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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금주의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by 제주교차로 2017.09.08

“네 기억을 믿지마라!그놈은 살인자다” ‘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작가의 베스트셀러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을 극장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이라는 파격적인 소재와 새로운 연쇄살인범의 등장 히우 숨쉴 틈 없이 몰아치는 전개, 반전 결말까지 그간 본 적 없는 흡입력 있는 스릴러 소설의 탄생을 알리며 독자들을 완벽하게 사로잡았다. 특히 김영하 작가 특유의 간결하면서도 힘있는 문체와 1인칭 주인공 시점의 몰입도 높은 이야기가 극찬을 얻으며 평단까지 매료시켰다.

장르 영화의 귀재 원신연 감독은 40분만에 소설을 독파하고 곧바로 영화화를 결심했다. 차기작을 준비 중이던 그는 심리적인 묘사나 드라마적 요소가 강한 이야기를 찾고 있던 중 《살인자의 기억법》을 발견했고 원작의 장르적인 재미, 깊이 있는 주제와 빠른 호흡, 거듭되는 반전, 서스펜스와 결합된 유머까지 고루 갖춘 소설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무엇 하나 빠지는 것 없는 재미 종합 선물세트다. 영화화하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한 작품”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운 그는 원작이 가진 독창적인 재미에 영화적인 창작을 더해 독특한 색깔의 범죄 스릴러 영화를 탄생시켰다.

예전에는 연쇄살인범이었지만 지금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병수. 우연히 접촉사고로 만나게 된 남자 태주에게서 자신과 같은 눈빛을 발견하고 그 역시 살인자임을 직감한다.

병수는 경찰에 그를 연쇄살인범으로 신고하지만 태주가 그 경찰이었고 아무도 병수의 말을 믿지 않는다.

태주는 은희 곁을 맴돌며 계속 병수의 주변을 떠나지 않고, 병수는 혼자 태주를 잡기 위해 필사적으로 기록하고 쫓기만 기억은 자꾸 끊기고, 오히려 살인 습관들이 되살아나며 병수는 망상과 실제 사이에서 혼란스러워진다.

“소설과 가장 가까우면서 먼 영화가 될 것”이라 자신한 원신연 감독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이라는 원작의 큰 틀은 유지하되 영화라는 매체에 맞는 장르적인 변신을 과감히 시도했다. 먼저 ‘병수’의 캐릭터 설정을 달리했다. 살인범 ‘병수’ 캐릭터의 1인칭 시점으로 2시간 가까이 관객들을 끌고 가야 하는 만큼, 주인공의 상황과 감정에 관객을 더욱 몰입시키기 위해 영화 속 ‘병수’가 죽어 마땅한 세상의 쓰레기들을 청소하기 위해 살인을 한다는 납득 가능한 이유를 부여했다.

또한, 인물 구성에 다양한 변주를 두고자 소설에는 등장하지 않는 ‘병수’의 오랜 친구 ‘병만’ 캐릭터를 추가해 예상치 못한 긴장감과 웃음까지 선사한다. 원신연 감독의 영화화 작업은 원작과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것은 물론 상상을 뛰어 넘는 서스펜스까지 경험하게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