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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오름 : 동부권

제주여행코스를 추천하다Ⅴ‘지미봉과 함께’

제주여행코스를 추천하다Ⅴ‘지미봉과 함께’

by 전선견 객원기자 2015.04.30

성산일출봉과 우도가 시원하게 한 눈에 보이는 '지미봉'
제주도 사계절 중 가장 아름다운 계절인 봄이다. 살랑살랑 꽃향기와 함께 불어오는 따뜻하고 향긋한 바람을 맞으며 제주 곳곳을 누비기엔 더할나위 없는 계절.

봄이 왔음을 가장 유난스럽게 알리는 꽃인 벚꽃이 지고, 오래도록 화사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유채꽃고 하나 둘 빛을 바래갈 무렵 가장 먼저 해가 뜨는 마을인 성산을 찾았다.

이번 코스는 따뜻한 봄바람을 따라 천천히 걸어보고자 지미오름 - 종달해안도로 - 성산일출봉&광치기해안 - 산포식당 - 커피박물관 '바움'으로 눈도 즐겁고, 발걸음도 가벼우면서 입까지 즐거운 코스로 정했다.
지미봉(지미오름)은 우도 맞은편 해안에 솟아 있는 해발 166m의 오름인데, 오름 등산로 입구가 해안가에 있어 이 높이 모두를 올라야 지미봉 정상에 설 수 있는 오름이다.

지미봉에 다녀온 대부분의 사람들은 낮지만 너무 힘든 오름 또는 낮아서 좋은 오름이라고 말하곤 한다. 그 이유는 분명 높지 않은 오름이지만 가파른 탐방로 때문이다.

평소 운동량이 많아 체력이 좋은 사람, 소위 말하는 오름꾼들에게는 낮아서 좋은 오름, 그렇지 않은 일반 사람들에게는 낮아 보이지만 너무 힘든 오름이 되는 것이다. 필자는 후자에 속한다. 계단과 오르막이 계속해서 이어져 남들은 20분 만에 오르는 정상을 40분 만에 올랐지만 감사하게도 중간 중간 쉬어갈 수 있는 벤치가 있어 편안하게 쉬면서 오를 수 있었다.
힘겹게 오른 지미봉 정상은 지친 몸을 위로라도 해주는 듯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사방이 확 트인 정상의 동쪽에는 우도와 성산일출봉이 시원하게 보이고, 날씨가 좋을 때에는 북서쪽으로 우뚝우뚝 솟은 오름군과 그 뒤쪽에는 한라산이 웅장한 자태로 서 있었다.

따스한 햇살 속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앉아 있다 천천히 다시 내려와 성산일출봉으로 이어진 종달해안도로를 걷기 시작했다. 좁고 길게 이어진 해안도로에는 오징어를 말리는 풍경이 아주 이색적이다.

시원한 바닷바람과 잔잔한 파도소리를 들으며 걷다보니 어느덧 눈 앞에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성산일출봉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지미봉을 오른 후여서 성산일출봉은 그저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성산일출봉 주변을 잠시 둘러본 후 출출해진 뱃속을 달래기 위해 음식이 깔끔하고 맛있다고 소문난 산포식당을 찾았다. 이 식당에는 해물뚝배기와 갈치국이 유명하다고 들었지만, 역시 조금이라도 더워지면 물회만한 음식이 없다.

한치물회를 먹고 싶었지만, 자리물회뿐이라 자리물회를 시켰다. 잠시 후 찬이 나오는데, 생선과 함께 깔끔한 나물반찬이 상에 올라왔다. 역시 소문난 식당은 이유가 있었다. 보기에도 좋고, 맛도 좋고, 서비스까지 좋다.

기분 좋게 배를 채운 뒤 10분 거리에 위치한 커피박물관 바움으로 향했다.
자연과 잘 어우러진 박물관에는 로스터기와 다양한 모양의 글라인더 그리고 고급스러운 찻잔들이 진열되어 있다. 박물관에는 입장료가 없는 대신 1인 1잔의 음료를 구입해야 한다. 박물관 가득한 커피향은 하루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 주기에 충분했다.
전선견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