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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오름 : 동부권

제주여행코스를 추천하다 ‘원당봉’

제주여행코스를 추천하다 ‘원당봉’

by 전선견 객원기자 2015.12.09

삼양 바다가 한눈에 시원하게 펼쳐지는 ‘
서서히 가을과 작별하려 준비하던 중 너무 성급하게 휘몰아 닥친 첫눈에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갈팡질팡하던 11월이 끝나고 비로소 하늘을 가득 메운 구름사이로 흰 모자를 눌러쓴 한라산을 질릴 정도로 볼 수 있는 겨울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봄과 가을이 등산하기에 가장 적당한 계절이지만, 겨울 산행은 그 어느 계절보다도 큰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아직은 등산화에 아이젠을 차고 눈사람처럼 옷을 껴입는 산행은 할 수 없는 날씨지만, 오름 정상에 올라 눈 덮인 한라산 정상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겨울이 왔음을 실감할 수 있다.
사실 이번에는 서쪽 끝으로 가보려고 열심히 코스를 정했었지만, 갑작스런 비 소식에 멀리 나간다 해도 확 트인 풍경과 눈 덮인 한라산 정상을 보기는 힘들 것 같아 제주시에서 가까운 삼양의 ‘으로 향했다.

삼양해수욕장에서 포구를 지난 곳에 위치한 ‘은 원나라 때 이 오름 중턱에 원나라의 당인 원당(元堂)이 있어서 (오름), 조선시대 때 원당 봉수가 세워진 데서 망오름, 삼양동에 있어서 삼양봉, 3개의 능선에 7개의 봉우리가 이어져 있어 원당칠봉(일명 삼첩칠봉)이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또 보물 제1187호로 지정된 불탑사 5층석탑이 있는 불탑사 그리고 원당사·문강사가 있고, 오름을 한 바퀴 돌 수 있게 산책로가 마련되어 아침저녁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오름이다. 특이하게도 의 분화구가 있는 곳에는 문강사가 세워져 있고, 이곳이 예전에는 논밭으로 이용되었다고 한다.

의 면적은 633,286㎡, 둘레는 3,411m, 높이는 170.7m(비고 120m)이지만, 문강사가 있는 분화구까지 차로 올라갈 수 있어 편안하게 둘레길만 산책하면 된다. 문강사가 있는 곳에 도착하면 산책로를 걸을 수 있는 길이 두 군데가 나오는데, 길이 이어져 있어 어느 입구로 가든지 다시 도착하는 곳은 문강사다.

간단한 체육시설도 있고, 걷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은 오름이라 마을 주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오름이 높진 않지만, 걷다보면 소나무 사이로 넓게 바다가 펼쳐져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처음 오를 때는 경사가 조금 심해 힘들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지만, 초소가 있는 곳까지만 올라가면 그 뒤로는 아주 편하게 걸을 수 있으며 한 바퀴를 다 돌고 난 뒤에는 ‘왜 이렇게 짧아?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단시간에 산책을 마칠 수 있는 오름이다. 한 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15분~20분 정도다.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면, 입구에서부터 올라오다 보면 왼쪽으로 빠지는 길에 ‘불탑사가 위치하고 있는데, 이곳에는 1300년(충렬왕 26)에 원나라 순황제가 황태자를 얻기 위해 축조했다고 전해져 오는 제주도내 유일한 불탑인 불탑사오층석탑이 있다. 현재 보물 제1187호 지정된 오층석탑은 1층의 기단과 5층의 몸돌이 심하게 좁아진 특이한 양식으로 만들어져 있다고 설명되어 있다. 또한 석탑이 세워졌던 원당사는 세 번의 화재로 소실됐지만, 석탑만은 원형대로 남아 있다고 한다.

제주올레 18코스인 산지천~조천까지 이어진 길에 위치한 곳이라 올레길 여행을 할 때도 한 번 들려보면 좋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