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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오름 : 서부권

볼수록 매력이 넘치는 ‘바굼지오름’

볼수록 매력이 넘치는 ‘바굼지오름’

by 현광필 2008.10.07

과거에는 박쥐를 마을 어귀에서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좀처럼 발견하기 힘들다. 그런데 이곳 제주도에 그런 박쥐를 닮은 오름이 있다니...
예전에 ‘배트맨’이라는 영화를 본적이 있었는데 ‘박쥐’라는 캐릭터는 무척 생소한 것이었다. 하늘을 날며 ‘배트맨~’하고 소리치며 정의를 위해, 그리고 착한 이들을 위해 악과 싸우는 배트맨. 그 배트맨 처럼 바굼지오름역시 마냥 신기한 오름이다.

박쥐를 닮은 제주 오름계의 이단아
서부관광도로에 올라 대정방면으로 가다보면 멀리 산방산과 바굼지오름의 자태가 눈에 들어온다. 빼어난 곡선미의 바굼지오름은 가까이 다가갈수록 온통 바위로 둘러싸인 바위산모습을 하고 있는데 정말 오름일까하는 의문이 들만큼 위압감을 풍긴다. 지척에 다가갔을 때는 그 위용이 더욱 강하게 느껴진다.
다소 비탈진 오름을 올랐다. 오름의 윗부분은 대부분 암벽으로 이루어져 있고 아랫부분은 풀밭과 소나무, 보리수나무로 장식되어 있다.
대개 제주의 오름이라면 봉긋하게 솟은 가운데 분화구가 있는 게 일반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바굼지오름은 말 그대로 ‘박쥐의 모양을 한 오름이기에 직접 눈으로 보기 전에는 좀처럼 상상 하기조차 힘들다. 처음 바굼지오름을 보았을 때에는 그다지 ‘박쥐 모양을 한 오름’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사계리 바닷가 쪽으로 난 길을 향해 가다 고개를 살짝 돌리면 눈앞에 펼쳐진 장면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마치 박쥐가 크고 검은 날개를 펼친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끝이 보일 듯 하면서도 안 보이고, 끊긴 길인 것 같으면서도 계속 이어진 오름의 샛길은 신비한 이미지로 내내 다가온다. 가파른 길을 따라 올라가는 길은 경사가 심하고 가시나무가 많아 등반이 그리 쉬운 편은 아니다. 곳곳에 철조망도 쳐져 있지만 구불구불 이어진 길을 따라 가장 높은 곳에 다다르면 ‘우와~!’ 하고 자연스레 탄성이 흘러나온다.
세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이 오름은 바다에서 솟아오른 오름으로 동쪽과 중앙, 그리고 서쪽에 있는 세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길게 벋어 내린 서쪽 봉우리 사이에는 고갯길이 있는 데 꼭 산허리를 잘라놓은 듯 한 기분이 들게끔 한다.
동쪽에 있는 봉우리는 정상이 뾰족하고 날카로워 쉬이 사람들이 접근하기 어렵다. 오름의 북사면은 칼로 자른 듯 한 직벽으로 바라만 봐도 섬뜩한 기분일 들 정도다
정상에서면 바로 눈앞에 산방산이 우뚝 솟아 있고 그 옆으로 용머리가 자리하고 있다. 서쪽으로는 모슬개오름이, 남쪽으로 송악산과 형제섬이, 날씨가 좋은날에는 멀리 가파도와 마라도까지 볼수 가 있다. 날씨가 조금 거친 날에는 피항해온 배 들이 정박해 있는 모습이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 한다.

찾아가는길..
바굼지오름을 오르는 등산로는 두 군데가 있다. 서부관광도로에서 대정방면으로 끝까지 오면 보성이라는 마을이 나오는데 좌회전해서 대정향교방면으로 가는 골목으로 들어가는 길과 우회전해서 첫 번째 골목인 한남호텔입구 골목으로 들어가는 곳, 이두 군데가 있다. 동네 슈퍼마켓 아저씨가 적극 추천하는 한남호텔골목으로 쭉 들어 가다보면 바굼지오름 입구에 다다르게 되고 입구에 단산사라는 절이 보인다. 단산사 입구 오름길로 오르다보면 금세 바굼지 오름정상에 오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