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이미지

리뷰

리뷰

[영화]이준익 감독의 청춘 3부작 ‘변산’

[영화]이준익 감독의 청춘 3부작 ‘변산’

by 제주교차로 2018.07.06

발렛 파킹,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빡센(?) 청춘을 보내지만 ‘쇼미더머니’ 6년 개근의 열정을 불태우는 무명 래퍼 학수 a.k.a 심뻑(박정민). 또 다시 예선 탈락을 맞이한 인생 최악의 순간, 한통의 전화를 받고 잊고 싶었던 고향 변산으로 향한다.

짝사랑 선미(김고은)의 꼼수에 제대로 낚여 고향에 강제 소환된 학수는 징글징글하게 들러 붙는 옛 친구들로 인해 지우고 싶었던 흑역사는 하나, 둘 떠오르고 하루 빨리 고향을 뜨고 싶었던 학수는 예측 불허의 사건들을 겪으면서 인생 최대 위기를 맞이하는데….
틀을 깨는 새로운 이야기와 인물을 바라보는 애정 어린 시선의 진정성 있는 연출력으로 대한민국을 사로잡은 유쾌한 이야기꾼 이준익 감독이 <왕의 남자>, <소원>, <사도>, <동주>, <박열> 등 시대극과 현대극을 넘나드는 수많은 작품을 통해 작품성과 흥행성을 입증해오며 13번째 영화 <변산>으로 즐거운 도전을 시작했다.

찬란히 빛났던 미완의 청춘을 그린 <동주>, 불덩이 같이 뜨거웠던 청춘 <박열>을 통해 시대를 초월한 울림을 선사했던 이준익 감독이 본연의 유쾌하고 즐거운 이야기로 관객들을 만난다.
영화 <변산>은 고향을 떠난 무명의 래퍼 ‘학수’가 고향으로 강제 소환되고, 잊고 싶었던 자신의 과거와 마주하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주인공 ‘학수’는 자기 자신을 날 것 그대로 드러내며 치열한 일상 속에서도 열정을 불태우는 이 시대 청춘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특히, <동주>와 <박열>의 주인공들이 ‘시’와 ‘행동’으로 자신의 의지를 전달했던 만큼, 이준익 감독은 <변산>의 또 다른 청춘 ‘학수’ 역시 자신의 흑역사를 마주보게 되는 표출 도구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다. 그 결과 이준익 감독은 현시대를 살고 있는 관객들도 공감할 수 있으며, 자신에 대한 진실된 시선을 음악으로 담아내는 ‘힙합’이라는 소재를 선택하게 됐다.
특히 영화 속 ‘학수’와 ‘선미’를 비롯한 모든 캐릭터들은 우리의 삶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인물들이다. 미래의 안정된 삶을 위해 고향에서 생활의 터전을 마련하거나, 자신의 꿈을 위해 고향을 떠나기도 하고, 아르바이트 하며 빠듯한 생활을 이어나가는 등 이 시대의 평범한 청천과 닮아있다.

뿐만 아니라 학창시절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을 짝사랑, 첫사랑 그리고 오랜 시간을 함께하며 나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친구들, 서로의 관계 속에서 묵혀 두었던 감정들까지 등장하는 <변산>의 이야기는 현실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우리들의 추억과도 맞닿아 있다. <변산>은 과장되거나 자극적이지 않을 수 있지만 누구나 하나쯤 숨기고 싶은 흑역사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치유하면서 또다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 시대 청춘들, 우리들에게 묵묵한 응원과 위로를 건네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