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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영화> ‘대립군’

<금주의 영화> ‘대립군’

by 이연서 기자 2017.06.02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 가미하다 ‘대립군’
역사 속 ‘대립군’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광해’라는 흥미로운 인물이 만난 영화 <대립군>은 철저한 고증 아래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해 탄탄한 이야기를 구축했다.

1592년 4월(선조 25년)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외세의 침략에 미처 준비가 돼 있지 않던 조선은 국가적 공황 사태에 빠진다. 당시 선조는 왜군의 침입에 도성을 버리고 명나라로 피란하기로 결정하는데, 이를 ‘파천’이라고 한다. 현재까지 역사 관계자들이 선조라는 임금에 대해 조선 시대를 통틀어 가장 ‘애민정신’이 부족했던 왕 중 한 명으로 평가하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사실에 기인한다.

영화 <대립군>은 임진왜란에 관계된 각종 역사적 사실을 모티브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대립군’이라는 소재 역시 실존했던 이들에서 착안했다. ‘대립군’은 주로 험준한 국경에서 남을 대신해 군역을 치렀던 이들로 천민이 대부분이었다.

영화 속 “나라가 망해도, 우리 팔자는 안 바뀌어!”라는 토우의 대사가 그들의 낮은 신분을 대변한다. 이들이 조선시대 의병의 시발점이 되었을지 모른다는 흥미진진한 상상력이 스크린 위에 펼쳐지면서 더욱 기대감을 높인다.

영화 <대립군>은 과거의 역사를 재조명함으로써 현재 대한민국을 이끄는 진정한 영웅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영화이자 나라의 주인인 국민들이 요구하는 이상적인 리더십이 무엇인지 강력한 메시지를 담았다.

영화 <명량>(2014)이 이순신이란 한 명의 명장에서부터 펼쳐지는 이야기라면 <대립군>은 오랜 시간 동안 조명 받지 못한 이름 없는 민초, 백성이 곧 나라의 주인이자 역사를 이끄는 영웅들임에 주목한다.
영화 속 ‘대립군’은 오직 자신과 가족의 생존을 위해 목숨 바쳐 희생하며 나라를 지켜왔다. 이러한 그들의 모습은 대한민국 현 시대의 우리 스스로를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2017년을 사는 오늘날 우리들에게 <대립군>은 전쟁이라는 극한의 위기 속에서 민초들이 진정한 리더를 세우고 다시 한번 새로운 나라를 일궈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두 세계의 새로운 공감대를 형성한다.
1592년 임진왜란, 선조는 어린 광해에게 조선을 맡기고 명나라로 피란한다. 의병을 모으기 위해 강계로 떠나는 광해와 분조 일행은 먹고 살기 위해 남의 군역을 대신 치르는 대립군들의 호위를 받는다.

청체를 알 수 없는 적의 공격에 조선의 왕을 잡으려는 일본군의 추격까지 더해지고 위기를 감지한 대립군의 수장 토우는 곡수를 비롯한 대립군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광해와 함께 하기로 한다.
생사를 오가는 고난 속에서 운명을 함께 하게 된 광해와 대립군, 누군가를 대신하는 자신들의 처지가 서로 닮았음을 느낀다.
그러나, 참혹한 전쟁으로 인해 분조와 대립군 내부에서는 분열이 일어나는데….

본인의 목숨보다 동료들의 목숨이 더 소중했던 대립군의 수장 ‘토우’(이정재), 아버지를 대신해 나라를 지켜야 했던 어린 왕 ‘광해’(여진구), 생존을 위해 대립군의 안위를 걱정해야 했던 야심가 ‘곡수’(김무열)는 서로 대립(對立)하면서도 남을 대립(代立)하는 과정 속에 남다른 호흡을 완성했다. 특히 세 사람은 서로 다른 신분이지만, 극한의 상황에서 반드시 살아남아야 한다는 강렬한 공통분모를 통해 운명 공동체를 만들어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