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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 동부권

[표선면]진한 향기의 숲 속을 거닐다 ‘붉은오름 자연휴양림’

[표선면]진한 향기의 숲 속을 거닐다 ‘붉은오름 자연휴양림’

by 제주교차로 2020.06.12

숲길과 오름, 자연에서 휴식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있는 곳
제주도는 자연이 주는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는 신이 주신 선물 같은 아름다운 섬이다. 최근 여행객들의 제주여행코스가 많이 바뀌긴 했지만, 여전히 제주도는 자연 경관지를 제외하고 여행하기엔 너무나도 아까운 곳이다. 제주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몸소 체험하기 위해 오늘은 ‘붉은오름 자연휴양림’으로 떠나본다.

표선면 남조로에 위치한 ‘붉은오름 자연휴양림’은 온대, 난대, 한 대 수종이 다양하게 분포된 울창한 삼나무숲과 해송림, 천연림 등 제주의 자연경관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숲속의 집, 유아 숲 체험원 등 각종 편의시설과 쉼터를 제공하는 휴양림이다.
봄에는 철쭉을 비롯한 각종 꽃들이 만발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녹음의 숲으로, 가을에는 알록달록 단풍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겨울에는 눈 덮인 설경을 감상할 수 있는 사계절의 뚜렷한 변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숲길이나 오름은 단순히 보는 것만으로는 자연을 느낄 수 없다. 오름은 정상까지 올라가보고, 숲길은 가장 깊은 곳까지 들어가 보아야 비로소 생명의 신비로움과 자연의 위대함을 만끽할 수 있다.
붉은오름 자연휴양림은 오름등반코스와 숲길체험코스가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어 자신에게 맞는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생태탐방코스로는 상잣성 숲길과 해맞이 숲길, 무장애 나눔숲길이 있는데, 상잣성 숲길은 총 2.7km로 60분 정도 소요되는 코스로 해림송을 시작으로 삼나무림이 조성되어 있고 상잣성과 제주 조랑말, 노루가 뛰어 노는 것을 관찰할 수 있는 길이다.

해맞이 숲길은 6.7km로 120분 정도 소요되는 코스로 휴양림 코스 중 가장 긴 코스다. 말찻오름 정상과 이어져 있으며, 봄에는 때죽나무, 가을에는 단풍나무 등 낙엽 활엽수가 자생하고 있으며, 중간 중간 상록침엽수인 삼나무 숲을 만날 수 있다.

무장애 나눔숲길은 1.1km로 30분 정도 소요되는 가장 짧은 코스로 전구간이 데크로드로 조성된 숲길로 노인, 임산부, 장애인, 어리이 등 누구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숲을 체험할 수 있는 코스다.

그리고 지금부터 함께 떠나보는 붉은오름 정상등반길은 1.7km로 90정도 소요되며, 단시간에 붉은오름 정상에 올라 한라산의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코스다.
휴양림 매표소에서 입장료(성인 천 원)를 지불하고, 안으로 들어가 방문자센터를 지나가면 오른쪽에는 무장애 나눔숲길 입구가 있고, 바로 왼쪽에 붉은오름 등반로 입구가 보인다. 길을 따라 등반길에 오르면 하늘 높이 솟은 곰솔나무 밭이 펼쳐진다. 나무가 하늘을 가려 따가운 햇볕을 피하기 좋은 진정한 휴양림의 모습이다.

붉은오름 정상까지 등반하는 길은 계단이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덕분에 단시간에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혹시 계단으로 올라가는 것이 너무 힘들다면 조금 돌아서 가야하지만, 야자매트 깔린 길을 선택해도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오랜만에 계단 오르기를 20여 분간 쉬지 않고 했더니 정상에 도착해서 다리에 무리가 온다. 온 다리의 근육들이 깨어나는 느낌이다. 하지만 다리의 아픔을 느끼는 것은 잠시뿐이다. 정상에서 360도를 돌며 감상할 수 있는 풍경은 병도 낫게 해줄 것 같다. 앞에 나무들이 무성하게 자라 완전히 탁 트인 전망은 아니지만, 하늘과 가까운 거리에서 웅장하게 뻗은 한라산의 모습과 주변의 오름을 관찰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된다.
정상에 오르면 아무리 낮은 오름이라도 바람의 세기가 달라진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바람이 옮겨다주는 다양한 소리가 귓가를 맴돈다.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며,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벌이 꽃에 앉았다가 다시 자리를 옮기는 소리 등 자연의 소리는 언제 들어도 평화롭다.
이제 돌아갈 시간, 계단으로 올라올 때는 힘이 들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때죽나무의 앙증맞은 꽃들이 야자매트 위에 우수수 떨어져 있다. 내려가는 발걸음은 더욱 빠르다. 생각했던 시간보다 더욱 빨리 끝나버린 등반, 아쉬운 마음에 휴양림을 한 바퀴 돌아본다.
넓은 잔디밭을 중심으로 외곽 쪽은 숲속의 집이 자리 잡고 있다. 자연 속에서 하룻밤을 지내보는 것도 멋진 일일 것이다. 돌아오는 길은 무장애 나눔숲길을 이용했는데, 데크로드 너무 잘 되어 있어 휠체어나 유모차를 타고 숲을 체험하기 너무 좋아 보인다.

제주도의 자연이 주는 이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오래도록 느낄 수 있도록 더욱 잘 보존되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