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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체험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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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제주 비자숲에 갔다, 목욕하러 '비자숲힐링센터'

[숲]제주 비자숲에 갔다, 목욕하러 '비자숲힐링센터'

by 이현진 객원기자 2017.12.14

아침에 일어났는데 멍석말이로 5명 이상에게 밟힌 것처럼 삭신이 쑤신다. 이렇게 피로가 쌓이고 근육이 뭉쳤을 때는 뜨거운 탕에 들어앉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얼마 전에 지인에게 들었던 비자숲힐링센터가 생각났다. 비자림 근처에 편백탕에서 목욕하고 안마의자도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생겼단다.

정식 명칭은 제주환경성질환예방관리센터로, 지난 10월 21일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에 개관했다. 아토피, 천식, 비염 등과 같은 환경성 질환의 유발요인에 대해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질환자에 대한 치료 상담과 예방관리를 위한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기 위해 세워졌다고 한다.
작은 찜질방을 예상하고 찾은 센터는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꽤 컸다. 지인이 이용했다는 목욕(?)시설은 이곳의 여러 프로그램 중 ‘힐링테라피’. 찜질방처럼 입구에서 수건과 찜질복을 받았다. 옷을 갈아입으러 들어간 탈의실의 락커까지 편백나무로 되어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프로그램은 반신욕. 족욕, 사우나, 안마의자를 이용하는 ‘건식 테라피’와 편백탕과 샤워실에서 씻을 수 있는 ‘습식 테라피’로 구성돼 있다. 처음 방문하면 체성분분석기인 인바디 측정과 스트레스 및 혈관 노화 검사부터 실시하는데, 검사 후 간단한 전문가 상담까지 제공된다.

90분 동안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하는 비용은 5천 원. 동네 목욕탕과 같은 값인데, 30분 동안 안마를 받은 후 무려 ‘개인’ 편백탕에 뜨거운 물을 받아놓고 나무내음을 맡으며 누워있으니 이게 웬 호사인가 싶다. 아토피 피부를 위한 올인원 세정제와 보습제가 구비돼 있는데, 개인에게 맞는 목욕용품을 준비해 가는 것을 추천한다. 무엇보다 개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모든 것이 깨끗하다는 점이 가장 만족스러웠다. 맨몸에 직접 닿는 기구들이고 땀이 날 수 밖에 없기에 청결하게 사용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아직은 방문객이 적어 내가 갔을 때는 혼자 편백탕을 전세 냈다. 그렇다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현재 안마의자와 족욕기, 반신욕기 등이 각각 너덧개 정도이고, 앉아서 이용하는 찜질방도 사설 사우나에 비해 좁은 편이다. 이용객이 많아지면 지금처럼 만족스럽게 ‘힐링’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 때문인지 시간대를 나눠서 예약제로 운영 중이다.

이날 방문객들은 대부분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 시설을 이용 중이었다. 아랑이놀이터(1세~7세)는 20여종의 나무로 만든 교구와 클라이밍존, 매트놀이공간 등이 있고, 다랑이놀이터(7세~13세)는 그물로 만든 좀 더 역동적인 놀이기구들이 준비돼 있다.

이외에도 센터 근처인 비자림을 숲치유전문가와 함께 체험하는 프로그램과 친환경 재료로 만든 식사(7천 원) 프로그램 등이 있다. 비자숲이라는 이름처럼 그야말로 한적하고 외딴 곳에 위치하고 있으니 꼭 차로 이동하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