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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오름 : 동부권

용이 누웠던 자리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 용눈이 오름'

용이 누웠던 자리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 용눈이 오름'

by 현광필 2008.10.07

오름에 오르면 동쪽 해안으로 불어오는 바람을 온몸 가득 안아보자....
눈이 시리도록 쳐다보고 있으며 아스라이 사라져 버리는 세상의 시름을 느낄 수 있다.
제주가 주는 멋은‘딱 이것이다’라고 표현하기가 어렵다.
바다에 가면 다른 지방의 그것과 차별되는... 산을 가더라도 나름대로의 멋이 있다. 그런데 산도 아니고, 바다도 아닌 정말 제주만의 것이 있다. 오름이다.
산이나 바다는 뭍사람들 곁에 존재하는 것일지 몰라도 오름은 오직 제주 사람 곁에만 머물러 있다.
오름에는 한라산이 주지 못하는 감칠맛이 있다. 뭍사람들은 한라산을 아주 쉽게 오른다. 단숨에 한라산에 올라 남한의 최고봉을 밟았다는 사실에 만족한다.
그렇지만 제주를 진정 느끼려면 오름을 올라야 한다. 한라산이 주지 못한, 아니 한라산이 줄 수 없는 그 무엇인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제주의 오름은 마을 뒷동산과 같은 평범한 언덕이 아니다. 지천으로 깔려 있는 제주의 오름들은 제주 역사의 산증인이요..피맺힌 한이 서려 있는 곳이다.
오름은 누구라도 온몸으로 감싸 안는다. 오름의 온유함은 나그네의 발길을 붙잡는 정겨운 속삭임이다
제주시 구좌읍은 유별나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오름이 집단적으로 봉긋봉긋 솟아 있는게 마치 사막 한가운데 모래언덕을 보는 것처럼 이국적이기 까지 하다.
구좌읍 일대를 ‘오름의 왕국’이라 부르는 이유가 가슴에 와닿는다.
중산간도로(1136번)와 비자림로 (1112번) 가 만나는 송당사거리 에서 수산리 방향으로 5km 지점 삼거리에서 종달리 쪽으오 1.0KM가면 오름 표지석이 보인다
정상까지는 20분 정도 소요되며 용눈이 오름의 남쪽 비탈에 연한 1136번 도로의 제주시 . 서귀포시 경계 지점에서도 오를수 있다.
용이 누웠던 자리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용눈이 오름이라한다. 용눈이 오름은 남북으로 비스듬히 누워 있는 형상이다. 여러 가닥의 등성이가 부cot살처럼 흘러내려 있는데 등성이마다 봉우리가 봉곳 봉곳 나 있고 등성이 사이사이에는 연초록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 풀밭들이 들어앉아 있다.
등성이를 따라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면 저절로 콧노래가 흥얼거려진다.
용눈이오름의 매력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일단 누구나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는 낮은 오름이고 올록볼록 아기자기한 산세만으로도 오르기전 부터 두 눈에 즐거움을 안겨준다.
가볍게 오름을 다 오르면 또 다른 세상이 정상에 펼쳐진다. 아래에서는 전혀 상상할 수도 없는 감춰진 굼부리와 톡톡 만져주고 싶은 알오름들이 시야에 잡힌다.
굼부리 둘레에는 세개의 봉우리가 둘러서 있는데 북동쪽 것이 정상봉이다.
또하나 소개하자면 작고 앙증맞은 들꽃들의 향연이다. 마치 오름을 휘감은 초록양탄에 작고 귀여운 풀꽃들이 무수히 펼쳐져 수를 놓은 것처럼.
오름을 닮아 작고 앙증맞은 야생초를 만나는 것은 오름을 오르는 이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정상에 서면 제주의 동쪽 해안인 성산 일출봉과 우도, 중산간 일대의 아름다운 면모를 감상할 수 있다.
동사면은 남동향 으로 얕게 벌어진 말굽형을 이루며 남서면이 흘러내린 쪽엔 곱다랗게 생긴 알 오름이 딸려 있다. 위가 오목하게 패어 들어간 것이 엄마 품속처럼 포근해 보인다.
산위에 감춰진 굼부리 둘레에는 세 봉우리가 둘러서 있는데 북동쪽 것이 정상봉이고 그 보다 펑퍼짐한 것은 남봉이다. 어미 굼부리가 세 쌍둥이의 굼부리들을 푸근하게 품고 있는 것이다. 새끼 굼부리들이 어미 품속에 안겨 살짝 미소짓는 모습이다..

서사면 기슭에는 정상부가 주발모양으로 오목하게 패여 있는 아담한 기생화산과 원추형 기생화산인 알오름 2개가 딸려 있어 용눈이오름은 여러 종류의 화구로 이루어진 복합형 화산체라고 할 수 있다.
오름 기슭자락에는 따라비나 둔지봉, 서검은오름의 주변과 같이 용암암설류(olcanic debric flow)의 언덕이 산재해 있는데 이는 용눈이 화산체가 형성된 뒤 용암류(熔岩流)의 유출에 의해 산정의 화구륜 일부가 파괴되면서 용암류와 암께 흘러내린 토사가 이동, 퇴적된 것이다.
오름의 포인트는 한라산에서처럼 정복을 위해 나서지 말라는 것이다. 오름은 정복하는데 맛이 있는 것이 아니라 느끼면서 자기화 내지 오름과의 동질화에 있다는 사실이다. 천천히 즈려 밟아 가다보면 아름다움에 푹 빠진다.
오 름은 작다. 그래서일까. 오름에는 정말 작은 것이 아름답다. 숱하게 아름다운 작은 것들이 있다. 산담을 두른 무덤군을 지나면 발아래 야생화들이 펼쳐진다.
모르는 들꽃들이 널려 있으나 중요한 사실은 이름을 알든 모르든 허리를 낮춘 사람에게만 들꽃들은 자신을 보여준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