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기자, 문화를 추천하다
[도서]기자, 문화를 추천하다
by 박혜림 객원기자 2016.09.28
‘거짓말 같은 진실, 진실 같은 거짓말’ 소설 『거짓말이다』
지난 1일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3차 청문회가 있었다. “아직도 안 끝났어?” 하는 반응이 많았다. 그런 게 있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세월호의 상징인 노란 리본을 달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을 향해 한 아주머니가 했다는 “노란 리본 좀 안 달면 안돼요? 지겨워서 그래요.”라는 말은 현재 우리 사회 분위기가 세월호 사건을 어떻게 몰고 가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희생자 304명, 그 중 대다수가 18살 아이들이었던 그 엄청난 참사의 진모를 밝히는 데 어떻게 적당히 하라는 걸까. 어떻게 그만 슬퍼할 수 있을까. 이것은 정치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가슴 아파하고 슬픈 이를 위로해야 할 엄청난 참사이다.
다행히도 지난 달 반가운 책이 나왔다. 「불멸의 이순신」, 「리심」 등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을 주제로 인상적인 작품을 쓰는 작가 김탁환이 세월호를 주제로 한 「거짓말이다」를 출간한 것이다.
책은 세월호의 희생자를 수습하던 한 민간 잠수사의 탄원서로 진행된다. 희생자나 유가족이 화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한결 마음이 놓였다. 책을 읽으며 감정이 지나치게 오르진 않겠지, 자신한다. 틀렸다. 몇 장을 넘기기도 전에 눈물이 쏟아져 서둘러 책을 덮었다. 잊고 있었던 4월의 그 날이 떠오른다. 뉴스를 통해 사건을 접하고, 놀라고, 슬퍼했지만 나의 생활은 변함없이 이어졌다. 예쁘게 핀 봄꽃을 보며 웃다가도 순간순간 미안함이 몰려와 눈시울을 적셨지만 그래도 나는 잘 살아졌다. 그런데 이 책에 그 사건 이후 삶이 통째로 무너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희생자도, 유가족도 아닌 그들의 삶을 망친 건 누굴까.
소설 속에서 잠수사들끼리 하는 말이 있다. ‘상상하지 말 것.’ 시신을 수습하며 그의 꽃다웠을 삶을 상상하면 눈물을 참기가 어려워지고 그러면 위험한 수중 작업에 무리가 오기 때문이다. 또 다시 눈물이 오른다. 저 어두운 심해(深海)가 아닌 안전한 땅에 발을 붙이고 있는 우리는 왜 상상하지 못하였나. 예쁜 아들, 딸이었을 그들을, 울고 웃었을 그들을, 수학여행의 기대에 부풀었을 그들을, 차가운 물속의 그들을, 무섭고 고독했을 그들을 있는 힘을 다해 상상하는 것이 그들을 위한 최선이자 최소한의 도리가 아니었을까. 그래 보았다면 그 누가 ‘세월호 지겹다’, ‘시체 장사한다’ 같은 소리를 할 수 있었겠나.
작가 김탁환은 이 작품을 통해 세월호와 관련한 많은 오해들에 대한 진실을 이야기한다. 사건 당시 ‘탑승객 전원 구조’라는 세상에 다시 없을 최악의 오보를 낸 방송사들이 말하고 보여주는 것이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이들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세월호의 상징인 노란 리본을 달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을 향해 한 아주머니가 했다는 “노란 리본 좀 안 달면 안돼요? 지겨워서 그래요.”라는 말은 현재 우리 사회 분위기가 세월호 사건을 어떻게 몰고 가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희생자 304명, 그 중 대다수가 18살 아이들이었던 그 엄청난 참사의 진모를 밝히는 데 어떻게 적당히 하라는 걸까. 어떻게 그만 슬퍼할 수 있을까. 이것은 정치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가슴 아파하고 슬픈 이를 위로해야 할 엄청난 참사이다.
다행히도 지난 달 반가운 책이 나왔다. 「불멸의 이순신」, 「리심」 등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을 주제로 인상적인 작품을 쓰는 작가 김탁환이 세월호를 주제로 한 「거짓말이다」를 출간한 것이다.
책은 세월호의 희생자를 수습하던 한 민간 잠수사의 탄원서로 진행된다. 희생자나 유가족이 화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한결 마음이 놓였다. 책을 읽으며 감정이 지나치게 오르진 않겠지, 자신한다. 틀렸다. 몇 장을 넘기기도 전에 눈물이 쏟아져 서둘러 책을 덮었다. 잊고 있었던 4월의 그 날이 떠오른다. 뉴스를 통해 사건을 접하고, 놀라고, 슬퍼했지만 나의 생활은 변함없이 이어졌다. 예쁘게 핀 봄꽃을 보며 웃다가도 순간순간 미안함이 몰려와 눈시울을 적셨지만 그래도 나는 잘 살아졌다. 그런데 이 책에 그 사건 이후 삶이 통째로 무너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희생자도, 유가족도 아닌 그들의 삶을 망친 건 누굴까.
소설 속에서 잠수사들끼리 하는 말이 있다. ‘상상하지 말 것.’ 시신을 수습하며 그의 꽃다웠을 삶을 상상하면 눈물을 참기가 어려워지고 그러면 위험한 수중 작업에 무리가 오기 때문이다. 또 다시 눈물이 오른다. 저 어두운 심해(深海)가 아닌 안전한 땅에 발을 붙이고 있는 우리는 왜 상상하지 못하였나. 예쁜 아들, 딸이었을 그들을, 울고 웃었을 그들을, 수학여행의 기대에 부풀었을 그들을, 차가운 물속의 그들을, 무섭고 고독했을 그들을 있는 힘을 다해 상상하는 것이 그들을 위한 최선이자 최소한의 도리가 아니었을까. 그래 보았다면 그 누가 ‘세월호 지겹다’, ‘시체 장사한다’ 같은 소리를 할 수 있었겠나.
작가 김탁환은 이 작품을 통해 세월호와 관련한 많은 오해들에 대한 진실을 이야기한다. 사건 당시 ‘탑승객 전원 구조’라는 세상에 다시 없을 최악의 오보를 낸 방송사들이 말하고 보여주는 것이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이들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책을 읽으며 여러 번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차갑고 깊은 물속에 있는 것처럼.
“뜨겁게 읽고 차갑게 분노하라.” 작가의 마지막 말이다.
박혜림 객원기자
“뜨겁게 읽고 차갑게 분노하라.” 작가의 마지막 말이다.
박혜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