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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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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쌍둥이오름 '이달오름'

아름다운 쌍둥이오름 '이달오름'

by 제주교차로 2020.01.16

소나무 숲 사이로 보이는 풍광과 너른 들판이 아름다운 쌍둥이오름 '이달오름'
누군가가 “대지에서 솟아오른 아름다운 젖가슴”이라 했던가. 평화로에서 봉성리를 잇는 도로를 따라가다 오름의 서쪽에서 바라보는 이달오름의 두 봉우리는 마치 땅에서 솟아오른 젖가슴을 닮았다. 지금은 소나무와 삼나무가 많이 자라 민둥한 맛은 없지만 어느 한쪽도 기울어지지 않는 듬직한 두 개의 봉우리가 우뚝 서있다. 한라산 백록담과 그 자락의 오름군을 배경으로 서있는 이달오름의 모습은 웅장함과 포근함을 함께 가지고 있다. 또한 새별오름 능선에서 보이는 이달오름은 짙푸른 숲으로 덮인 똑같은 모양의 크고 작은 두 봉우리가 팽팽한 탄력감으로 이어져 있는 이채로운 모습의 아름다움을 보인다.
이달오름을 오르는 길은 새별오름 서쪽 공동묘지를 지나 오를 수 있는 길과 오름의 서쪽 기슭을 따라 오르는 길이 있다. 오름 동쪽 주봉의 능선을 따라 진입하면 소나무 숲 가운데로 탐방로가 만들어져 있다. 나무가 많이 자라 어두컴컴하고 주변 경관도 볼 수 없지만 가파른 능선을 따라 가다 숨이 찰 때쯤에 터널을 뚫고 나타나는 관목지대에서는 주변 풍광을 맛볼 수 있다.
커다랗게 다가오는 새별오름 너머 북돌아진오름과 바리메를 사이에 두고 멀리 한라산 정상도 보인다. 연일 이어지는 따뜻한 날씨 덕에 눈 쌓인 한라산의 모습은 아니지만 제법 그럴싸한 풍광이 나타난다. 새별오름을 이달오름에서 보고 이달오름을 새별오름에서 보면 또 다른 맛을 주는 오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달오름 주봉의 정상에는 산불감시초소가 있고 그 옆에 ‘이달봉’이라고 쓰인 표지석도 있지만 전망은 답답하다. 답답함을 뒤로하고 서둘러 다시 길을 나서면 솔잎 가득한 내리막길을 만나는데 수북이 쌓인 솔잎이 미끄러워 발끝에는 힘이 들어간다. 내리막길이 끝나면 하늘이 열리고 ‘이달이촛대봉’이라고도 하는 북쪽의 작은 봉우리를 만난다.

이달오름 또는 이다리오름은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에 있는 표고488.7m와 표고456m의 두 개의 봉우리를 아울러 이른다.원추형의 쌍둥이 화산체이다.이 오름은 일찍부터‘이다리오름’으로 부르고 한자로二達岳(이달악)또는二達峯(이달봉)으로 표기하였다.達(달)은'높다(高)'또는'산(山)'의 뜻을 지닌 고구려어‘달’과 같은 것으로 보아‘이다리’를‘이달+이’로 이해하고,두 개의 봉우리로 된 산이라는 뜻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하지만 한자어(二)가 고구려어와 결합했다는 것과 민간에서는利達(이달)등으로 표기한 것을 고려할 때 그 해석에는 의문이 간다.표고488.7m의 주봉 북서쪽의 표고456m의 작은 봉우리를‘이다리촛대봉’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이다리오름’은 두 봉우리를 아우르는 이름이다.
크고 작은 두 개의 봉우리를 잇는 선이 아름다운 안부의 풀밭에는 말 한마리가 여유롭게 풀을 뜯고 있다. 제주의 따뜻한 기후는 겨울에도 방목이 가능하다. 말들도 오름을 오르내리며 풀을 뜯고 여기저기 배설물을 남기곤 하여 오름을 오르는 여행객들 특히 아이들은 이리저리 피하기가 바쁘다. 풀밭을 지나 다시 소나무 숲길을 따라 북봉의 정상을 향하다 보면 여기저기 너럭바위와 궤를 만난다. 정상에는 큼직큼직한 바위들이 박혀있고 평평한 잔디밭에는 둥그렇게 산담이 둘러진 무덤하나가 있다. 북쪽 봉우리에서는 그나마 시야가 트여 여기저기 풍광을 둘러볼 수가 있다. 소나무 숲을 뚫고 내려오는 탐방로는 남쪽 봉우리 내리막길보다 더 미끄럽다. 다시 발끝에 힘을 주고 조심조심 내려오면 어느덧 기슭에 닿고, 오름 기슭을 돌아 입구까지 이어지는 목장 길을 따라 가면 초록이 살아있는 넓은 들판과 들판 넘어 하늘과 맞닿은 푸른 바다를 만난다.
이달오름에 가면, 지금은 나무가 무성하게 뒤덮고 있어 매끈한 오름의 매력을 느낄 수는 없겠지만 능선이 아름다운 풀밭을 사이에 두고 우뚝 마주한 두 개의 봉우리를 서로 바라보거나, 풀밭에 널려있는 바위에 걸터앉아 들판 넘어 푸른 하늘을 멍하게 바라보는 재미는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