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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체험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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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욕장]누구나 아는 것 Vs 누구도 모르는 것 '우도 서빈백사 '

[해수욕장]누구나 아는 것 Vs 누구도 모르는 것 '우도 서빈백사 '

by 한경희 자유기고가 2017.11.09

비록 길지 않은 제주에서의 여정이라 할지라도 황금 같은 여행일정 중 온전히 하루를 내어 우도에 들어가려는 사람이라면 우도에서의 첫 번째 기착지로 서빈백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서빈백사는 하우목동항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동쪽 방향으로 가다 첫 번째 만나는 관광명소이자 우도에서 뿐만 아니라 동양에서 유일, 세계적으로 세 군데 밖에 없는 그 유명한 홍조단괴 해빈(海濱)이기 때문이다.
서빈백사는 이미 많은 여행책자에 소개됐고 수 많은 블로거들에 의해 아주 구체적으로 낱낱이 파헤쳐져 있다. 이 엄청난 정보 속에서 우리는 서빈백사를 얼마나 제대로 알고 찾을까?
우도땅콩 아이스크림이 제일 맛있는 곳, 한라산을 연상시키는 볶음밥이 먹을 수 있는 곳, 전복이 듬뿍 들어간 짜장짬뽕 맛집… 이런 것 말고도 서빈백사가 가진 색다른 정보는 무궁무진하다. 그 많은 서빈백사의 숨은 매력 중 누구나 아는 것 그리고 누구도 모르는 것 한 가지씩 풀어놓는다.
서빈백사에 대해 누구나 아는 것 하나는 서빈백사가 그 흔한 모래해변이 아니라는 것이다.
조약돌해변도 아니다. 모래보다 굵고 새하얀 이 알맹이의 정체는 ‘홍조단괴’이라는 것, 이것쯤은 모두 알고 있다. 그러나 홍조단괴가 정확히 무엇인지 몰라 서빈백사를 산호가 부서져 생긴 해변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꽤나 많다.
‘서빈백사’라는 이름 옆에 괄호를 치고 ‘홍조단괴 해빈(紅藻團塊 海濱)’이라는 다소 낯선 이름은 무슨 뜻일까?
우선 해빈(海濱)이란 해파(海波)와 연안류(沿岸流)에 의해 모래나 자갈 등이 해안선을 따라 쌓인 퇴적지대를 말한다. 대부분 해빈으로 모래가 쌓이지만 서빈백사에는 홍조단괴가 쌓여 홍조단괴 해빈이라 일컫는다.
그렇다면 홍조단괴는 무엇일까? 쉽게 말해 홍조단괴는 해조류(海藻類) 중의 하나인 홍조류, 그 홍조류 중에서도 세포에서 방해석이라는 광물을 만들어내는 석회조류가 만들어낸 작품이다. 광합성을 하는 홍조류는 빛이 닿는 얕은 바다에서 자라는데 그 중 석회조류는 광합성을 통해 세포에서 탄산칼슘(CaCO3) 즉, 방해석을 침전시킨다.
이것은 암석과 같은 딱딱한 바닥에 들러붙어서 계속 층을 이루며 성장하다가 조류, 태풍 등에 의해 퇴적물이 이동할 때 작은 모래 알갱이에 달라붙어 성장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 알갱이가 계속 구르면서 오랜 시간이 지나 우리가 보는 서빈백사의 둥글둥글한 홍조단괴 모양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서쪽 해빈의 하얀 모래’라는 뜻의 서빈백사보다는 홍조단괴 해빈이라 일컫는 것이 맞다.
이곳이 산호사 해빈이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홍조단괴 해빈이라고 밝혀지면서 2004년 천연기념물 제438호로 지정됐다. 홍조단괴는 미국 플로리다와 바하마 등 세계 여러 지역에도 있지만 우도처럼 해수욕장 백사장에서 광범위하게 관찰되는 곳은 동양에서는 유일무이,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사례로 알려져 있다.
이제 우도의 서빈백사, 아니 홍조단괴 해빈을 찾는다면 우도땅콩 아이스크림 맛집에서 시간을 보내기보다 조금은 경이로운 시선으로 오래도록 홍조단괴와 마주하자.
누구나 아는 것 하나만 더 풀자면 신기하다고 홍조단괴 알갱이를 몰래 주머니에 한 주먹 반출하다 걸리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도 함께 준비해야 한다는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