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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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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풍경이 정상까지 함께 오른다 ‘다랑쉬오름’

바람과 풍경이 정상까지 함께 오른다 ‘다랑쉬오름’

by 제주교차로 2018.10.25

4.3의 아픔과 풍경의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다랑쉬오름’
제주의 동부권 오름을 대표하는 다랑쉬오름은 규모 자체만으로도 위엄을 자랑한다. 다랑쉬오름은 동부권 남서쪽의 ‘높은오름’(표고 405m) 다음으로 높다(표고 382m). 오름 밑지름이 1,000여 미터에 이르고 전체 둘레가 3,400여 미터나 되는 넓고 높은 오름이다. 오름 위에는 깔대기 모양의 넓고 깊게 펜 굼부리가 있는데, 바깥둘레가 1,500여 미터이고 깊이가 백록담과 비슷한 110여 미터라고 한다.

오름의 외형은 둥글면서 몹시 가파른 비탈을 이루고 있다. 오름 허리까지는 삼나무, 편백나무, 해송 등이 조립돼 있고 꼭대기에는 억새, 절굿대, 가시쑥부쟁이 등이 자라고 있다.
다랑쉬라는 명칭 자체가 굉장히 이국적이라 단어 자체만으로 사실상 의미를 유추해내기가 어렵다. 굼부리가 달처럼 둥글게 보인다는데서 ‘도랑쉬오름’이라 했다는 말은 민간어원설로 믿을 수 없다. 한자 차용 표기가 아닌 순수 우리말 ‘다랑쉬오름’ 또는 ‘도랑쉬오름’이 원래 이름이다.

다랑쉬오름은 ‘비자림’과 ‘용눈이오름’ 사이에 우뚝 솟아 있다. 혹여 다랑쉬오름의 높이가 만만해보이지 않아 오르기를 주저한다면, 망설이지말고 한번 올라보길 바란다. 결코 쉬운 높이는 아니지만 바람과 풍경이 정상의 길까지 함께 하기에 오를만한 가치가 있다. 비록 오르막이 힘들지만 함께 오르는 풍경들이 벗이 돼주며 바람은 얼굴을 쓰다듬어준다.
다랑쉬오름은 동부권의 아름다움을 아우르고 있지만 그 아름다움만큼 아픔을 가진 곳이다. 4.3사건 당시 오름 아래 있던 다랑쉬동굴에서 아이들이 포함된 11명이 희생되었고, 20여 가구의 다랑쉬마을이 사라져버렸다.

아픈 역사를 가진 곳이지만 많은 이들이 찾아오면서 탐방로는 물론 둘레길까지 오름의 매력을 다각도로 볼 수 있다.

이전에 다랑쉬오름에 오르려면 패러글라이딩을 하던 사람들이 오르던 길을 이용해야 했는데 무척이나 가팔랐다. 최근에는 등산로가 정비되어 수월하게 오를 수 있게 됐다. 해질 무렵 오름 정상에서 바라보는, 석양에 담긴 한라산과 주변 오름들의 조화는 신비로움 그 자체이다.

다랑쉬오름에 올라서면 한라산, 오름, 바다 등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마치 품에 안기는 느낌이다. 분화구 초입에서 보이는 우도, 성산일출봉, 지미봉, 용눈이오름, 아끈다랑쉬오름 등의 경관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또한 한라산과 오름 군락들, 그리고 사방으로 펼쳐진 제주의 모습은 감탄을 자아낸다. 무엇보다 가장 가까이에 보이는 아끈다랑쉬오름은 다랑쉬오름의 위엄을 대신 증명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