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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오름 : 서부권

제주를 닮은 가장 아름다운 산, 저지오름

제주를 닮은 가장 아름다운 산, 저지오름

by 현광필 2008.07.31

평소에는 늘 늦잠으로 사무실에 지각하는 일이 다수지만 일요일에는 마치 소풍을 가는 어린아이처럼 들뜬 마음으로 아침 일찍 일어난다. 그리곤 가방 하나 들고 오름과 야생화를 찾아 길을 나선다. 오름을 오르다 보면 어느새 내가 오름과 함께 동행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뭇잎사귀들에 속삭임이 들리고
산새 소리에 흥이나며
아름답게 피어 있는 꽃들이 마치 나를 기다렸다는듯.
수줍게 피어있는 야생화에 훔뻑 빠져 있는 나를 발견 하게 된다.
오름은 언제나 대답을 한다, 삶의 여유와 편안한 안식처 아름다운 멋과 환희가 있다고. 그래서 난 오늘도 오름을 오른다.
매월 셋째 주 일요일 에는 내가 가입한 동우회에서 오름 정화 활동이 있는 날인데 오늘은 저지 오름 주변을 정화 하려는 모양이다.
저지 오름 은 저지리를 수호하는 동시에 한경면을 대표하는 오름이다. 한경면 저지리를 지나는 제2우회도로 (16번)와 분재 예술원으로 가는 삼 거리에서 조수리 쪽으로 600m 를 가면 오른쪽에 마을 공동묘지로 가는 시멘트 포장도로가 있다. 묘지를 가로 질러 10분정도 가면 오름입구가 보인다.
오름의 전사면을 가득 메운 울창한 소나무들이 언제 심어 졌는지 알수는 없지만 마을안쪽의 나무들은 그 크기로 봐서 1세기는 족히 된것 같다. 오름의 북서쪽 기슭에는 마을 공동묘지가 있고 그 곁에는 1996년에 조성된 제주양씨사 헌공익계세장지(濟州梁氏司憲公益系世藏地)가 있다. 정상부근의 경방초소까지는 공동묘지를 가로 지르는 소로를 이용하여 쉽게 오를 수 있다. 정상에는 둘레가 약900m이고 깊이가 60m 되는 새처럼 산굼부리가 있다.

오름 모양이 새의 주둥이와 비슷하다 하여 새 오름, 오름에 닥나무 가 많이 자생하여 닥마루 오름이라고도 하는데 이를 한자로 저지악(楮旨岳) 또는 조악(鳥岳)이라고 표기 한다.
새의 부리든 새의 집이든 새와 관련 짓는게 참 그럴듯한 표현이다.
정상부를 돌아볼 수 있도록 잘 조성된 산책로 길을 걷고 있노라면 산새 소리에 귀가 즐겁다 하지만 새들은 자기네 마을에 허락도 받지 않고 왔다고 텃세를 부르는 듯 하다.
산책로를 걷다보면 여기저기 수목 표찰과 함께 거리안내 표지판이 있고 정상부에는 쉼터까지 마련돼 있어 오름을 찾는 이들에게 또 하나의 즐거움을 안겨주고 있다.
그리고 마치 먼 길을 찾아온 우리를 위해 곱게 단장하고 환한 웃음으로 마중 나온 골무꽃과 으름꽃, 민들레 그 외 이름을 알 수 없는 고운 야생화들을 벅찬 가슴으로 살포시 앵글에 담아본다.
골무꽃은 바느질 을 할 때 손가락에 끼우는 골무를 닮았다고 하여 골무꽃이라고 하는데 특이한 이름만큼 참 예쁜 꽃이다. 으름 덩굴은 또한 모양이 여자의 생식기와 비슷하다고 하여 나무밑의 여인 이라는 뜻의 임하부인( 林下婦人)이라고도 불리는데 암수한그루고 암자색이며 잎겨드랑이에 여러 송이가 모여 있는 꽃받침이 마치 꽃잎처럼 보인다.
제주의 야생화는 조금은 부족한 듯, 조금은 못난듯, 조금은 손해 본 듯, 조금은 바보인듯,조금은 약한 듯 보이지만 어쩌면 아름다운 장미 보다 더 아름답고 강하지 않을까 싶다.
무관심으로 스쳐 지나가면 한포기 풀로 보이지만 관심을 갖고 몸을 낮추어 보면 아름다운 꽃으로 보이는게 바로 야생화다.
저지오름은 지난 2007년, 유한 킴벌리와 (사) 생명의숲국민운동본부 , 산림청이 공동 주최한 제8회 아름다운 숲 전국 대회에서 우리나라의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된 오름이기도 하다, 저지오름 정상에서의 해 넘어 보이는 금오름 또한 장관을 이룬다.
▲ 저지오름 가는길: 공항입구 삼거리에서 - 노형오거리 - 한라대입구 - 무수천사거리 - 평화로 - 관광대학입구 - 경마장교차로 - 광명교차로(위회전) - 금악 삼거리 - 월림(좌회전) - 저지 사거리(우회전) - 저지 오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