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이미지

오름

오름

제주여행코스를 추천하다 ‘거슨세미오름’

제주여행코스를 추천하다 ‘거슨세미오름’

by 전선견 객원기자 2016.03.02

거꾸로 거슬러오르는 샘이 있는
한라산 쪽으로 물이 거슬러 올라간다 하여 ''이라 불리는 이 오름에서는 동쪽 오름군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특별한 오름이다.

제주시에서 번영로를 따라 표선으로 향하다 대천동 사거리에서 송당을 연결하는 1112번 도로로 진입해 약 2.3km 지점에 안돌오름, 밧돌오름과 함께 표지판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표지판을 따라 들어가면 바로 주차장이 나온다.

원래는 이 주차장에서부터 오름으로 가는 길이 연결되어 있는데, 주차장을 발견하지 못해 더 안으로 들어간 뒤에야 다른 입구를 발견해 오를 수 있었다.
은 서쪽방향으로 크게 벌어진 말굽형 화산체로서 서쪽기슭에는 거슨세미라 부르는 샘이 있는데, 샘(용천)의 방향이 일반적으로 하류의 바다방향이 아닌 한라산 쪽으로 흘러나온다 하여 逆泉(역천) 또는 逆水(역수)의 의미로 거스른 방향의 샘 즉, 거슨세미라 불린다고 전해진다.

도내의 기생화산체 중에는 이렇게 화구상에서의 거스른 샘이 몇몇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1개의 화산체상에서 집수된 독립된 상위 지하수체가 스코리아(scoria)층의 하부를 받치고 있는 용암에 의해 하방침투가 안되어 용암의 노두를 따라 용천하는 경우라고 설명하고 있다.

은 전사면으로 삼나무가 주종을 이루는 잡목숲을 이루고 있고, 동쪽 사면에 골이 패인 곳에는 돌담이 둘러진 여러 개의 묘가 있고, 군데군데 찔레덤불이 우거져 있어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정상까지 20분이면 충분할만큼 비교적 낮은 오름이지만, 주변이 여러 오름들로 둘러싸여 동쪽에 위치한 오름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자리에 위치해 있다.

정상에 오르면 바로 옆에 위치한 안돌오름과 밧돌오름이 나란히 솟아 있고, 아부오름과 다랑쉬오름, 톧오름 그리고 저 멀리 성산일출봉까지 아주 시원하게 뚫려 있으며, 서쪽으로는 웅장한 자태로 뻗어 나온 한라산이 포근히 감싸 안는 듯이 둘러있어 답답한 마음을 달래기엔 최적의 장소임에 틀림없다.
탐방로도 많이 가파르지 않고 완만한 편이라 남녀노소 누구나 가볍게 오를 수 있긴 하지만, 샘이 있는 곳으로 향하는 길에 군데군데 말발굽 모양의 철사가 튀어나와 항상 주의해야 한다.

그렇게 조심조심 내려오다 보면 산 기슭에 한라산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샘을 만날 수 있는데, 이곳이 바로 거슨세미 물이다. 날씨가 맑은 날은 호수에 나뭇가지가 비쳐 아련한 느낌의 호수로 변하곤 한다.

동쪽에 밀집된 오름군 중 가장 많고 다양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을 다녀온 후 가끔 마음이 답답할 때마다 상상할 수 있는 풍경이 하나 더 생긴 것 같아 마음이 한결 더 편안해져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