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이미지

테마체험여행

테마체험여행

[박물관]아물지 않은 상처의 기록처 '제주4.3평화기념관'

[박물관]아물지 않은 상처의 기록처 '제주4.3평화기념관'

by 이연서 기자 2017.04.03

제주4.3평화기념관 전경
제주4.3평화기념관 전경
아름다운 천혜의 섬 제주에는 늘 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누구나 한번쯤이면 한폭의 그림 같은 일상을 꿈꾸며 제주의 일부가 되길 꿈꾼다. 하지만 불과 69년 전 제주는 평화로운 섬이 아니었다.

제주는 한때 바다로 둘러싸여 고립돼 ‘거대한 감옥’이었다. 우리가 신비롭게 바라보던 천연동굴은 과거 주민들에게는 피신처였으며, 평화로운 마을들은 대학살의 현장이었다.
제주 4.3 사건은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하여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을 말한다.(《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제2조(정의))

제주4.3사건은 제주민들에게 큰 상처를 남겼고 그 상처는 여전히 아물지 않았다. 4.3평화기념관은 그 상처의 기록처다. 외면과 은폐로 피해자들의 고통은 여전히 진행 중임을 이곳에서 생생히 기록되고 있다.

제주 봉개동에 약 6만여 평으로 조성된 평화공원 내에 위치한 4.3평화기념관의 큰 규모는 예술적 가치를 너머 역사의 현장을 보여주고 체험하게 해준다.

제주 4·3평화기념관은 2008년 3월 28일 개관해 제주도에서 자존을 위해 불의에 맞섰던 제주도민의 저항과 그에 뒤이은 처참한 살육의 역사를 기념하고 추모하는 공간이다.
이곳에는 살아남은 자들의 기억과 증언, 유가족의 기록, 4·3 사건과 관련된 역사자료 등이 전시돼 있다.
내부는 총6관의 전시관, 다랑쉬 특별전시관, 해원의 폭낭으로 구성돼 있으며 역사의 현장을 영상과 전시물 등으로 접할 수 있다.

전시 내용은 시간 순으로 4.3 사건을 매우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제1관 프롤로그에서 제6관 에필로그로 가기까지 경건함이 필요하다.

전시장 입구로 입장하는 순간 우리는 동굴 속으로 한걸음씩 걸어 들어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제1관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이 도입구는 오랫동안 지하에 묻혀 있던 역사적 진실을 찾아가는 첫 관문이다. 터널을 지나면 전시관의 목적을 암시하기라도 하듯 백비(비문 없는 비석)가 원형의 천장 아래 누워 있다. 그 비극 속으로 덤덤히 걸어들어가면서 간접적으로나마 그 아픔을 느낄 수 있다.

내부 곳곳에 전시된 미디어아트, 미술, 조각, 애니메이션은 그 자체로도 예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때로는 객관적으로, 때로는 감정적으로 43사건의 실상을 알린다.

특히 다랑쉬 특별전시관은 다랑쉬 동굴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묻혀버린 무고한 사람들과 그 비극의 현장을 매우 세밀하게 재현했다.

4·3평화기념관은 공교육으로 자세히 접하지 못했던 처참함이 그대로 재현돼 있다. 해결이 아닌 봉합만으로 넋을 기릴 수 없음을 희생자들을 대신해서 말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