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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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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행코스를 추천하다 ‘납읍난대림지대’

제주여행코스를 추천하다 ‘납읍난대림지대’

by 전선견 객원기자 2016.07.13

날 것의 자연이 살아 숨쉬는 '(금산공원)'
지난 며칠간 쏟아져 내린 비로 제주도 곳곳에 분포한 숲의 향기는 더욱 짙어지고 있다. 날씨가 너무 더운 날에는 너무나도 따가운 햇살 때문에 오름을 오르기 힘들지만, 비가 오는 날에는 사고 위험으로 오름을 오르기가 겁이 나기도 한다. 이에 이번에는 오름이 아닌 숲으로 향했다.

비가 오는 날의 숲은 대지의 모든 생명이 새록새록 활기를 띄며 더욱 진한 흙냄새와 풀의 향기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어 더욱 좋은 산책코스가 되곤 하는데, 이번 탐방은 날 것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로 다녀왔다.
제주시 애월읍 납읍리에 위치한 (금산공원)는 면적 33,980㎡ 전체가 천연기념물 제375호로 지정된 서쪽 평지에 남아있는 유일한 상록활엽수림이다. 이 지대에는 종가시나무, 후박나무, 생달나무, 참식나무, 아왜나무, 동백나무 및 모밀잣밤나무 등의 교목들이 위층을 형성하고 있으며, 밑에는 바위덩어리가 지면을 덮고 있고, 사이사이에는 밤일엽과 쇠고사리류의 군총이 형성되어 있는 아주 깊고도 인공적이지 않은 숲이다.

이곳은 자연림의 원형을 보존하고 있는 표본지역으로 원식생 연구에 기초적인 자료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학술자원으로서 가치가 아주 높아 문화재보호법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에서 수목가지의 절취, 식물 채취 행위 및 야생동물의 포획 등 자연을 손상시키는 행위는 일체 금지되고 있다.
입구는 납읍초등학교 바로 옆에 있어 찾기도 쉽고, 날 것의 자연 그대로인 곳이긴 하나 너무 인공적이지 않은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다녀올 수 있다. 천천히 자연을 만끽하며 걸어도 30분이면 충분히 왕복이 가능한 숲이다.

처음 시작하는 곳에 높은 계단이 있어 힘들어 보이긴 하나 일단 그 계단만 올라오면 그 다음부터는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신선한 공기에 취하고, 높은 하늘을 가린 멋진 나무들을 보는데 정신이 팔려 힘든 지도 모르고 걷게 될 것이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또 초등학교가 바로 옆이라 그런지 곳곳에 학생들이 지은 예쁜 시들이 전시되어 있어 하나씩 읽어 나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다만, 장마기간이라 그런 것인지 작정하고 달려드는 작고 강력한 모기들 때문에 잠깐도 서 있을 겨를이 없지만 이 또한 깊은 숲에서만 누릴 수 있는 몸부림이 아닐까.
숲이 시작되는 곳에서부터 마시던 공기와 비가 온 뒤라 더욱 진한 숲의 향기가 자꾸만 이곳에 머물고 싶게 만들기도 했지만, 너무 오래 머물다간 피가 바닥이나 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아쉬움을 뒤로한 채 일상으로 나올 수 있었다. 저 깊은 산속의 공기를 캡슐에 담아두고 일상이 지칠 때 잠깐씩 꺼내서 한 모금씩 마실 수 있으면 참 좋겠다.
전선견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