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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오름

나무가 내게 말을 거는 소리를 들으며...

나무가 내게 말을 거는 소리를 들으며...

by 고수민 2008.11.21

“고뇌를 안주 삼아 술을 마셔보지 않고서는...
절망을 이불 삼아 뒤척여 보지 않고서는...
마지막 죽음의 낭떠러지와 대면해 보지 않고서는...
인생의 묵은 맛을 어찌 익히랴....

어느 휴일 보다 가치 있는 시간의 여유
햇살 따사로이 내리쬐는 정오 무렵. 잔잔한 가을향기를 가슴에 품고 오름을 오르는 발걸음이 바람에 출렁이는 억새마냥 하늘거린다. 어깨높이 이상 자란 나무들의 잔가지를 이리저리 헤치며 좁은 소로를 걷기 시작한지 20여분.
또 하나의 오름을 만나기 위한 약간의 투자와 조금의 수고스러움이 결코 힘들다고 생각 들지 않는 그 이유...
그러한 연유와 산에 동화되어지는 내 존재의 가치를 알기에 더욱더 찾고 싶어지며 더 큰 감동을 느끼려 하는지도 모르겠다.
사람이 다녀 길이 생기 듯, 때 묻은 소로에서 등산객의 땀과 호흡을 느낀다.
정상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동서남북의 풍경을 바라보며 잠시 식은땀을 말리고, 태양 빛에 반사되어 계곡 아래로 잠깐씩 비춰지는 단풍나무가 초가을 높은 바람과 더불어 오름 정상의 단아한 이미지를 새롭게 각색한다.
등반 후 삼나무 숲길로 만들어 놓은 휴양림 테마길을 한 바퀴 돌면서 고함도 지르고 박수도 치고 뛰기도 하며 오름의 뒷풀이를 해본다.
정갈한 약수한잔에 목을 적시고 나자 어느 휴일보다도 시간적 가치를 더 느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절물휴양림(절물오름)
-물가에 절이 있다하여 부쳐진 이름.
-표고 696mA
-왕복 40분
-정상에서 보는 일출 및 주변 오름 군락 풍광이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