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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오름 : 동부권

제주여행코스를 추천하다 ‘따라비오름과 함께’

제주여행코스를 추천하다 ‘따라비오름과 함께’

by 전선견 객원기자 2015.10.14

오름의 여왕, 황금빛 억새가 만발한 따라비오름
억새는 불어오는 바람에 온 몸을 맡긴 채 하늘하늘, 그렇게 흔들리는 억새를 따라 천천히 걷다보니 어느덧 가을의 한 가운데쯤 서 있다.

제주에서 가을을 만끽하기에는 오름만 한 곳이 없다. 그 중에서도 가을이면 항상 머릿속을 휘젓고 다니는 따라비오름의 그 아름다운 곡선과 휘날리는 억새는 또다시 그곳으로 발걸음을 향하게 한다.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 자리 잡은 따라비오름은 억새가 오름 전체를 뒤덮고 있어 가을에 가볼만 한 오름으로 유명하다.
따라비오름을 올라가는 길은 입구에서 왼쪽으로 한 곳, 오른쪽으로 한 곳 이렇게 두 군데가 있는데 왼쪽으로는 계단으로 조성되어 있고, 오른쪽은 흙길로 탐방로가 조성됐다. 이 날은 계단을 오르기가 힘들어 오른쪽 탐방로로 정상까지 가는 코스를 선택했다.

따라비오름의 높이는 342m, 실제 오르는 높이는 100m 가 조금 넘는다. 다양한 각도로 사진도 찍고, 천천히 한 바퀴 돌고 내려오는 데 2시간이면 충분하다.

따라비란 이름의 유래는 '땅할아버지' 에서 나온 것이 가장 설득력이 있다고 전해지는데, 주변에 모지(어머니)오름, 장자(큰아들)오름, 새끼오름이 모여 있어 따래비(땅하래비)오름이 가장 격이라 하여 '따애비'라 불리던 것이 '따래비'로 와전된 것이라 한다.
따라비오름은 정석비행장 남쪽 가시리 사거리에서 성읍 방향으로 100m쯤 가면 좌측으로 시멘트 포장된 농로가 보이는데, 그 농로 앞에는 '따라비오름 가는 길'이라는 작은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그 길을 따라 계속 들어가다 보면 왼쪽에 따라비오름 주차장이 있고, 입구를 바로 찾을 수 있다.

따라비 오름은 체력이 최하수준인 사람도 큰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는 오름으로 탐방로는 나무계단으로 아주 관리가 잘 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위험하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정상에 도착하면 밑에서 보던 것과는 딴판으로 움푹 들어간 3개의 분화구를 만날 수 있으며, 분화구를 따라 이어진 아름다운 곡선 위를 뒤덮은 억새의 화려한 몸짓을 마음껏 느낄 수 있다.

오름의 곡선미는 용눈이오름을 최고로 치지만, 따라비오름도 만만치 않은 풍광을 뽐내고 있다. 신기하게도 굼부리가 셋이고, 그것을 감싸는 능선이 오밀조밀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고 있어 마음마저 둥글둥글 해지는 듯하다.

억새 덕분인지 이맘때쯤이면 따라비오름으로 향하는 사람들로 주차장도 가득차고, 오름 위에서도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마주쳐오는 사람들과 정답게 인사도 나누며, 어디선가 들려오는 아름다운 기타소리에 어깨를 들썩이기도 하는 한가로운 풍경이 이어진다.
살랑살랑 바람에 몸을 던진 채 흔들거리는 억새와도 인사를 나누고 내려오는 길, 가을이 좀 더 천천히 지나가 이 여유로운 마음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다는 생각이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