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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체험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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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따라 거닐어 본 종달리 마을 산책

책방 따라 거닐어 본 종달리 마을 산책

by 장미라 객원기자 2019.08.23

“타닥타닥” 요란한 소리에 창문을 열어보니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굵은 빗줄기가 뒷마당 귤나무 위로 쏟아져 내리고 있다.
그리고 곧 고막을 찢을 듯 요란한 소리와 함께 뜬 제주 동남부 지역 호우 경보를 알리는 기상청으로부터 온 핸드폰 알람.
두 시간 가량 세차게 쏟아지던 빗소리가 잦아들고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창문으로 햇살이 스민다. “이렇게 또 가을이 오나 보다” 올해 여름의 끝자락이 못내 아쉽지만 가을이 다가온다는 설레임에 벌써 가슴이 두근거린다.
이번 가을에는 책방에서 집어든 책 한권을 들고 산책하듯 소소한 여행을 떠나볼 참이다.

● 우도와 성산일출봉이 한눈에 보이는 지미봉
종달리 마을안에 자리하고 있는 지미봉은 제주도의 동쪽 끝부분에 있어 지미(地尾)라 불린다고 전해진다.
말굽형 분화구가 있는 화산체로 분화구는 북쪽을 향해 벌어져 있고, 화구가 벌어진 안쪽에는 해송이 조림되어 있다고 한다.
오름 입구에서 보통 사람들의 걸음으로 20여분 정도 걸어 가파른 오름의 정상에 도착하면 사방으로 탁 틔인 전망에 탄성이 절로 난다.
지척에 우도와 성산일출봉이 내려다보이는 동부지역 최고의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구불구불 해안선을 따라 돌담을 돌린 밭들이 옹기종기 모인 가장 제주스러운 정취를 느낄 수 있고 조망할 수 있는 오름.

● 종달리 핫 플레이스, 소심한 책방
몇 년 종달리에서 가장 핫한 곳이라면 단연 소심한 책방이 아닐까 싶다.
작은 책방 전성시대가 된 요즘, 제주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연 동네 책방이다.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동네 책방이자 최근에는 ‘작은 서점 지원 사업’을 통해 시와 노래가 있는 북 콘서트를 차례로 열며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소심한 책방만의 책 컬렉션을 엿보는 재미뿐만 아니라 제주의 이야기가 담긴 다양한 종류의 굿즈도 판매하고 있어 구경하는 쏠쏠함도 있는 곳.

● 최근 문을 연 책방 겸 북 카페, 책자국
제주를 대표하는 에메랄드 빛 바다인 협재해올해 6월쯤 문을 연 종달리 북 셀렉샵 겸 북 카페인 책자국.
책장을 넘기다 고개를 드니 이곳에선 어느 자리에 앉더라도 시선이 지미봉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문득 느꼈다.
일몰 무렵 창밖으로 하늘이 시시각각 오렌지 빛으로 물드는 순간을 멍하니 지켜보고 있노라면 흰 종이에 꾹꾹 박힌 활자체마저도 그림처럼 느껴지는 곳.
여행을 좋아하는 부부가 운영하는 곳이라 책방 곳곳에는 독일, 영국 등 다양한 나라를 여행하며 공수해 온 소품 등도 한정 아이템으로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