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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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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영화>‘아이 캔 스피크’

<금주의 영화>‘아이 캔 스피크’

by 제주교차로 2017.09.22

진정성 있는 웃음과 따뜻한 감성 ‘아이 캔 스피크’
온 동네를 휘저으며 무려 8,000건에 달하는 민원을 넣어 도깨비 할매라고 불리는 ‘옥분’. 20여 년간 누구도 막을 수 없었던 그녀 앞에 원칙주의 9급 공무원 ‘민재’가 나타나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민원 접수 만큼이나 열심히 공부하던 영어가 좀처럼 늘지 않아 의기소침한 ‘옥분’은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는 ‘민재’를 본 후 선생님이 돼 달라며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부탁하기에 이른다. 둘만의 특별한 거래를 통해 결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두 사람의 영어 수업이 시작되고, 함께 하는 시간이 계속 될수록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게 되면서 친구이자 가족이 돼 간다.
‘옥분’이 영어공부에 매달리는 이유가 내내 궁금하던 ‘민재’는 어느 날. 그녀가 영어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영화 <아이 캔 스피크>는 전 세계를 향해 일본군 ‘위안부’의 실상과 만행을 적나라하게 증언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청문회 현장을 한국 영화로는 처음 구현해냈다.

나문희가 연기하는 ‘옥분’은 현재를 살아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로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이 문제를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또한 청문회 당시 2명의 한국인 할머니와 함께 증인으로 참석해 눈물로 절규했던 네덜란드 출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잰 러프 오헤른 할머니의 증언을 바탕으로 극화한 ‘미첼’ 할머니의 절박함은 이것이 단지 한국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님을 강조한다. 2007년 미 하원 의회 공개 청문회를 통해 ‘위안부’ 사죄 결의안(HR121)이 통과된 실제 사건에서 출발한 영화 <아이 캔 스피크>는 ‘옥분’을 통해 모두가 알아야 할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현재를 가슴 뜨겁게 보여준다.

민원왕 도깨비 할매 ‘옥분’과 원칙주의 9급 공무원 ‘민재’의 이야기를 그린 <아이 캔 스피크>는 상극인 두 캐릭터의 밀당으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유쾌한 웃음을 유발한다. 하지만 이내 ‘옥분’이 오랫동안 숨겨왔던 진심이 밝혀지며 분위기가 전환되고, 이 영화의 발판이 되었던 2007년 미 하원 의회 공개 청문회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이 캔 스피크>는 일본군 ‘위안부’ 사죄 결의안(HR121)이 통과되었던 2007년의 이야기를 휴먼 코미디라는 대중적인 틀 안에 녹여내 누구나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로 제작되었다. <아이 캔 스피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현재를 조명, 용기 있게 전 세계 앞에서 증언한 그녀의 진취적인 삶의 태도를 통해 지금의 우리를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