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기자, 문화를 추천하다『쿠미코, 더 트레져 헌터』
[영화]기자, 문화를 추천하다『쿠미코, 더 트레져 헌터』
by 박혜림 객원기자 2016.03.22
더 트레져 헌터 』이해할 수 없는 그녀의 처절한 보물찾기
신비롭고 아름다운 느낌의 포스터에 끌리는가? 그 이유로 이 영화가 보고 싶어졌다면 차라리 보지 마시길. 영화 속 는 당신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줄 테니까.
할리우드에서 활약하는 유명한 일본배우 키쿠치 린코가 열연한 주인공 는 왠지 마음 주기가 어려운 캐릭터다. 2006년 일본작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의 마츠코에게서 느꼈던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어쩌면 더한 거부감이다. 마츠코는 그녀의 의도와는 다르게 팔자(?)가 극단적으로 꼬이며 그녀의 삶이 혐오스러워졌지만 는 스스로가 인생을 꼬이게 한 면이 많으니 말이다.
할리우드에서 활약하는 유명한 일본배우 키쿠치 린코가 열연한 주인공 는 왠지 마음 주기가 어려운 캐릭터다. 2006년 일본작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의 마츠코에게서 느꼈던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어쩌면 더한 거부감이다. 마츠코는 그녀의 의도와는 다르게 팔자(?)가 극단적으로 꼬이며 그녀의 삶이 혐오스러워졌지만 는 스스로가 인생을 꼬이게 한 면이 많으니 말이다.
영화는 이런 오프닝 멘트로 시작한다. “이것은 실화에 기반한 이야기입니다”.
도쿄에 사는 평범한 회사원 는 인생이 고달프다. 회사의 다른 여직원들은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나누며 사이좋게 지내는데 그런 것엔 흥미가 없다. 외모를 꾸미지도 않는다(실제로 영화 내내 주인공 가 입은 의상은 회사 유니폼을 포함해 단 두 벌이다). 매일 전화로 “언제 승진하니?” 혹은 “언제 결혼하니?”하고 묻는 엄마에게 거짓말을 하는 못난 딸이다. 머리가 하얗게 센 노인인 주제에 29살의 에게 “젊은이들이 일을 할 수 있게 나이 든 사람들이 알아서 비켜주어야 하지 않나그 나이에 결혼도 하지 않고 남자친구가 없다니 혹시 동성애자가 아닌가”하는 말이나 해대는 회사 오너의 차를 우리며 침을 뱉고 싶지만 결국 참아내는 착한 면도 있다. 혼자 사는 도시녀답게 애완동물도 하나 키우고 있다. ‘분조’라는 이름의 토끼다. 자신이 먹는 라면을 나눠 먹일 정도로 정성스럽게(?) 보살핀다.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친한 척하며 전화번호를 묻는 오랜만에 만난 지인을 거절하지 못하는 마음 약한 여자이기도 하다. 그런 그녀가 산책을 하다 영화 「파고」의 비디오테이프를 발견하며 그녀의 인생이 뒤바뀐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영화의 오프닝 멘트 때문에 는 영화 속 주인공이 묻은 돈 가방이 실제 미국 노스다코타주 파고 지역에 묻혀 있다고 믿게 된다. 살면 살수록 희망도재미도 없어지는 그녀의 인생을 역전시켜줄 꿈이 생긴 것이다.
자이제 그녀는 그 동안 보여준 적 없는 적극성을 보여준다. 도서관에서 파고 지역이 나와 있는 지도책을 훔치는 대담성과 테이프가 늘어나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파고」의 비디오테이프를 망설임 없이 변기에 버리고 DVD플레이어를 구입하는 쿨함까지하지만 그 방법이 ‘낯설다’.
회사의 법인카드와 직접 수를 놓아 만든 보물지도만을 들고 미국에 도착한 그녀는 운 좋게도 ‘헬퍼’를 자처하는 이들을 계속해서 만나게 된다. 입장에서는 달가운 일이 아니다. 친절한 사람들이지만 모두 자신들의 생각에 에게 도움이 되는 쪽의 도움을 베풀려 하기 때문이다. 그녀에게 필요한 도움은 돈 가방이 묻혀 있는 파고에 갈 수 있게 해 주는 것뿐. 그녀는 파고에 가서 보물을 찾을 수 있을까? 무엇보다그 보물이 정말 있기는 한 걸까?
도쿄에 사는 평범한 회사원 는 인생이 고달프다. 회사의 다른 여직원들은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나누며 사이좋게 지내는데 그런 것엔 흥미가 없다. 외모를 꾸미지도 않는다(실제로 영화 내내 주인공 가 입은 의상은 회사 유니폼을 포함해 단 두 벌이다). 매일 전화로 “언제 승진하니?” 혹은 “언제 결혼하니?”하고 묻는 엄마에게 거짓말을 하는 못난 딸이다. 머리가 하얗게 센 노인인 주제에 29살의 에게 “젊은이들이 일을 할 수 있게 나이 든 사람들이 알아서 비켜주어야 하지 않나그 나이에 결혼도 하지 않고 남자친구가 없다니 혹시 동성애자가 아닌가”하는 말이나 해대는 회사 오너의 차를 우리며 침을 뱉고 싶지만 결국 참아내는 착한 면도 있다. 혼자 사는 도시녀답게 애완동물도 하나 키우고 있다. ‘분조’라는 이름의 토끼다. 자신이 먹는 라면을 나눠 먹일 정도로 정성스럽게(?) 보살핀다.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친한 척하며 전화번호를 묻는 오랜만에 만난 지인을 거절하지 못하는 마음 약한 여자이기도 하다. 그런 그녀가 산책을 하다 영화 「파고」의 비디오테이프를 발견하며 그녀의 인생이 뒤바뀐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영화의 오프닝 멘트 때문에 는 영화 속 주인공이 묻은 돈 가방이 실제 미국 노스다코타주 파고 지역에 묻혀 있다고 믿게 된다. 살면 살수록 희망도재미도 없어지는 그녀의 인생을 역전시켜줄 꿈이 생긴 것이다.
자이제 그녀는 그 동안 보여준 적 없는 적극성을 보여준다. 도서관에서 파고 지역이 나와 있는 지도책을 훔치는 대담성과 테이프가 늘어나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파고」의 비디오테이프를 망설임 없이 변기에 버리고 DVD플레이어를 구입하는 쿨함까지하지만 그 방법이 ‘낯설다’.
회사의 법인카드와 직접 수를 놓아 만든 보물지도만을 들고 미국에 도착한 그녀는 운 좋게도 ‘헬퍼’를 자처하는 이들을 계속해서 만나게 된다. 입장에서는 달가운 일이 아니다. 친절한 사람들이지만 모두 자신들의 생각에 에게 도움이 되는 쪽의 도움을 베풀려 하기 때문이다. 그녀에게 필요한 도움은 돈 가방이 묻혀 있는 파고에 갈 수 있게 해 주는 것뿐. 그녀는 파고에 가서 보물을 찾을 수 있을까? 무엇보다그 보물이 정말 있기는 한 걸까?
이 영화의 탄생 배경은 2001년 미국 미네소타 주 북부에서 죽은 채 발견된 20대 후반의 일본 여성의 실제 사연이다. 당시 경찰관의 증언에 따라 그녀가 영화 「파고」에서 본 돈 가방을 찾으러 왔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큰 관심을 받았으나 후에 밝혀진 정황으로는 자살의 의도와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허구와 실제의 경계는 영화 속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 우리의 삶에도 있다는 것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드는 생각‘친절하지 않다’. 이해하기 어려운 의 행적들을 사운드 등 영화적 장치를 통해 귀여운 엉뚱함으로 표현할 수도 있었을 텐데(실제 일본 영화들에서 대개 그러듯)그래도 여주인공인데 외모를 조금 더 꾸미고 나왔으면 호감도가 상승했을 것도 같은데(외모와 호감의 상관관계는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으니까)그런 관객의 기대를 배려해 주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불친절함 속에 이 영화의 매력이 있다. 우리의 인생에도 그런 친절한 영화적 장치는 없지 않은가.
“문화적인 차이만 없었어도 서로 훨씬 잘 이해하고 어쩌면 이 세상도 덜 복잡하게 느껴질 텐데.”
영화에서 감독인 데이비드 젤너가 직접 연기한 를 돕는 역의 경찰관이 언어가 통하지 않는 에게 하는 인상깊은 대사이다. 하지만 정작 다른 문화권인 미국에서 훨씬 이해받는 그녀의 쓸쓸하고도 불편한 보물찾기「더 트래져 헌터」. 다시 한 번 얘기하지만 아름다운 것을 상상한다면 보지 마시길.
박혜림 객원기자
영화를 보는 내내 드는 생각‘친절하지 않다’. 이해하기 어려운 의 행적들을 사운드 등 영화적 장치를 통해 귀여운 엉뚱함으로 표현할 수도 있었을 텐데(실제 일본 영화들에서 대개 그러듯)그래도 여주인공인데 외모를 조금 더 꾸미고 나왔으면 호감도가 상승했을 것도 같은데(외모와 호감의 상관관계는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으니까)그런 관객의 기대를 배려해 주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불친절함 속에 이 영화의 매력이 있다. 우리의 인생에도 그런 친절한 영화적 장치는 없지 않은가.
“문화적인 차이만 없었어도 서로 훨씬 잘 이해하고 어쩌면 이 세상도 덜 복잡하게 느껴질 텐데.”
영화에서 감독인 데이비드 젤너가 직접 연기한 를 돕는 역의 경찰관이 언어가 통하지 않는 에게 하는 인상깊은 대사이다. 하지만 정작 다른 문화권인 미국에서 훨씬 이해받는 그녀의 쓸쓸하고도 불편한 보물찾기「더 트래져 헌터」. 다시 한 번 얘기하지만 아름다운 것을 상상한다면 보지 마시길.
박혜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