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길과 억새능선, 한라산이 아름답게 보이는 높은 오름 ‘큰노꼬메오름’
숲길과 억새능선, 한라산이 아름답게 보이는 높은 오름 ‘큰노꼬메오름’
by 양영태 객원기자 2019.02.07
말굽형 분화구를 갖고 있는 오름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굼부리 아래쪽에서 바라보는 산체의 형태가 다양하고 매우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애월읍 산록서로 남쪽에 위치한 소길공동목장 입구로 600여 미터를 들어가면 주차장이 있는데, 주차장을 지나 오름 입구에서 바라보는 큰노꼬메오름의 자태 또한 여느 오름을 능가하는 매력이 있다. 봉긋하게 솟은 두 개의 봉우리가 오름의 좌우로 마주보고 있고, 그 가운데로 말굽형 분화구가 우묵하게 패인 모습은 주차장에서 바라보면 너무도 아름답게 보인다. 평소 무뚝뚝하다는 사람도 오름 앞에 서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다 그렇지만 계절 따라 시간 따라 다양하게 변하는 오름의 색깔 또한 발걸음을 쉽사리 놓지 않는다.
‘노꼬메오름’은 ‘큰오름’과 ‘작은오름’이 나란히 있는 오름이다. ‘놉고메’, ‘녹고메’라고도 하고 형제처럼 나란히 있다고 하여 ‘형제봉’이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다. 이른 시기의 한자 표기 ‘高古山’을 ‘高山’으로도 표기한 것으로 볼 때, ‘놉’은 ‘높다[高]’의 어간으로 보인다. 높은 오름이라는 뜻일 것이다.
‘큰노꼬메오름’은 행정구역상 애월읍 소길리 산258번지와 유수암리 산138번지 일대에 걸쳐있는 표고 834미터, 비고(산 자체의 높이) 234미터인 오름으로, 상당한 높이와 가파른 사면을 가진 오름이다. 그만큼 오름을 오르는데도 힘이 든다는 것이다.
‘큰노꼬메오름’은 행정구역상 애월읍 소길리 산258번지와 유수암리 산138번지 일대에 걸쳐있는 표고 834미터, 비고(산 자체의 높이) 234미터인 오름으로, 상당한 높이와 가파른 사면을 가진 오름이다. 그만큼 오름을 오르는데도 힘이 든다는 것이다.
오름 형성 당시에는 원형의 화구였던 것이 침식되어 북서쪽으로 벌어진 말굽형화구를 이룬 것으로 추측되는 ‘큰노꼬메오름’은 남·북 양쪽에 두 개의 봉우리를 품고 있는 화산체로 북쪽 봉우리가 주봉으로 정상이다. 주차장에서 오름 방향으로 시멘트길을 따라 들어가면 공동묘지가 있고 그 옆으로 소나무숲길이 시작된다. 주차장에서 정상까지는 2.32km로 약1시간이 소요되고, 제1쉼터까지는 비교적 완만하여 1.32km를 20분정도면 오를 수 있지만, 제1쉼터를 지나면 경사가 급해 정상까지는 숨을 헐떡이며 올라야 한다. 오름 등산로는 서쪽 능선으로 올라 남쪽으로 산등성이를 돌아 북쪽의 정상으로 이어진다. 소나무숲을 벗어나 능선을 오르면 잎을 모두 떨궈버린 낙엽수림지대가 펼쳐진다. 북서쪽으로 벌어진 굼부리에서 산등성이까지는 서어나무, 단풍나무, 산딸나무 등 낙엽수의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고, 숲 아래는 무성하게 자란 조릿대 사이를 비집고 봄이 되면 고개를 드는 박새, 둥굴레, 풀솜대 등의 들꽃들이 자란다. 뱀톱, 관중, 나도히초미 등 양치식물들도 자란다.
서쪽 정상에 올라 숲이 끝나는 곳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니 구름에 쌓인 한라산과 주위의 오름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탁 트인 하늘과 억새밭을 가르며 놓인 길을 따라 북쪽 정상을 향해 걸음을 옮기면, 등성마루는 비교적 평평한 가운데 남북 양쪽이 도드라져 봉곳한 두 봉우리를 이루는 오름의 북쪽 봉우리인 정상에 이른다. 서쪽 사면은 움푹 팬 굼부리가 서쪽 방향으로 벌어져 내리다 중턱에서부터는 벌린 방향이 북서쪽으로 바뀐다.
정상에서 보는 풍경은 더 이상의 수식어가 필요 없이 아름답다. 한 시간을 걸어 온 탓에 지치기도 하겠지만, 몇 십 명이나 머물 수 있을 정도로 넓게 만들어놓은 데크에 앉으면 내려갈 생각이 없다. 중산간지역에서 부터 해안선까지는 물론, 오름자락에서 한라산으로 이어지는 한대오름, 노로오름, 삼형제오름이 보이고, 쳇망오름 너머 한라산 부악도 머리를 내민다. 태양 볕이 따가운 한여름에는 견디기 어렵겠지만, 따사로운 햇살이 비치는 봄날이나 날씨 좋은 겨울의 오후에 정상에 앉아 둘러보는 제주의 풍경은 아름답다. 특히 날씨 좋은 겨울 오후의 눈 쌓인 한라산의 모습은 더욱 매력적이다.
트레킹의 끝은 올라온 길을 따라 다시 내려가는 것도 좋지만, 시간이 넉넉하다면 족은노꼬메 사이 숲길을 따라 호젓함이 너무 많아 쓸쓸하기까지 한 상잣길을 지나 하산하는 코스도 좋다.
산행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향하는 발길이 더딘 것은 자꾸만 밟히는 말똥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산행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향하는 발길이 더딘 것은 자꾸만 밟히는 말똥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