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철새는 날아오고, 성산읍 하도리
[해수욕장]철새는 날아오고, 성산읍 하도리
by 하루이야기 2008.07.31
구좌읍 행원리 에서 성산포에 이르는 해안도로는 이 섬의 뛰어난 경관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명소중의 하나이다. 행원리 풍력 발전단지의 왕대빵 선풍기 아래를 출발해 일출봉을 향해 달리다보면 겨울바다에 드러누운 우도와, 문주란이 만발한다는 토끼섬, 군데군데 빨래처럼 널려 휘날리는 한치 덕장 등 바다풍경에 홀려 지나치기 쉬운 곳이 한 군데 있다.
하도리가 바로 그 곳이다. 빤히 바라보이는 일출봉을 눈앞에다 두고 세화리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호수가 나타나는데 그곳이 바로 제주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철새 도래지이다.
휴가지에서 급한 약속이 있을리야 만무이지만 대게의 사람들은 자동차를 돌리기가 귀찮아서, 또는 지나치며 보는 것으로도 만족하는 까닭에 흘려보게 마련이다. 그러나 좀 번거롭더라도 차를 돌려 ‘철새 도래지’라고 세워놓은 입간판을 따라 오른쪽으로 꺾어 들어가면 생각지도 않았던 진풍경을 만날 수도 있다. 사람에 따라 선호하는 풍경과 정서가 다르겠지만, 특히 아이들과 동행한 경우라면 짧게는 10분에서 길어봤자 30분 내외에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가 있다.
제주를 사통팔달로 연결하는 길가에서는 눈을 감고 달린다고 하더라도 억새를 보지 않을래야 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하도리 저수지 인근에는 억새와는 사촌쯤 되는 갈대가 우거져 있다. 억새와 갈대의 차이라고 해봐야 서식지가 산과 들이냐, 물가냐의 차이 밖에는 나지 않지만 여태 비슷한 두 식물의 구별이 불가능했던 사람에게는 평생을 두고 감사해야 할 여행 팁이 될 것이다.
해안도로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1분 남짓 들어가면 탐조 데크가 마련돼 있다. 호수 쪽으로 마들지 않고 산 쪽으로 붙여 설치한 것이 새들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마음 씀씀이가 물씬 풍긴다. 탐조대에는 새들을 관찰하기 위한 망원경이 마련돼 있는데, 그게 공짜다. 대체로 특정 시설을 방문하거나 체험할 때 제주도민이 아니고는 공짜로 즐길 수 있는 걸 찾기가 힘든데 하도리 철새 도래지에서 발견할 수 있다. 고작 망원경이긴 하지만 육안으로는 확인하기 힘든 새들이 먹이를 먹는 모습이나, 부지런히 몸단장 하는 장면들을 바로 눈앞에서 보듯이 관찰할 수가 있다.
상식이 부족한 눈에는 그저 날개 달린 한 종류의 새로 밖에 보이지 않는데 탐조대 천정을 돌아가며 붙여 놓은 사진에는 그야말로 가지각색, 각양각색의 새들이 다 찾아오는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오리도 그냥 오리가 아니고 헤어스타일에 따라서도, 부리 모양에 따라서도 이름을 달리 붙여 놨다.
새들은 호수처럼 잔잔하게 앉아 있다. 망원경으로 살펴보아도 산만한 녀석 몇을 제외하고는 골똘하게 생각에 잠겨있다. 지나온 항로를 추억하는지, 다가올 행로를 준비하는지 머리속이분주한 모양이다.
조류인플루엔자가 유행하기 전에는 탐조여행을 오는 사람들도 꽤 있었을 성 싶은데 길가에 남은 허연 방역의 흔적이 사람들의 발길을 돌리게 한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조류인플루엔자 덕분에 새들도 좀 편안하게 된 것 같고 탐조객도 여유있게 호수를 둘러 볼 수 있게 된 것은 고마운 일일 수도 있겠다.
갈대와 억새가 절묘하게 섞이기도 하고, 용도를 알 수 없는 ‘막이’가 저수지를 가로질러 설치돼 있기도 하다. 갈대를 근경으로 두고, 호수에 부표처럼 떠 있는 새들을 가운데에 담고 멀리로 올망졸망 솟은 오름과 그 뒤에 떡하니 버티고 선 한라산을 집어넣고 찍는 사진 맛이 별미다.
어느 사진가의 말마따나 요즘에야 ‘개나 소나’ 다 사진작가가 돼 버려, 장비만으로는 정품 작가와 유사품 작가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때때로 작가 아닌 ‘개나 소’ 중에서도 전문 작가를 능가하는 작품을 블로그 등에 올리기도 하므로 그 사진가가 말 하는 ‘개나 소’가, ‘개나 소’가 말하는 ‘개나 소’와 자칫 입장이 바뀔 수도 있겠다.
새들이 단체로 비상하는 사진을 찍기를 원하는 비전문가용 카메라를 가진 사람이라면 하도리 마을로 이어지는 길옆 갈대숲에 차를 세우고, 아예 최대로 줌인을 한 후 자동차에서 내리자마자 셔터를 누르면 갈대숲에 숨어 있다가 일제히 날아오르는 새들을 찍을 수 있다. 좀 무식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효과는 있다.
탐조 데크에서 조금만 더 들어가면 소유주가 예술가로 추정되는 멋진 건물들도 만날 수 있다.
하도리가 바로 그 곳이다. 빤히 바라보이는 일출봉을 눈앞에다 두고 세화리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호수가 나타나는데 그곳이 바로 제주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철새 도래지이다.
휴가지에서 급한 약속이 있을리야 만무이지만 대게의 사람들은 자동차를 돌리기가 귀찮아서, 또는 지나치며 보는 것으로도 만족하는 까닭에 흘려보게 마련이다. 그러나 좀 번거롭더라도 차를 돌려 ‘철새 도래지’라고 세워놓은 입간판을 따라 오른쪽으로 꺾어 들어가면 생각지도 않았던 진풍경을 만날 수도 있다. 사람에 따라 선호하는 풍경과 정서가 다르겠지만, 특히 아이들과 동행한 경우라면 짧게는 10분에서 길어봤자 30분 내외에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가 있다.
제주를 사통팔달로 연결하는 길가에서는 눈을 감고 달린다고 하더라도 억새를 보지 않을래야 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하도리 저수지 인근에는 억새와는 사촌쯤 되는 갈대가 우거져 있다. 억새와 갈대의 차이라고 해봐야 서식지가 산과 들이냐, 물가냐의 차이 밖에는 나지 않지만 여태 비슷한 두 식물의 구별이 불가능했던 사람에게는 평생을 두고 감사해야 할 여행 팁이 될 것이다.
해안도로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1분 남짓 들어가면 탐조 데크가 마련돼 있다. 호수 쪽으로 마들지 않고 산 쪽으로 붙여 설치한 것이 새들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마음 씀씀이가 물씬 풍긴다. 탐조대에는 새들을 관찰하기 위한 망원경이 마련돼 있는데, 그게 공짜다. 대체로 특정 시설을 방문하거나 체험할 때 제주도민이 아니고는 공짜로 즐길 수 있는 걸 찾기가 힘든데 하도리 철새 도래지에서 발견할 수 있다. 고작 망원경이긴 하지만 육안으로는 확인하기 힘든 새들이 먹이를 먹는 모습이나, 부지런히 몸단장 하는 장면들을 바로 눈앞에서 보듯이 관찰할 수가 있다.
상식이 부족한 눈에는 그저 날개 달린 한 종류의 새로 밖에 보이지 않는데 탐조대 천정을 돌아가며 붙여 놓은 사진에는 그야말로 가지각색, 각양각색의 새들이 다 찾아오는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오리도 그냥 오리가 아니고 헤어스타일에 따라서도, 부리 모양에 따라서도 이름을 달리 붙여 놨다.
새들은 호수처럼 잔잔하게 앉아 있다. 망원경으로 살펴보아도 산만한 녀석 몇을 제외하고는 골똘하게 생각에 잠겨있다. 지나온 항로를 추억하는지, 다가올 행로를 준비하는지 머리속이분주한 모양이다.
조류인플루엔자가 유행하기 전에는 탐조여행을 오는 사람들도 꽤 있었을 성 싶은데 길가에 남은 허연 방역의 흔적이 사람들의 발길을 돌리게 한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조류인플루엔자 덕분에 새들도 좀 편안하게 된 것 같고 탐조객도 여유있게 호수를 둘러 볼 수 있게 된 것은 고마운 일일 수도 있겠다.
갈대와 억새가 절묘하게 섞이기도 하고, 용도를 알 수 없는 ‘막이’가 저수지를 가로질러 설치돼 있기도 하다. 갈대를 근경으로 두고, 호수에 부표처럼 떠 있는 새들을 가운데에 담고 멀리로 올망졸망 솟은 오름과 그 뒤에 떡하니 버티고 선 한라산을 집어넣고 찍는 사진 맛이 별미다.
어느 사진가의 말마따나 요즘에야 ‘개나 소나’ 다 사진작가가 돼 버려, 장비만으로는 정품 작가와 유사품 작가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때때로 작가 아닌 ‘개나 소’ 중에서도 전문 작가를 능가하는 작품을 블로그 등에 올리기도 하므로 그 사진가가 말 하는 ‘개나 소’가, ‘개나 소’가 말하는 ‘개나 소’와 자칫 입장이 바뀔 수도 있겠다.
새들이 단체로 비상하는 사진을 찍기를 원하는 비전문가용 카메라를 가진 사람이라면 하도리 마을로 이어지는 길옆 갈대숲에 차를 세우고, 아예 최대로 줌인을 한 후 자동차에서 내리자마자 셔터를 누르면 갈대숲에 숨어 있다가 일제히 날아오르는 새들을 찍을 수 있다. 좀 무식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효과는 있다.
탐조 데크에서 조금만 더 들어가면 소유주가 예술가로 추정되는 멋진 건물들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