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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1더하기 1이 1이 될 수 있을까?”- 영화『그을린 사랑』

[영화]“1더하기 1이 1이 될 수 있을까?”- 영화『그을린 사랑』

by 박혜림 객원기자 2015.04.22

될 수 있을까그을린 사랑』
4월 들어 유난히 많은 비가 내린다. 지난 해 봄 내내 가슴 먹먹하게 만들었던 큰 사건의 계절돌아오며 요 며칠 마음진정되지 않아 기사가 써지질 않았다. 그렇게 시간을 흘러 보내다 문득 물 먹은듯한 먹먹함 속에 떠오르는 장면있었다. ‘그을린 사랑’이다.

누구도 원하지 않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들에는 어떤 것들있을까. 예기치 못한 사고, 질병, 전쟁... 반대로 인간스스로 원하여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 것들도 있다. 이념, 종교, 사랑 등그것들일 것이다.

그 중 단연코 전쟁이야말로 인간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 중 가장 참혹한 것임에 틀림없다. 순수해야 할 아이의 눈빛에서 소름 끼치는 잔인함을 보게 되는 것, 결코 해결되지 못할 미움의 악순환계속되는 것, 몇 세대가 지나도 그 아픔들사라지지 않고 전수되는 것.

레바논 내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그을린 사랑’은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는 종교적 신념의 차이로 인한 전쟁의 참상을 보여준다. 사람선택할 수 있는 종교와 이념에 불붙으며 더 이상 인간 스스로 해결하기 힘든 전쟁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는 주인공 나왈의 죽음으로부터 시작한다. 나왈의 쌍둥자녀인 잔느와 시몽에게 남겨진 어머니의 유언장. “진실밝혀지기 전까지는 세상을 등질 수 있도록 시신을 엎어 나체로 묻어 달라”는 부탁과 함께 잔느에게는 “편지를 너희 아버지에게 전하라”라는 유언이, 시몽에게는 “편지를 너희 형에게 전하라”는 유언전달된다. 문제는 쌍둥이에게 아버지도, 다른 형제도 없다는 것.

최소한의 단서를 가지고 어머니의 행적을 쫓는 잔느. 이제 는 딸인 잔느와 나이가 비슷한 시절의 나왈, 그리고 잔느의 모습을 번갈아 보여준다. 다른 시간, 같은 장소에 서 있는 두 여자.

종교 분쟁 지역에서 자란 나왈은 자신의 가족과 다른 종교를 가진 남자를 사랑하게 되고 그의 아이를 임신하지만 남자는 나왈의 가족들에게 살해당하고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고아원으로 보내진다. 그 후 본격적으로 내전발발하고 나왈은 아들을 찾기 위해 때로는 십자가를 목에 걸고 때로는 히잡을 머리에 둘러쓴다. 인간의 그것보다 신의 뜻을 선택하는 것더 존귀한 것이라고 그 누가 쉽게 말할 수 있을까? 종교적 신념 또한 인간선택하는 것아닌가 말이다.
전쟁으로 인한 수많은 혼란을 되풀이하는 의 마지막에는 많은 이들충격적인 반전으로 받아들이는 결말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그것정말 가 관객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일까?

“진실밝혀지기 전까지는 세상을 등질 수 있도록”이라고 나왈은 유언장에 남겼다. 진실밝혀지기 전까지는, 진실밝혀져야 세상을 바로 볼 수 있다는 나왈. 이야기의 결말에서 가장 경악할 이는 다름 아닌 나왈 자신이었다. 알지 못하는 것차라리 나았을 진실, 알게 되었더라도 외면하는 것나았을 진실에 나왈은 똑바로 대면할 뿐만 아니라 그녀의 자식들에게까지 그것을 응시할 것을 요구한다.

전쟁이라는 배경과 충격적 반전이라는 결말로 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두 시간넘는 러닝 타임 동안 의 사소한 모든 것‘진실 찾기’라는 주제에 일조한다.

의 초반, 수학과 조교인 잔느의 지도교수를 통해 “해결 불가능한 문제는 또 다른 해결 불가능한 문제를 불러온다”는 이론수학의 개념등장한다. 그렇다면 이미 야기된 해결 불가능한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것일까? 2가 아닌 되어 버린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가 아닌 현실에서도 우리는 나왈가진 초연함을 가질 수 있을까?

잔느 지도교수의 또 다른 말을 들며 글을 마무리 한다. “(진실을) 알아야 해. 그렇지 않으면 영혼평안하지 못해”.

박혜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