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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운명 같은 만남을 기대하며 ‘레이니 데이 인 뉴욕’

[영화]운명 같은 만남을 기대하며 ‘레이니 데이 인 뉴욕’

by 제주교차로 2020.05.01

<레이니 데이 인 뉴욕>에서 ‘개츠비’와 ‘애슐리’는 꽉 짜여진 일정을 가지고 뉴욕에 도착한다. 그러나 이들의 계획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날씨처럼 하나씩 어긋난다. ‘애슐리’의 인터뷰가 한 시간, 두 시간 계속해서 미뤄질 때마다 평범한 여행에서 점점 멀어지기 시작한 것. 그럼에도 ‘개츠비’와 ‘애슐리’는 의도치 않게 자신들이 꿈꿨던 낭만에 조금씩 가까워져간다. 처음에 개츠비가 꿈꿨던 낭만은 여자친구와 보내는 뉴욕에서의 로맨틱한 주말 데이트다. 뉴욕과 재즈를 사랑하는 그는 ‘애슐리’와의 여행이 확정되는 그 순간부터 유명 식당, 단골 호텔 피아노 바, 뉴욕 현대미술관까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곳으로 그녀를 데려갈 생각에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하지만 나름 신경 써서 준비한 데이트 코스가 무색하게,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그는 혼자가 된다. ‘애슐리’가 꿈꾸는 낭만은 ‘개츠비’의 낭만과 조금 달랐기 때문이다. 그녀는 뉴욕에서라면 자신의 삶이 곧 영화가 되리라 기대했고, 그 꿈은 ‘개츠비’가 아닌 자신이 그토록 존경했던 영화감독과의 인터뷰가 실현해 줄 거라 믿었다. 그렇게 완벽한 캠퍼스 커플이었던 두 사람은 뉴욕에 도착한 지 몇 시간 만에 예상치 못했던 동상이몽으로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게 된다.

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엇갈려 버린 ‘애슐리’와의 관계 이후에도 ‘개츠비’는 계속해서 자신만의 낭만을 찾아 뉴욕의 길거리를 헤맨다는 점이다. 그러다 봄비만큼이나 예상치 못한 인연 ‘챈’과 우연히 만나면서 자신이 꿈꿔온 데이트가 잠시나마 실현되기도 한다. ‘챈’ 앞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며 ‘Everything Happens to Me’를 부르거나 함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방문하기도 하는 것. ‘애슐리’ 역시 지루할 틈 없는 새로운 만남으로 자신이 원했던 뉴욕을 즐긴다. 영화감독에 이어 시나리오 작가, 그리고 유명 배우까지 하루 사이에 영화계 거물들을 거치면서 잠시나마 예술가가 된 듯한 기분에 젖어들게 되는 것.

이처럼 짧은 시간에 ‘개츠비’와 ‘애슐리’는 새로운 인물들과 연이어 마주치고 그들과 해프닝을 겪게 된다. 일상적으로 흘러갈 것 같던 여행은 우연한 만남으로 가득 채워지고 이러한 해프닝이 모이자 운명적인 하루가 눈앞에 펼쳐진 것이다. 이렇듯 ‘개츠비’와 ‘애슐리’의 1박 2일 뉴욕 여정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지만, 영화는 이야기한다. 인생과 사랑은 예상 밖의 우연과 운명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이다.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을 반드시 봐야 하는 이유를 하나만 꼽자면 단연코 티모시 샬라메, 엘르 패닝, 셀레나 고메즈 세 사람의 출연이다. 초특급 캐스팅으로 화려한 등장을 알린 이 영화는 제작 소식만으로 할리우드를 넘어 전 세계 영화 팬들 사이에서 최고의 기대작으로 등극했다. 세 배우의 만남이 이토록 화제를 불러일으킨 데에는 이들이 단순히 할리우드 대세 스타여서가 아니라, 세계적인 거장 감독들의 러브콜을 받을 정도로 출중한 연기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스타로 발돋움하기까지 매 순간 도전을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먼저 티모시 샬라메는 크리스토퍼 놀란, 루카 구아다니노, 그레타 거윅, 웨스 앤더슨, 드니 빌뇌브 감독들과의 작업을 통해 자신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배우다. 무엇보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2017)의 소년 ‘엘리오’부터 <더 킹: 헨리 5세>(2019)의 ‘헨리 5세’까지 스펙트럼 넓은 캐릭터를 선보이며 자신이 반짝 스타가 아닌 진짜 배우임을 모두에게 각인시켰다. 아역 배우로 연기를 시작한 엘르 패닝은 언니 다코타 패닝의 후광을 버리고, 단역부터 천천히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인상적인 점은 비슷한 역할이나 동일한 장르를 고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성인 연기자가 된 이후에는 스릴러, 시대극, 범죄 드라마, 음악 영화 등을 넘나들며 더욱 다양한 변화구를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셀레나 고메즈 역시 앞선 두 사람에 버금가는 파격적인 변신의 대표 주자로 잘 알려져 있다. 디즈니 채널로 데뷔한 덕에 그녀에겐 틴에이저 이미지가 강했고, 팝스타 저스틴 비버와의 공개 연애로 오랫동안 셀럽으로만 소비되었지만 이후, 자신의 가십이나 루머를 노래에 투영시키면서 성숙한 아티스트의 모습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배우로서도 <러덜리스>(2014)나 <빅쇼트>(2015)와 같은 작품에 얼굴을 내비치며 자신의 영역을 넓혀갔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레이니 데이 인 뉴욕> 안에서 티모시 샬라메, 엘르 패닝, 셀레나 고메즈가 선보일 연기에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뉴욕의 모든 것을 사랑하는 뉴요커 ‘개츠비’부터 영화에 푹 빠진 대학생 기자 ‘애슐리’, 봄비와 함께 찾아온 새로운 인연 ‘챈’까지, 이들이 이번에는 어떠한 모습으로 전 세계 영화 팬들을 사로잡을지 상상력을 자극한다. 여기에 삼각 로맨스 스토리까지 더해져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세 사람의 로맨틱한 케미까지 선보일 예정이라 기대감을 모으기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