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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안도 타다오가 표현한 공간의 미학 ‘유민미술관’

[미술관]안도 타다오가 표현한 공간의 미학 ‘유민미술관’

by 제주교차로 2018.08.16

공간이 담은 제주 자연과 그 여백 ‘유민미술관’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유민미술관’은 섭지코지와 성산일출봉을 사이좋게 곁에 두고 제주의 풍광을 오브제 삼아 유기적으로 흘러가는 시간이라는 풍경을 담아내고 있다. 유민미술관의 흥미로운 점은 섭지코지의 가장 노른자 공간에 위치하고 있지만 쉽사리 미술관 건물의 존재감을 내세우지 않는다.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있어 입구가 가까워야 미술관 건물이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유민미술관의 전체적인 구조이다. 내부를 진입하는 과정에서 한 공간을 들어가는 것이 아닌 에두르도록 설계됐다. 마치 한라산 둘레길처럼 직선이 아닌 마치 곡선을 그리는 미술관의 동선은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비밀의 공간을 탐험하는 듯하다.

공간 미학의 마술사 안도 타다오는 제주에 최적화된 예술가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단언해본다. 콘크리트의 재질이 그대로 노출된 벽과 그 사이, 혹은 그 속에 담긴 공간의 여백들과 돌과 물, 바람은 제주의 아름다움을 그 누구보다 명확하게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섭지코지에 위치한 유민미술관은 ‘지니어스 로사이’에서 2017년 6월 명칭이 변경됐다. 유민미술관의 건축물은 안도 타다오가 자신만의 공간미학을 발휘해 건물과 정원을 설계했다.

일본 오사카 출신 안도 타다오는 콘크리트의 물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노출콘크리트 건축물을 통해 자연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다.

그는 건축이 인간을 자연으로부터 보호하는 구조적 기능을 넘어 자연과의 교감, 비일상적 공간의 체험과 같은 미학적 기능을 구현해야 한다고 말한다. 안도 타다오는 섭지코지 자연의 모습을 형상화 해 본 유민미술관을 설계했고 관람자가 건물 곳곳에서 섭지코지의 물, 바람, 빛, 소리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연출했다. 유민미술관은 글라스하우스와 함께 안도 타다오의 주요 작품으로 많은 관람객이 찾고 있다.

유민아르누보컬렉션
유민미술관은 작품들로 빽빽하게 채워져 있지 않다. 오히려 빼고 비워내 공간이 가진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미술관에 전시 중인 유민아르누보컬렉션은 중앙일보 선대 회장 유민 故홍진기 선생이 오랜 시간 수집한 작품들로 에밀 갈레와 돔, 외젠 미셀, 르네 랄리크 등 프랑스 아르누보의 미술을 이끌었던 주요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이 작품들은 프랑스 아르누보 역사의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낭시 지역의 유리공예 작품들로 낭시파라 불렸던 작가들의 열정과 도전정신이 이뤄낸 놀라운 공예기법과 아르누보 특유의 미학적 가치까지 담아내고 있다.

1890년대부터 1910년대까지 약 20년간 유럽 전역에서 일어났던 공예, 디자인 운동인 아르누보의 유리공예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아르누보의 중심적인 역할을 했던 프랑스 북동부 로렌지방 낭시지역의 유리공예가들은 고온에서 녹인 유리를 대롱으로 불어 형태를 만드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색유리를 덧씌우고, 조각하고, 부식시키는 등 새로운 공예기법을 발전시켰고, 주로 자연주의적인 소재와 영감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