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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들리지 않으면 가까워질까요? ‘나는보리’

[영화]들리지 않으면 가까워질까요? ‘나는보리’

by 제주교차로 2020.05.22

소리를 잃고 싶은 아이, 보리의 특별한 소원이 시작된다!
<나는보리>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가족 사이에서 유일하게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열한 살 보리가 가족들과 같아지고 싶은 마음에, 특별한 소원을 빌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단편 <높이뛰기>를 연출한 김진유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영화는 개봉 전부터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영화가 가진 힘을 입증했다.

<나는보리>는 월드프리미어로 상영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감독조합상 감독상을 수상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첫인상을 남겼다. 부산국제영화제 남동철 프로그래머는 “동심과 가족애가 만나는 지점에서 긍정적인 내일을 기대하게 만든다”며, 어린 아이의 고민에서 출발하지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외로움’과 이를 해소하는 가족 간의 따뜻한 사랑을 높이 평가했다. 한편 독일에서 개최된 제24회 슈링겔국제영화제에서는 관객상과 켐니츠상을 거머쥐며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심사위원단은 ‘보리의 가족이 느끼는 자명한 행복은 관객들을 놀라게 하며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사고 양식에 의문을 던진다”는 찬사와 함께 <나는보리>가 ‘장애’라는 소재를 다루는 접근법에 깊은 감동을 전했다.
영화에서 보리의 가족이 보여주는 일상 속 행복은 ‘다름’을 구별 짓지 않으려는 감독의 따스한 시선과 함께, 관객들에게 자연스럽게 ‘함께 사는 삶’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한국농아인협회가 주최하는 제20회 가치봄영화제에서는 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영화제 측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고민을 담아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는 선정의 변을 전하며 농인은 물론 코다(CODA: Children Of Deaf Adult, 농인 부모를 둔 자녀)에 대한 이야기 또한 따뜻하게 풀어낸 <나는보리>에 찬사를 보냈다.

이외에도 제21회 정동진독립영화제 관객상인 ‘땡그랑동전상’ 수상, 제18회 Spirit of Fire 영화제 Your Cinema 섹션에서 심사위원과 어린이 관객의 투표로 최고 작품상을 수상하는 등 많은 관객의 애정을 받으며 고정관념을 흔드는 따스한 이야기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기존 영화들이 ‘장애’를 무언가 결여된 것으로 표현하거나 주류에서 배제된 것으로 바라보았다면, <나는보리>는 기존의 시선을 뒤집어, 비장애인 보리가 가족과의 유대감을 위해 장애를 갖길 원한다는 이야기를 그리며 사람들의 고착된 인식을 전환시킨다. 장애에 대한 낯선 접근으로 많은 영화제에서 인정받은 <나는보리>는 관객들에게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장벽을 자연스럽게 허무는 작품으로 다가갈 것이다.

<나는보리>는 제작 단계부터 장애와 비장애를 뛰어넘어 모두가 불편함 없이 관람할 수 있는 영화가 되기를 바라며, 한국 영화임에도 한글 자막 버전으로 완성했다. 기존 농인 관람객들은 보고 싶은 한국 영화가 있어도 먼저 배리어 프리(Barrier-Free) 버전 상영 여부를 확인하거나 자막을 제공하지 않는 한국 영화 대신 외화를 선택하는 등 영화 선택에 제약이 있는 경우가 많았다. <나는보리>의 한글 자막 상영은 이러한 제약을 없애며 장애인과 비장애인 관객 모두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