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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오름 : 서부권

제주 오름 정경속에 빠져들다...

제주 오름 정경속에 빠져들다...

by 현광필 2008.07.31

오름을 오르다보면 참 아름다운 곳을 많이 보게 된다, 그러면 그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질 때가 많다. 정말로 그곳이 내가 사는 곳보다 좋을 수 있지만 어쩌면 내가 그곳에 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더욱 아름답고 살기 좋은 곳으로 보일수도 있을 것이다. 이른 아침 또다른 낯선 제주의 정경을 찾아 길을 나선다.
오늘 찾을 오름은 오름의 여왕이라 불릴 만큼 멋진 정경을 갖고 있는 백약이 오름이다.

백약이 오름은 백가지 약초가 자생한다고 하여 백약이, 한자로는 百藥岳, 百藥山이라고 불린다. 백약이오름의 고결(高潔) 함은 정상의 움푹 팬 굼부리 너머로 한라산이 와 닿는 멋스러움에 있다. 400m 트랙을 연상케 하는 굼부리 등성이는 잔디가 곱게 깔려있고 이곳을 쉬엄쉬엄 돌아가면 사방에 펼쳐진 형형색색의 오름들을 조망 할 수 있다.
표선면 성읍2리 입구에서 북동쪽 약 3.5km 지점에 우뚝 솟은 오름으로 구좌읍 송당리 와의 접경에 위치한 오름이다. 표선면 관내 오름으로는 최북단에 위치하고 있고 산정부의 북쪽과 북동쪽에 자그마한 봉우리가 솟아 있으며 가운데에 움푹패인 커다란 원형분화구(바닥둘레 : 150m, 깊이 : 49m)를 갖고 있는 제법 큰 화산체다. 북사면은 얕게 우묵지면서 송당리로,
동사면은 아래쪽으로 긴 언덕을 이루며 뻗어나가 있다.
오름 기슭에는 삼나무가 조림된 숲이 있고, 그 외 사면은 개량초지등으로 된 풀밭을 이루면서 제주와 이북에서만 자란다는 피 뿌리풀이 듬성듬성 자생하고 있다. 피 뿌리풀은 제주와 이북에서만 자라는 야생화 풀과 로서, 뿌리색이 선홍색인것이 피 (혈액)의 빛깔과 같다고 하여 피뿌리풀 이라고 부른다. 제주도 들판의 풀밭에서 30~40cm 자라며 뿌리는 선홍색이다. 잎은 어긋나고 피침형이며 잎자루가 거의 없이 다닥다닥 달리는것이 특징이다.
꽃은 홍색이고 원줄기끝에 여러송이가 모여 달리며 열매는 타원형에 뿌리에는 독이 있는 유독성 식물이다.
오름 전사면에 약용으로 쓰인다는 복분자딸기, 층층이꽃, 향유, 쑥, 방아풀, 꿀풀, 쇠무릎, 초피나무, 인동덩굴등 수십가지 약초가 산재해 있다.

원형분화구 내부는 풀밭을 이루며 청미래덩굴, 찔레나무, 진달래등이 식생하고 있으며, 왕릉모양의 정상봉 사면 일부에 나무가 우거져 있고, 백약이 오름 한쪽으로는 삼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백약이를 중심으로 여기저기 솟아난 여러 개의 오름들을 볼 수 있는데 과연 오름의 여왕 이라는 말이 이해가 된다.
기이(奇異)한 얼굴을 시작으로 빙 돌아가면 사방에는 지천으로 오름뿐이다. 제주 동부 지역의 수려한 장관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으니 과연 신선의세계가 할 만하다.
백약이 오름에서 서쪽으로 한라산이 보이고 동쪽에 동거문이 오름을 시작해서 민오름 ,칡오름, 아부오름, 게오름, 높은 오름.. 좌보미오름 등 많은 오름 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백약이에 오르면 넓직한 분화구 가 먼저 보이는데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뤄진 원형의 굼부리 안으로 들어가면 외부세계와 다른 또 다른 판타지 세계에 들어가는 듯 한 착각에 빠진다.
백약이오름을 답사하려면 번영로 (97번도로 ) 와 비자림로 (1112번도로) 가 만나는 대천동 사거리에서 송당리 쪽으로 3km정도 지난 후 다시 수산쪽으로 3km 를 가고 이를 따라 100m 더 가면 목장을 발견할 수 있다. 목장 안으로 들어서면 좌측에 보초병처럼 개 오름이 서 있는데 좌측으로 곧게 뻗은 시멘트포장길을 따라 조금 들어가면 길이 끊기면서 목부들의 쉼터인 독립가옥에 이르게 된다. 그 집 너머의 오름이 백약이 오름이다.
백약이 오름에는 철조망이 쳐져 있어 넘어 가는데 조심해야한다. 이 오름은 많은 사람들이 올라 철조망도 사람이 지나갈 수 있게 넉넉한 틈 을 주고 있으므로 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오름에 들어가는 길이 사유지안에 있기 때문에 소란을 피우거나 과속운행을 하는것은 자제 해야 한다.
제주를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알려진 관광지 속에서 일정을 짜고 여행을 한다. 관장지를 중심으로 잡은 일정은 쉽게 실증나기 마련이다. 일정중에 오름에 올라보는 것은 어떨까. 새싹이 돋고 야생화가 피어나는 오름에 오르면 제주 풍경의 아름다움과 오름의 고결(高潔)함을 오롯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