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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오름 : 동부권

제주여행코스를 추천하다 ‘남송악(남송이오름)’

제주여행코스를 추천하다 ‘남송악(남송이오름)’

by 전선견 객원기자 2015.12.30

산방산과 최남단 마라도까지 시원하게 보이는 ’
2015년이 오늘까지 딱 이틀 남았다. 유난히도 따뜻했던 지난 크리스마스, 다가올 2016년을 알차게 계획하기 전 생각 정리를 위해 무작정 길을 나섰다.

시원하게 트인 도로 위를 무작정 달리다 오설록으로 향하는 길로 빠졌다. 눈이 정화될 만큼 푸른 초록색이 그리웠던 모양이다. 오설록 주변은 온통 녹차밭으로 바뀌어 있었고, 평소엔 잘 보이지 않았던 오름이 눈에 들어왔는데 그곳이 바로 ')'이다.

은 제주도 오름 중 개발의 흔적을 가장 많이 느낄 수 있는 오름으로 최근 신화역사공원 조성으로 조용할 날이 없는 지역의 한 편에 위치해 있다.

개발이 되기 전엔 온통 곶자왈로 둘러싸여 있던 은 한경-안덕곶자왈의 한 축인 월림-신평용암류를 분출한 도너리오름에 인접해 있어 마치 곶자왈의 바다 속에 떠 있는 듯 우뚝 솟은 모습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주변 개발로 인해 초록 숲 보다는 파헤쳐진 땅들과 큰 건물들이 듬성듬성 서 있는 광경만을 볼 수 있을 뿐이다.
이 오름은 '남소로기'라고도 부르는데, 옛날 오름 남쪽 비탈에 소나무 숲이 울창하다하여 붙였다는 南松岳), 오름의 지형지세가 날개 편 소로기솔개)를 닮은 데서 비롯됐다는 설 등이 있다. 북쪽 알오름은 제주어의 꼬리를 의미하는 '촐리'를 붙여 소로기촐리라 하고 남쪽의 본체는 그것과 구분, 남소로기로 명명했을 수도 있다고 추측하는 말도 있다.

의 형태는 북서쪽으로 터진 대형 말굽형 분화구를 주축으로 북측 능선 허리에 형성된 원형분화구와 그 북쪽에 소로기촐리로 구성된 복합화산체로 비교적 높은 오름에 속한다고 한다. 비고가 139m로 368개 오름 가운데 35번째로 높다고도 한다.
높은 오름이지만, 정상까지 오르는 시간은 15분이면 충분하다. 양 옆으로 소나무가 빼곡하고 타이어매트와 목재계단을 적절히 섞어 걷기 편하게 개설된 탐방로를 따라 올라가면 금방 전망대가 있는 정상에 도착하게 된다.
비록 개발의 흔적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될지언정 멀리 바다 쪽으로 보이는 경관은 일품이다. 언제나 당당한 풍채의 산방산과 왼쪽으로는 월라봉과 군산 등이 이어지고, 오른쪽으로는 단산·송악산 뒤로 가파도와 마라도까지 눈에 들어온다.

이 오름의 분화구는 독특하게도 정상에 위치하지 않고, 정상을 지나 내려가는 길에 위치해 있는데, 이 길로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서 그런지 한참동안 길을 찾지 못하다가 낡은 나무계단을 발견했다. 이곳으로 내려가면 다시 입구가 나오려니 생각하며 험한 길도 마다 않고 내려갔지만, 그곳이 바로 분화구였던 것이다. 분화구에는 큰 평상이 있어 날씨가 좋을 때는 잠시 쉬어가도 좋을 것 같았다.
내려가는 길은 이 분화구에서 올라와서 왼쪽 길을 따라가면 처음 입구에서 두 갈래로 나뉘었던 길로 이어진다. 대부분의 탐방객들은 정상까지만 갔다가 다시 그 길로 되돌아가는 길을 택하는지, 정상을 지나서 부터는 사람 발자국을 찾기가 어려웠다.

가볍게 오름을 오를 생각으로 을 찾는다면, 정상까지 갔다가 왔던 길로 되돌아가는 것을 추천한다. 혹시 분화구를 보고 싶다면 여자 혼자 보다는 둘 이상이나 남자와 함께 가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