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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말의 품격-이기주 / 말의 힘을 믿어요

[도서]말의 품격-이기주 / 말의 힘을 믿어요

by 제주교차로 2020.01.08

말로 표현하는 것에 서툰 사람이 있고, 생각한 것을 능수능란하게 거리낌없이 표현할 줄 아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말이란 것은 노력할수록 느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렸을 적의 나는 낯가림과 부끄러움이 말을 앞서는 바람에 말보다 느린 태도에서는 늘 얼굴이 붉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 당시에는 말 잘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세련되고 멋있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나이가 들면서 말 한마디에 실린 힘의 크기가 얼마나 대단하지를 점점 깨닫기 시작한다. 평소 다양한 손님과 만나고 대화하며 굳이 세련되지는 않지만 내가 구사하는 말의 온도가 어떤 에너지를 내뿜는지 잘 알게 되었다. 여전히 낯선 사람과 그 말의 온기를 나누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노력하다보니 많이 좋아지고 있다 느낀다. 말이란 것은 사람의 태도나 행동을 더 빠르고 쉽게 보여주는 가치관이자 곧 그 사람의 품격을 보여주는 바로미터 아닐까?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나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하면 멀리 있는 사람도 모여들기 마련이라는 논어에 나오는 일화, 말이 적으면 근심이 없다는 옛말 등 무심코 내뱉는 말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다정한 말 한마디 나누는 것이 무엇이 그리 어려울까, 가까운 사이일수록 그 따뜻한 온기를 나누는 것에 인색해지기도 한다.
표현하는 것이 누구보다 서툴고 무뚝뚝했던 나의 아버지에게서 살아생전 간절히 듣고 싶었던 말이 몇 가지 있었다. “고생했어, 많이 힘들었지? 너를 믿는다. 다시 열심히 해보렴, 정말 고마워” 뭐 그리 대단한 건 아니지만 돌아가신 아버지는 여전히 근엄하고 차가운 모습으로 내 기억 속에 남아 계시다. 따뜻한 온기를 지닌 말을 나는 얼마나 듣고 싶었는지 모른다.
말은 그렇게 관계를 만들고 또는 관계를 망가뜨리기도 하는 강력한 힘을 지녔으니 한 마디의 언어, 표현해내는 말에 대해 우리는 좀 더 신중해야겠다. 좋은 칭찬과 격려의 말은 아낌없이 표현하면 상대방의 마음도 그 만큼 열리고 다가온다는 것을 믿는다. 아직 서툴다면 노력을 해보는 것. 곁에 가까이 있는 사람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 오늘 날씨가 정말 좋네요. 바람은 차니 그래도 옷을 단단히 입어요. 그렇게 웃어주어 고마워요!” 분명 상대방도 좋은 에너지로 화답할 것이다.
“경솔하고 천박한 말이 입에서 튀어나오려고 하면 재빨리 마음을 짓눌러야 한다. 그 말이 입 밖으로 튀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거친 말을 내뱉고 나면 다른 사람들에게 모욕을 당하고 해로움이 따르게 될 텐데, 어찌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기주-말의 품격中 P. 176 -

-여행작가, 라라

애월에서 소규모숙소<달빛창가302호>를 운영, 여행서<연애하듯 여행>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