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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영화> 시가 내게로 왔다 ! ‘일 포스티노’

<금주의 영화> 시가 내게로 왔다 ! ‘일 포스티노’

by 이연서 기자 2017.03.24

96년 개봉 당시 평단과 관객들의 뜨거운 찬사를 받았던 명작 <일 포스티노>가 제68회 미국아카데미영화제 음악상 수상 20주년을 기념해 극장판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개봉한다.

<일 포스티노>의 재개봉은 <시네마 천국>과 <인생은 아름다워> 이후 이탈리아 3부작으로 꼽힐만큼 극장에서 다시 보고 싶은 영화로 관객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이 영화가 오랜 시간 동안 관객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언제 봐도 세련된 연출과 아름다운 영상미, 명품 연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무엇보다 주인공 마리오가 네루다로부터 시의 기본 구조인 메타포(Metaphore)를 알게 된 후, 가볍게 던진 표현 속에 빛나는 은유를 놀랍도록 자유자재로 발견하고 또 발휘한다.

나폴리 작은 섬 칼라 디 소토에 방문한 시인 네루다. 어부의 아들 마리오는 그의 우체부로 고용된다. 시인과 우정을 쌓아가면서 시와 은유의 세계를 만난 마리오는 아름답지만 다가갈 수 없을 폭풍우를 헤치고 섬에 도착하자마자 그들 것만 같았던 베아트리체 루소와 사랑을 이루게 되고 시의 교감을 나누었던 시인 네루다는 고향 칠레로 돌아가게 된다.

<일 포스티노>는 나폴리 작은 섬을 배경으로 제작된 칠레의 작가 안토니오 스타르메타의 원작 소설 <네루다의 우편 배달부>를 영화화 한 것이다.

원작의 배경은 칠레 산티아고와 그 곳으로부터 말리 떨어진 바닷마을 언덕 이슬라 네그라이다. 시인 네루다에게 편지를 전해주는 우편배달부 또한 영화 속 마리오 루오폴로 보다는 좀 더 어리게 묘사된 동명의 마리오 히메네스라는 청년으로 등장한다.
이러한 마리오의 아름다운 변화는 “시란 쓴 사람의 것이 아닌 읽는 이의 것”이라는 대사와 함께 관객들에게 “시(時)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과 시의 시작은 아름다운 것을 느끼는 마음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발견하게 해준다.

단 한명의 고객을 위해 우체부의 낡은 자전거가 넘어서는 가파른 언덕 길, 아름다운 고향 바다 앞에서 시인 네루다와 나눈 은유와 운율의 대화,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밤하늘을 보며 시를 짓는 장면 등은 ‘인생영화’의 명장면을 떠오르게 하며 관객들의 진한 노스탤지어를 자극시킨다.

<일 포스티노>의 화룡점정을 찍는 OST는 여전히 많은 이들의 감동을 준다.

제68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제 음악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던 영화로 사운드트랙은 영화보다 더 유명세를 떨쳤다.

광고부터 TV 다수 프로그램에 삽입되는 배경음악까지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곡들이다.

광고나 라디오에서도 흔히 들려오는 <일 포스티노>의 테마곡 ‘Bicycle’은 시인 네루다를 위해 자전거를 타고 우편 배달하는 마리오의 순박함을 그대로 담아낸다.

또한 서정적인 풍경이 그려지는 곡들과 더불어 스팅, 글렌 클로스, 앤디 가르시아, 마돈나, 윌리엄 데포, 줄리아 오버츠, 에단 호크, 미란다 리처드슨, 사무엘 젝슨, 웨슬리 스나입스 등 쟁쟁한 팝 가수와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참여해 OST와 함께 네루다의 시 14편을 낭송한 <일 포스티도-Poet&Music Suite> 버전은 ost의 변주로 색다른 매력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