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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체험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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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여행]마을 속 숨겨진 보물찾기 ‘보성리’

[테마여행]마을 속 숨겨진 보물찾기 ‘보성리’

by 제주교차로 2020.07.21

제주마을의 이색적인 모습을 찾아서 떠나는 여행. 이번에는 대정현성의 흔적이 남아있는 서귀포 대정읍에 있는 ‘보성리’로 떠나본다.

여행에 앞서 먼저 이야기 해볼게 바로 대정현성이다. 조선시대 제주의 3읍성 중 하나였던 대정현성은 조선 태종 18년(1418년)에 대정현감 유신(兪信)이 외구의 침입을 막고 백성을 보호하기 위해 축성했다고 한다. (출처. 마을입구 안내도)

그 외에 조선시대 3읍성에는 제주시 이도1동에 위치한 제주읍성과 지금의 성산읍 고성리에 위치한 정의읍성이 있다고 한다.
마을에 대한 안내도를 보면 보성리 이곳의 숨은 보물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떠나기 전 미리 사진을 찍어두고 발걸음을 시작하면 마을투어에서 더욱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번 여행의 시작은 정확히는 추사 김정희 선생으로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마을에는 그의 삶과 학문, 예술세계를 기리기 위한 추사관이 위치해 있다. 여행의 첫 걸음 혹은 마지막을 정리할 때 꼭 들러서 감상해 보기를 추천하며, 추사관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뤄보도록 한다.
항상 감사히 여겨지는 부분 중 하나는 마을이 간직하고 있는 제주의 옛스러움을 느끼고 보게 될 때이다. 오래된 게 무조건 좋다는 것이 아니고, 새로운 게 무조건 싫다는 것은 아니다. 마을에는 예전 누군가의 집이었던 건물들에 요즘의 색을 입혀 운영하고 있는 가게들이 눈에 띈다. 참으로 소중한 공간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잊혀지고 허물어지고 새로워진다는 게 아쉬움으로 남을 때가 많다.

마을 어귀에는 마을 표지석과 함께 비석이 세워져있다. 안내에서 보면 ‘삼의사비’ 라는 이름을 가진 이 비석은 제주민란 당시 사회적 폐단을 시정하고자 장두(狀頭)로 나섰던 이재수, 강우백, 오대현 이들 세사람을 기리기 위해 세웠다고 한다.

제주민란이란, 진주민란의 영향을 받아서 1862년에 제주에서 발생한 민란으로 신분적 차별과 더불어 과도한 조세부담을 져야 했던 대다수 도민들의 주장이 표출된 항쟁이라고 한다.
마을은 인도가 좀 좁은 편이다. 그에 비해 차량 통행이 많으니, 안전한 여행을 하기 바란다. 개인적으로 마을투어를 할 때 가급적 모든 골목을 다 들어가본다. 그 속에는 분명히 새로운게 기다리고 있다는걸 알고 있기에 지나치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는 입구에서부터 마치 기다리고 있다는 듯 안내를 해준다.
‘도레물’ 이라고 불리우는 두레물 이라고 한다. 지금은 이해하기 쉽게 우물터라고 표기가 되어있는 이곳은 태종 17년(1417년)에 대정현의 초대 현감이었던 유신에 의해 대정성이 축조될 당시 주민과 군인들의 식수터로 사용하기 위해 지어진 우물이라고 한다. 현재는 그 쓰임은 없지만, 관리를 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비로소 보이는 이 마을의 숨은 보물들.

단순한 볼거리로써의 투어가 아니라 역사적인 내용을 배울 수 있어서 정말 보물찾기를 하는거 같다. 보여지는 모든 것들이 새로운 건 당연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그다음에는 어떤게 있을까하는 기대감 또한 큰 여행이다.

마을투어에서 빠지지 않고 찾아가는 곳은 그만의 색을 가진 초등학교이다. 보성초등학교는 생각보다 작지않은 규모이지만, 이 곳 역시 또하나의 보물을 발견한 곳이다.

‘동계 정온 선생 유허비’. 동계 정온은 광해군 때 영창대군을 처형하게 한 강화부사 ‘정형’을 참수하라고 주장하다가 1614년 제주로 유배되었으나, 1636년 인조반정으로 풀려났다고 한다. 이에 1842년 추사 김정희의 건으로 제주목사 이원조가 동계 정온의 우국충정을 기리기 위해 세웠다고 한다.
대정읍 보성리는 추사관을 중심으로 숨어있는 역사적 보물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이색적인 마을 여행이었다. 역사의 어느 시간을 여행하고 온 듯한 이번 투어는 추사 김정희 선생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걷다보면 어느덧 제주유배길 위에 내가 서 있게 되고, 선생의 발걸음과 함께 하는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소중한 여행이다. 지금 제주의 남쪽을 지나고 있다면 아직 소개하지 못한 보성리의 보물들을 찾아보길 추천한다.
글·사진제공 김형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