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전 , 간만에 꿀맛같은 아침잠을 늘어지게 자고 일어난 뒤, 간단하게 용모정리를 마치면 곧바로 TV를 켠다. 기지개를 켜며 몸을 쭈욱 펴고 있노라니 화면 안에서 자신을 닮은 아주 귀여운 오랑우탄 한 마리가 입을 쩌억 벌리며 하품을 하고 있다.
흠칫, 놀란 마음에 거울을 확인하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동안 TV 속 동물들이 뿜어내는 독특하고 진귀한 세상에 홀릭처럼 빨려든다.

일요일에 방송되는 프로그램들 중에는 유난히 동물과 관련된 내용이 더 많을까? 예전 동물 프로그램의 백미였던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에서부터(“우~~ 와~~ 우~~와 우~~와”를 연신 따라부르게 만들었던 추억의 그 방송) 지금에 이르기까지, 일요일은 손으로 다 꼽을 수 없는 수만가지의 동물들이 마치 사람인냥 사랑을 하고 우두머리가 되기 위해 싸움도 하고 그 안에서 질서를 지키며 평화를 유지하는 섭리이자 생존법칙을 관람하느라 하루를 다 쏟았던 기억이 있다. 그만의 세계에 위대함마저 느끼면서.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백문이 불여일견. 이렇듯 샘솟는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선, 눈으로 직접 보는 것 만큼 간단하고 확실한 방법은 없겠지.

이번 주말도 행여 TV를 보다 불쑥 동물원에 가자고 떼 쓸 자녀들과의 실갱이가 두렵다면 가까운 동물관련 테마 나들이 코스는 어떨까? 현재 제주에는 ‘동물테마파크’가 조성중에 있기도 하지만, 그보다 앞서 도내에서 운영되는 관광지 혹은 학습장들 중 각종 조류, 코끼리, 원숭이, 말 등 사람들과 친근한 동물들을 구경할 수 있는 다섯 곳을 간단하게 정리해봤다.

제주경마공원 ‘세계 말 체험 미니 동물원’

올 봄, 제주경마공원 내 테마체험시설의 하나로 문을 연 세계 말 체험 미니 동물원. 세계에서 가장 작은 말인 ‘세틀랜드포니’, 체중이 1t까지 나가는 세계에서 가장 큰 말인 ‘클라이데스데일’,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애마 ‘아팔루사’, 얼룩소를 닮은 ‘페인트’, 천연기념물 제347호 ‘제주마’, 경주마인 ‘더러브렛’과 ‘아메리칸미니어처’, ‘당나귀’ 등 총 19마리의 특색있는 세계 말들이 전시되어 있다. 먹이주기, 마방관리체험, 승마체험 등 어린이들이 말들과 친해질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한림공원 ‘새가 있는 정원’

봄꽃에 이어 최근 부케마냥 부풀어오른 수국꽃이 만발한 제주시 한림읍 한림공원에는 여러 류의 조류들을 볼 수 있는 정원이 있다. 바로 한림공원 내 중심부에 위치한 ‘새가 있는 정원’으로 금실 좋은 원앙과 공작새, 색깔과 몸집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한국꿩 등과 함께, 공룡과 초식동물의 특성을 함께 갖추고 있는 독특한 타조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또 관상조인 백한, 공작 비둘기, 황금계 등을 관찰할 수 있다. 민속촌과 협재굴, 쌍용굴, 분재원, 수석관, 아열대 식물원 등 주변 볼거리도 이곳을 방문하는 또 다른 즐거움.

제주관광산업고등학교 내 ‘동물 동산 체험학습장’

제주시 노형동 제주관광산업고등학교 내 동물동산 체험학습장은 인근 주민들의 산책코스 혹은 어린이들의 견학 코스로도 유명하다. 새공원과 당나귀 등 160여 마리의 동물전시 사육장, 늪지대, 전망대, 삼림욕장 등의 시설이 들어서 있다. 특히 숲 조성 학교로 시범 운영중인 이 곳은 열대식물원과 분재원, 화훼, 채소원, 난 전시실 등의 다양한 정원이 무료로 개방돼 일반인들의 이용도 높은 편이다.

제주 대표 동물파크 ‘회천코끼리랜드’‘퍼시픽랜드’

마지막으로 도민들과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너무도 유명한 곳. 이 곳 숙련된 동물들의 묘기에 그저 감탄할 따름이다. 제주시 회천동에 코끼리를 주제로 한 ‘코끼리랜드’에서는 하루 4번 라오스산 코끼리 일가족 9마리가 사람위 걷기를 비롯해 축구 농구 등 10여종의 묘기를 선사하고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내 ‘퍼시픽랜드’에서는 하이라이트인 ‘돌고래쇼’를 비롯해 일본원숭이와 바다사자의 깜찍한 재롱이 웃음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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