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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을들의 이전투구 담은 블랙코미디 ‘7호실’

[영화]을들의 이전투구 담은 블랙코미디 ‘7호실’

by 제주교차로 2017.11.17

두식(신하균)은 이혼 후 전세 보증금까지 탈탈 털어, 다 죽은 상권인지도 모르고, 게다가 10년 전 트렌드인 DVD방을 개업했다. 그러나 매일 파리만 날리고 10개월째 밀린 월세와 관리비는 대리운전을 뛰어도 감당이 어려운 노답 상황. 가게 내놓은 지 5개월, 기적처럼 계약이 성사되기 직전에 예기치 못한 사고가 벼랑 끝 그의 발목을 붙든다. 들켰다간 가게 처분이 물 건너갈 위기에 처한 그는 사고의 증거인 시체를 ‘7호실’에 감추고 굳게 잠근다.

한편, DVD방에서 알바하는 휴학생 태정(도경수). 뮤지션이 꿈으로 데모곡을 만들어 기획사에 보내보지만 답은 없고, 현실은 학자금 부채 1,800만원, 핸드폰도 끊기기 직전. 밀린 알바비 200만원을 받기 전까지는 관둘 수도 없는 출구 없는 청춘이다. 어느 날, 마약을 열흘만 맡아주면 빚을 한 번에 청산해 주겠다는 감미로운 제안이 들어오고 늘 열려있던 ‘7호실’에 감춘다. 그런데 비밀을 알 리 없는 사장이 문을 꽁꽁 걸어 잠갔다. 큰일 났다!

중 자영업자가 26.8%로 넷 중 한 명꼴이고 이 중 55%가 창업 1년 안에 폐업. 5명 중 한 명이 월 평균 100만원 이하를 번다.

<7호실>의 주인공 두식은 전 재산 탈탈 털어 DVD방을 차려 사장님이 되었지만 밀린 월세로 보증금만 까먹고 있는, 불경기로 가게 파는 것도 여의치 않아 폐업도 맘대로 안 되는 궁지에 몰린 인물로 자영업자의 현실을 대변한다. 학자금 빚만 1,800만원. 대학 휴학생인 DVD방 알바생 태정의 처지도 만만찮다. 체감 청년실업률 22.5% (114만 3000명)로 미래도 암울하다. 게다가 사장님의 위기는 곧 그의 위기. 밀린 알바비가 200만원에 달한다.
<7호실>은 생존 자체가 벼랑에 몰린 두 사람의 이야기에서 시작되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속담은 사회 안전망의 부재 속에 스스로를 돕지 않으면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세계 11위 경제대국인 한국 자본주의의 오늘을 자조하는 말로 전락했다. <7호실>은 자구책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감독의 말대로, 두식과 태정은 겉으로는 노사관계, 갑과 을이지만 실제로는 서로 별반 다르지 않은 현실에 발을 디딘 채 생존을 위해 처절하게 맞부딪힌다. 그리고 언제든 우리가 내몰릴 수도 있는 벼랑에 선 이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공감을 자아내는 블랙코미디로 완성된다.

<7호실>은 캐릭터 코미디의 재미와 스릴러의 긴장감 등 복합 장르적인 재미 속에 지금, 여기, 이곳.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한국 사회의 그늘을 웃프게 그려낸 새로운 영화다.

<7호실>로 한 스크린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신하균과 도경수. 원조 연기파의 대명사인 하균神과 신진 연기파의 대표주자인 도경수는 각자 들키면 큰일 날 비밀을 감춘 문제의 방 ‘7호실’을 둘러싸고 격돌하는 사장과 알바생으로 혼신의 에너지를 주고받는다. 탁구공 주고받듯, 서브와 리시브, 역공을 오가며 대결하는 두 사람은, 서로에게서 보지 못했던 모습을 끌어내며 관객을 자연스럽게 <7호실> 속 그들의 고난과 고민에 동참시킨다.

분명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서로 다른 비밀을 감췄고, 해결 방법 또한 공존이 불가능하다. 두식은 자신이 감춘 비밀을 지키기 위해 ‘7호실’의 문을 꽁꽁 닫아걸어야 살 수 있고, 태정은 그가 잠근 ‘7호실’의 문을 열어 자기가 숨긴 비밀을 꺼내야만 생존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하균과 도경수는 두식과 태정의 절망과 안간힘까지 자연스럽게 연기하며 둘 모두를 응원하게 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만든다. 각자의 생존을 위한 사장과 알바생의 몸부림을 처절하고 현실감 있게 그려낸 두 배우의 연기는, 짠내나는 웃음 속에, 그들의 모습이 결국은 우리 대다수 한국인의 현재 모습일 수 있음을 설득력 있게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