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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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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이 품은 꼬마 한라산 ‘어승생악’

한라산이 품은 꼬마 한라산 ‘어승생악’

by 이연서 기자 2017.02.01

웅장함을 자랑하는 한라산은 바라보기만 해도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된다. 사시사철 늘 새로운 모습으로 제주도의 중심에 우뚝 서 있는 한라산 겨울은 더욱 더 신비로움이 넘친다. 더욱이 눈 내린 한라산은 겨울왕국을 방불케 한다.

그 웅장함만큼 큰 각오와 등산 장비를 갖추지 못했다면 한라산 대부분의 등반 코스들은 결코 만만치 않다. 특히 겨울철 눈 오는 날은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한라산의 비경을 가벼운 발걸음으로 오롯이 느끼고 싶다면 어리목 탐방 코스 뒤편에 자리 잡은 ‘어승생악’을 한번 올라보는 건 어떨까.
‘어승생악’은 임금이 타는 말인 어승마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명마의 생산지라고 알려져 있다. 제주도민의 식수인 어승생 수원지가 북쪽 사면에 위치해 있어 최근 맑은 물을 이야기할 때 자주 등장하는 곳이기도 하다.

제주시에서 한라산을 바라본다면 정상인 백록담보다 더욱 가까이 보이는 ‘어승생악’은 해발 1,169m로 작지 않은 존재감을 자랑한다.

한라산 중턱에 자리 잡은 ‘어승생악’은 한라산이 품은 오름, 마치 큰 산에 안겨 있는 ‘꼬마 한라산처럼 보일 것이다.

어승생악의 가장 큰 매력은 한라산의 최정상 코스인 ‘성판악’이나 ‘관음사’ 보다는 사람들의 방문에 좀 더 관대하다는 것. 코스 거리가 1.3km이며 소요시간은 왕복 1시간이 채 넘지 않는다.
등산이 쉽지 않은 사람들도 가볍게 오를 수 있으며, 오르는 길 또한 험하거나 가파르지 않다.

쉽게 정복한 산이라고 해서 정상의 아름다움이 그만큼 반비례할 것이라는 걱정은 버려두길 바란다. 어승생악은 오름으로만 봐도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제주도의 368개 오름 중 산체의 크기는 350m로 제주의 군산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오름이다.

비록 어승생악을 ‘꼬마’라고 칭했지만 한라산이 가진 아름다운 비경을 함께 품고 공유하고 있기에 감동을 선사한다. 방문객들에게 비록 힘들지 않은 길로 정상을 내주지만 자연의 관대함을 느낄 수 있기도 하다.

특히 어승생악 정상에서 사방을 둘러보면 한라산 정상을 조망할 수 있으며, 날씨가 허락하는 날에는 제주 시가지와 동쪽의 성산일출봉부터 서쪽 비양도를 볼 수 있다. 주위 오름 30여 개를 파노라마로 감상할 수 있다.

사진처럼 날씨가 좋지 않거나 눈 오는 날 방문하게 된다면 새로운 얼굴을 가지기도 한다. 사방에 수놓아진 눈꽃천국은 물론이며 몽환적인 풍경에 다시 한번 한라산의 매력에 빠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