. 다만 소천지와 함께 문섬, 멀리는 주상절리까지 보이는 탁 트인 풍경으로 만족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관광지는 아니지만 스노클링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한적해서 더 좋은 명소라고.
소천지의 백미는 그 물에 한라산이 거울처럼 비친 모습이라는데, 아쉽게도 그 정도로 맑은 날은 아니었기에 절경을 담을 수는 없었다. 다만 소천지와 함께 문섬, 멀리는 주상절리까지 보이는 탁 트인 풍경으로 만족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관광지는 아니지만 스노클링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한적해서 더 좋은 명소라고.
여유롭게 차 한 잔을 하며 섶섬을 바라보고 싶다면 구두미포구 앞에 카페 두 곳을 추천한다. 하나는 보목마을회에서 운영 중인 번듯한 2층 건물의 '섶섬지기'로, 파도치는 무인도를 바라보는 테라스가 명당이다.
또 다른 대안은 노상이지만 역시나 섶섬뷰를 섭섭지 않게 공유하고 있는 푸드트럭 '그린로드'다. 으레 커피와 어묵 정도를 파는 트럭이겠거니 싶지만, 이곳에서는 제주 전통 발효음료 쉰다리도 맛볼 수 있다. 소천지까지 갔다 오며 나름 마른 목을 축이고자 쉰다리를 주문했는데, 첫 도전이라 생소하긴 했지만 그 시원하고 새콤한 맛이 꽤 중독성이 있었다.
또 다른 대안은 노상이지만 역시나 섶섬뷰를 섭섭지 않게 공유하고 있는 푸드트럭 '그린로드'다. 으레 커피와 어묵 정도를 파는 트럭이겠거니 싶지만, 이곳에서는 제주 전통 발효음료 쉰다리도 맛볼 수 있다. 소천지까지 갔다 오며 나름 마른 목을 축이고자 쉰다리를 주문했는데, 첫 도전이라 생소하긴 했지만 그 시원하고 새콤한 맛이 꽤 중독성이 있었다.
의외의 메뉴는 떡볶이인데, 누군가 여행 때 우연히 먹었던 이 떡볶이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제주도를 찾았다고 SNS에 썼을 정도. 안 먹어볼 수 없는 리뷰에 한 접시 맛봤는데 매콤 달콤한 양념과 쫄깃한 쌀떡이 매력적이었다. 난 제주도에 살고 있으니 바다를 건널 맛인지까지는 모르겠지만, 섶섬과 이 떡볶이의 조합이 보목을 다시 찾을 이유로는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