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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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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행코스를 추천하다 '느지리오름'

제주여행코스를 추천하다 '느지리오름'

by 전선견 객원기자 2017.08.16

한 여름에도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는 ‘느지리오름’
간만에 퍼부은 빗줄기가 유난히 뜨겁던 여름이 곧 끝나가고 있음을 암시한다. 갑자기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조금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계절이 변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인 것 같다.

아직까지 오름을 오르기엔 더울지도 모르지만 한 여름 잠시 얼굴을 적시는 땀방울은 바다로 뛰어들게 만드는 촉매제 역할을 하지 않을까. 그래서 오늘은 바다와 가까운 곳에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느지리오름을 소개하고자 한다.
한림읍에 위치한 느지리오름은 제주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협재해수욕장에서 자가용으로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느조리오름, 망오름, 만조악(晩早岳) 등 여러 별칭이 있는 느지리오름은 높이 225m, 둘레 2,609m, 총면적 33만 2844㎡ 규모의 기생 화산이다.

이 오름에는 3개의 봉우리와 깔때기 모양으로 움푹 팬 2개의 분화구(큰암메와 작은암메)가 있는데, 큰 분화구 안에는 해송, 상수리나무, 보리수나무, 자귀나무 등이 빽빽하게 우거져 있다.
오름으로 오르는 코스는 여러 갈래가 있는데, 전망대가 있는 곳으로 바로 향하는 코스를 선택하면 왕복에 30분이면 충분할 만큼 낮다. 30분이란 시간으론 부족할 것 같으면 조금 돌아서 오르는 코스를 선택할 수도 있지만 요즘처럼 무더운 날씨에는 가장 짧은 코스로 왕복하는 길을 추천한다.

여름에 오름을 오르다보면 날씨 때문인지 관리가 원활하지 못한 곳이 종종 보이는데, 이 오름은 비교적 정리가 잘 되어 있다. 처음 오르는 길은 새롭게 길이 포장되어 가파른 오르막도 미끄럽지 않게 걸을 수 있다. 처음 갈래 길이 나오는 곳부터 비포장 길이 이어지는데, 포슬포슬한 야자매트 깔려 비 오는 날도 쉽게 올라갈 수 있다.
깔끔하게 포장된 길과 비포장 길을 지나면 계단이 나오는데, 계단을 지나고 나면 바로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에 오르면 서쪽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뽐내는 비양도가 아주 가깝게 펼쳐지며, 주변에 봉긋 솟아오른 오름들과 한라산까지 다양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날은 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날로 멋진 한라산과 에메랄드빛 바다에 떠있는 비양도의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뿌연 안개 속에서 살짝 모습을 드러낸 비양도의 모습을 감상하기엔 충분했다.

느지리오름은 낮은 오름이라 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고 탐방로도 비교적 잘 정돈 되어 있지만, 어떤 여행지든 혼자가면 위험할 수 있으니 여성이라면 특히 두 명 이상은 함께 등반할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