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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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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브릴과 조작된 세계'

[영화] '아브릴과 조작된 세계'

by 이연서 기자 2016.12.16

두 개의 에펠탑, 그리고 과학자들의 실종 ‘아브릴과 조작된 세계’
우리가 즐기는 영화는 상상력과 가정, 극적 전개를 전제로 한다. 영화의 상상력은 극영화가 아닌, 움직이는 그림, 애니메이션을 만났을 때 더욱 극대화 된다. <아브릴과 조작된 세계>는 인류의 과학이 오늘날처럼 발전하지 못하고 어떤 사고로 인해 퇴보해 20세기가 산업발전의 바탕이 되는 기술들 대신 석탄과 증기기관만이 우리의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1940년대를 배경으로 해 독특한 세계로 우리를 초대한다.

석탄과 증기기관만이 존재하는 1941년 프랑스 파리, 선대의 연구를 이어 받은 과학자 부모님이 실종되자 ‘아브릴’(마리옹 꼬티아르)은 유일한 친구인 고양이 다윈과 함께 살아간다. 그녀는 부모님의 못다 이룬 연구를 완성하기 위해 홀로 실험 등을 이어나간다. 하지만 그녀를 쫓는 정부와 수상한 세력에게 정체를 들키게 되고, 부모님의 실종에는 거대한 음모가 숨겨져 있음을 알게 된다.

<아브릴과 조작된 세계>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스팀 펑크(Steam punk)’ 장르의 매력을 보여준다는 것. 스팀 펑크는 대체 역사물의 하위 장르 중 하나로, 이 영화에서는 석탄과 증기기관이 발전한 가상의 과거를 바탕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특히 이 영화에서는 파리의 대표 상징물인 에펠탑을 중요한 상상의 도구로 쓰고 있다. 영화 초반 두 개의 에펠탑에서 영화가 끝날 무렵 하나가 무너지는데 이것이 바로 가상의 역사가 시작되었다가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제작자의 상상으로 펼쳐진 1940년대 파리는 매우 흥미롭게 그려진다.

이 애니메이션에서는 전반적으로 블루와 그레이톤이 많이 쓰이는데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색으로 표현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과학자들의 부재로 과학의 진보가 이뤄지지 않은 파리와 대조적으로 도마뱀들과 그들이 납치한 과학자들이 살고 있는 세계는 유토피아적인 느낌이 들 정도로 밝고 신선하다.

<아브릴과 조작된 세계>에서 ‘아브릴’의 목소리 연기를 맡은 마리옹 꼬띠아르의 열연도 눈여겨 볼 만하다. 마리옹 꼬띠아르는 할리우드와 프랑스를 오가며 필모그라피를 쌓고 있으며 이번 애니메이션에서 과학자 부모님의 실종으로 외롭게 홀로 살아가는 ‘아브릴’의 심리를 목소리만으로도 완벽하게 표현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