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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오름 : 서부권

천제연, 그 미려한 아름다움

천제연, 그 미려한 아름다움

by 박우진 2008.12.05


앙증맞은 소녀의 잘 빗어 매듭지어진, 예쁜 삼단머리 모양 같은 폭포의 흘러내림이 마치 선녀가 목욕 후 하늘로 올라가는 상상을 자아낸다.
수 백 미터 높이에서 떨어지는 나이아가라 폭포의 위용과 절대적 장관을 따를 수야 없겠지만 고전적 美와 부드러움의 美를 따진다면 천제연 폭포가 더 깊이 있는 아름다움을 주지 않을까?
시린 계절에 사랑이 이루어 질텐데....
폭포로 내려가는 계단 사이로 우거진 나무숲이 정겹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자연적 난대림이 형성되어 여름이건 겨울이건 계절별 색다름을 더해주지 않을까.
안내 표지판을 보지 못했다면 어떤 나무가 자생하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처음 대하는 나무가 지천에 널려있다. 식물에 큰 관심은 없더라도 이참에 두어 가지 나무 이름이라도 제대로 기억하고 싶어 꼼꼼히 몇 번을 읽어본다.
솔잎란, 담팔수, 가시나무 등의 나무들을 찍고 눈에도 가득 담고 탁해진 폐와 뇌에도 공기와 정서를 바꾸었음은 당연한 것이다.
선녀는 좋은 물, 좋은 경관의 장소가 아니면 절대 나타나지 않는것일까?
설악산, 계룡산, 금강산 등 우리나라 명산을 빼고 나면 그 어디에도 선녀란 단어가 붙은 작은 연못하나 계곡하나 없으니 말이다. 자고로 하늘에서 자주 내려 왔던 곳이니 나도 죽어 하늘갈 때 옥황상제님께 천제연 기념사진 한 장 뇌물로 바치면 혹시 천당에라도 보내줄까 하여 부지런히 나를 카메라에 담았다.
시리도록 맑고 푸른 폭포도 지겨워 질 무렵 옆길로 비켜나오니 “선임교” 방향 팻말이 보인다. 견우와 직녀가 만난다는 오작교를 빗대어 만들어 놓은 다리, 사람들의 왕래를 위해 만든 보교인데 밑으로 보이는 하천의 높이가 장난이 아니다. 멀리 중문 앞바다와 뒤쪽 희끄무레한 한라산의 절경도 또 하나의 볼거리다.
사랑하는 연인과 같이 온다면 선임교 건너갈 때 손 꼭 잡고 이런 글 한줄 읊어 주면 이 시린 계절에 사랑이 이루어 질 텐데........
-마음에 피는 꽃-
사랑을 주려고 하는가?
아니면 받으려고 하는가?
이렇게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그리고 사랑을 주기를 원한다면
곧장 사납게 날뛰던 마음은
고요한 저녁 하늘처럼 찬란해진다.
마음을 찬란하게 누려라.
그러나 마음을 들뜨게 하지는 말아야 한다.
텅 빈 마음에서 사랑이 싹을 띄우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