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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체험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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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제주여행코스를 추천하다 '비자림'

[숲]제주여행코스를 추천하다 '비자림'

by 전선견 객원기자 2017.07.12

비 오는 날 사뿐사뿐 걷기 좋은 숲길 ‘비자림’
7,8월이면 제주도는 휴가객들로 온 섬이 떠들썩하다. 하지만 이 날에 맞춰 찾아오는 장마철이나 태풍 때문에 여행객들은 박물관 탐방으로 돈만 펑펑 쓰다가 오기 일쑤다. 사실 제주도는 해가 쨍쨍한 날보다 비 오는 날 가면 좋은 여행지가 훨씬 많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곳으로는 산간에 비가 엄청 쏟아 부어야만 볼 수 있는 ‘엉또폭포’다. 이 폭포는 여행객들이 제발 비가 내려라 빌게 되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또 한 곳은 오늘 소개할 ‘비자림’이다. 이곳은 비가 많이 오면 흙길에 신발이 조금 지저분해질지도 모르지만 운치 하나는 기가 막힌다. 일부러 비가 오는 날 우비를 입고 오는 여행객들이 많다.

구좌읍 평대리 중산간마을에 위치한 비자림은 수령이 300~600년 된 비자나무 2,500여 그루가 모여 사는 숲이다.
이곳은 천연기념물 제374호로 지정되어 단일 종류의 군락림으로는 세계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규모인데다 인공으로 조성된 것이 아닌 자연 발생적 숲이기에 더욱 귀중한 자연 유산이기도 하다.
매표소에서부터 붉은 화산토가 깔린 길을 따라 쭉 들어가면 빼곡하게 들어찬 나무들로 깊은 숲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 숲에는 아왜나무·비목·팽나무·무환자나무·예덕나무·때죽나무·덧나무 등이 아름드리 비자나무와 어울려 자라는 숲의 웅장한 모습과 함께 숲의 바닥에는 난대림에서나 볼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고사리를 비롯한 지피식물들이 뒤덮여 있다.
또한 나무마다 나무줄기에 올라타 더부살이하는 덩굴식물이 지천으로 휘감겨 있어 여느 숲에서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원시적인 우림(雨林)의 장엄함을 느낄 수 있다.
숲길은 큰 오르막이나 내리막이 없어 누구나 부담 없이 거닐 수 있으며 중간 갈림길에서 오솔길을 제외한 길들은 유모차도 다닐 수 있어 아이와 함께 오기도 매우 좋다. 숲 속에 깊숙이 들어오면 높이 25m 둘레 6m로 어른 서넛이 두 팔을 벌려야 안수 있을 만큼 둥치가 굵은 800년생 비자나무 조상목도 볼 수 있다. 더덕더덕 이끼와 콩짜개덩굴로 덮여 있는 이 노거수는 긴 세월을 살아낸 노장다운 기품을 풍기며 비자림 전체를 지탱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렇듯 비자림은 다른 곳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자연 그대로의 원시적인 숲의 모습으로 웨딩촬영지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으며, 입구에는 6월에 피는 아름다운 꽃인 ‘수국’도 볼 수 있어 사진 찍기에도 좋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