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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오름 : 동부권

백만가지 풍광을 품고 있는 오름, 높은 오름

백만가지 풍광을 품고 있는 오름, 높은 오름

by 현광필 2008.07.31

하늘은 파랗고 구름한 점 없는 청명한 날씨다. 왠지 이곳에 오르면 봄 하늘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하여 오른 높은오름. 이름 그대로 제주 송당지역에서 가장 높은 오름이다.
높은오름을 올라보면 제주도가 천 가지 얼굴을 품고 있음에 감격하게 되고 그 벅참을 다른 이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음에 가슴 뜨끈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가오리의 말처럼 그 오름들에 나란히 서서 그들 나름대로 쌓아온 풍경을 오버랩해본다면 천 가지가 아니라 백만 가지의 풍광을 볼 수 있다.
높은오름은 구좌읍 송당리 상동 삼거리에서 성산읍 수산방향(국도 16호선)으로 조금 들어가, 도로우측의 구좌읍 공설묘지 진입로로 들어가면 쉽게 오를 수 있다.

중산간도로 (1136번도로 )와 비자림로(1112번도로) 가 만나는 송당사거리에서 수산리 쪽2.2km 지점 오른쪽에 구좌읍공설묘지 입구가 있고 이를 따라 1.3km 정도 가면 오름기슭인 공설묘지에 도착하며 정상까지는 40분정도 소요된다.
오름의 형태가 높고 크기 때문에 구좌읍 어디에서도 그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능선 또한 또렷하고 힘찬 편이다. 이 오름은 주변일대에서 유일하게 표고가 400m 이상 되는 오름으로 능선미가 선하고, 주위에 산재된 모든 오름을 압도하는 느낌을 주어 높은 오름이라 불리운다.
남동사면에서 뻗어내린 등성이가 비교적 완만하고 군데군데 바위가 박혀 있으며, 3개의 작은 봉우리로 이루어진 가운데 우묵한 원형 분화구가 패어있고 남쪽기슭에는 구좌읍 공설묘지가 조성되어 있다.
산등성이 여기저기에는 크고 작은 바위들이 있고 그 틈새에는 각종 아름다운 야생화들이 소박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그중 나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 것은 마치 짧았던 봄을 아쉬워 하듯 곱게 피워난 각시붓과 제비꽃 그리고 민들래.
특히 각시붓 꽃는 높은 오름에서 날 처음으로 반갑게 맞이 해준 참 고운 야생화다, 이름처럼 붓꼿 종류들 가운데 키가 가장 작고 갓 시집온 새색시처럼 귀엽고 예쁘게 생겼다. 약 10~ 30cm 정도 자라며 가장자리 윗부분에 잔돌기가 있고 뒷면은 분백색이다.
높은 오름은 표고(400m)가 높기 때문에 정상에서는 사방을 시원스레 조망할 수 있으며, 특히 다랑쉬, 거미오름, 백약이로 이어지는 북~동~남쪽의 조망은 예술의 경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높은 오름과 함께 환상적인 조망을 이루고 있는 다랑쉬 오름 역시 대체로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는 오름인데 특히 정상에서의 경관이 뛰어나 이 두 오름은 행글라이더와 패러글라이딩 장소로 많이 이용된다. 구좌읍 오름들 중 그 위용만을 따진다면 송당리의 높은오름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다랑쉬 오름은 계절에 맞춰 피어나는 각종 들꽃과 산상등성이에 자생하는 이름 모를 나무들 그리고 잘 다져진 산상의 풀밭이 정겨움을 주지만 제주 4.3의 아픔을 대변 하는 곳이기도 하다.

<오름>
오름 이란 제주섬 전역에 산재해 있는 기생화산구(寄生火山丘)를 말한다. 즉, 오름의 어원은 자그마한 산을 말하는 제주도 방언으로서 한라산체의 산록상에서 만들어진 개개의 분화구를 갖고 있는 소화산체를 의미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분)화구를 갖고 있고, 내용물이 화산쇄설물로 이뤄져 있으며 화산구의 형태를 갖추고 있는 것을 일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