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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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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의 황금물결 일렁이는 ‘산굼부리’

억새의 황금물결 일렁이는 ‘산굼부리’

by 제주교차로 2018.11.01

한라산 배경으로 펼쳐지는 억새의 향연 ‘산굼부리’
가을이 깊어질수록 억새는 황금색으로 무르익으며 농후함을 뽐낸다. 억새가 바람의 방향에 몸을 맡기듯 제주의 관광객들 역시 가을의 억새를 보기 위해 ‘억새’ 명소를 찾는다.

가을에 아름다움의 진가를 발휘하는 억새는 이름모를 길가에 군락을 이뤄도 시선을 사로잡지만 좀더 촘촘하게 오밀조밀 군락을 이룬 ‘산굼부리’의 억새는 더욱 더 아름다워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산굼부리에는 구상나무길 등을 비롯해 다양한 탐방로와 포토스팟이 있지만, 가을의 산굼부리에는 억새가 단연 주인공이다. 억새가 아름답게 군락을 이루고 있는 산굼부리는 작은 바람에도 억새가 만들어내는 황금물결이 일렁이는 장관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

산굼부리의 탐방로는 대체적으로 완만한 오르막길이라 노약자나 어린이들도 쉽게 탐방이 가능하며 곳곳에 먹거리나 전시들도 볼 수 있어 타오름들에 비해 콘텐츠가 풍부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한라산을 배경으로 억새를 볼 수 있어 한 폭의 그림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산굼부리의 ‘굼부리’는 화산체의 분화구를 가리키는 제주말이다. 산굼부리란 ‘산신의 주둥이’ 또는 ‘산신이 생기다’란 뜻이 있는 말로도 해석되고 있으며 그 어원은 산의 곰볼이다. 여기에는 옥황상제의 셋째공주와 한별이라는 별과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대부분의 오름이 저마다 어울리는 형태의 굼부리를 가지는데 그것은 아득한 옛날 두꺼운 지각을 뚫고 나와 제주섬에 자리잡은 숨구멍이었다고 한다. 그 가운데 산굼부리는 가진 덩치에 비해 대형의 화구를 가진 특이한 형태이다. 어떻게 보면 몸뚱이는 없고 ○○○만 벌려 있는 것 같은 기이한 기생화산이다. 드넓은 들판 한 가운데가 푹 꺼져 들어간 커다란 구렁의 실제 바닥은 주변의 평지보다 100미터 가량이나 낮게 내려앉아 있다. 이렇게 희한하게 생긴 기생화산은 학술적 가치로나 관광자원으로서 그 가치가 뛰어나며 국내에서 하나밖에 없다는 마르(Maar)(마르란 화구 둘레가 고리처럼 둥글게 생긴 낮은 언덕으로 둘러싸인 폭렬화구)형 화구이기 때문에 세계적으로도 흔하지 않은 형태이다.
산굼부리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분화구 식물원이기도 하다. 상록, 낙엽, 활, 침엽의 난대성, 온대성에 겨울딸기, 자생란 등 희귀식물들이 한 울타리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 특이한 것은 식생에 있어 남향 사면과 북향 사면이 현저히 양상을 달리한다. 깊이에 따라서도 다르게 나타난다. 한 울타리 안이면서도 끼리끼리 따로 살고 있다. 이것은 방향에 따라 일사량과 일조시간, 기온 등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각기 적응한 식생이 이뤄진 것이라고 한다.

오름에서는 보기 드물게 입장료(성인 6,000원/청소년 4,000원/어린이 3,000원)를 지불해야 하지만 다양한 콘텐츠를 가진 곳이기에 방문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