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이미지

제주in&人

제주in&人

음악으로 소통하는 크로스오버 뮤지션 '양방언'

음악으로 소통하는 크로스오버 뮤지션 '양방언'

by 한지숙 자유기고가 2017.04.20

음악으로 소통하는 크로스오버 뮤지션 양방언
올 8월 25일과 26일에 열리는 ‘제주뮤직페스티벌’은 올해 제2회를 맞이하며 제주의 여름 음악축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제주에 사는 뮤지션을 비롯해 다양한 레퍼토리로 짧은 기간 안에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제주뮤직페스티벌의 대중적 힘에는 크로스오버 뮤지션 ‘양방언’이 있다.

제주가 고향인 아버지와 평안도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재일교포 2세다. 5세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하여 학창시절부터 밴드활동을 했다. 작곡, 음악 프로듀서 등 다양한 음악적 재능을 나타내기 시작했지만 대학은 의대에 진학했다. 의사인 아버지를 비롯하여 집안의 형제들이 모두 의사, 약사 출신이었던 탓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진로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결국 아버지의 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토록 자신이 원하던 음악인으로서의 길을 선택했다.

이후, 일본에서 첫 솔로 앨범인 <The Gate of Dreams>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7장의 솔로 앨범을 발표했다.

아버지의 고향인 제주도를 처음 찾았을 때의 느낌을 담아 작곡한 ‘제주의 왕자’를 비롯하여, 그의 앨범에 수록되어 있던 크로스오버 스타일의 ‘Frontier!'는 2002년 아시안 게임의 공식주제가로 채택되기도 했다. 2013년 대통령 취임식 때 ’아리랑 판타지‘를 비롯하여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폐막식 차기 개최지 홍보공연의 음악감독에 이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의 음악감독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이제 그는 데뷔 20주년이 훌쩍 넘은 중견 음악인이 되었다. 그는 지금도 음악가로서의 길을 선택했던 그 순간을 또렷이 기억한다고 한다.

“20년 동안 그 선택을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많은 고민 후에 내린 결정이었기 오히려 자유롭고 행복했다. 이것은 지금까지도 내가 활발하게 음악활동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양방언은 우리나라와 일본은 물론 홍콩, 영국, 독일 등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뮤지션들과 함께 자신의 음악과 한국적 음악세계를 알리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데뷔 20주년을 기점으로 다음 스텝을 위한 ‘더 베스트’ 앨범을 냈고, 같은 해 11월에는 국립극장에서 총 3천600석 규모의 기념 콘서트 ‘유토피아’를 열기도 했다. 올해 3월에는 진주에서 ‘에볼루션 2017’ 첫 투어 콘서트를 시작했다.

서양악기와 전통악기의 하모니, 클래식과 팝적인 요소의 어울림을 통해 영역을 초월하는 그의 음악은 재일교포2세라는 경계선상의 신분도, 정통음악장르와는 구별되는 크로스오버라는 새로운 카테고리의 생경함에도 구애받지 않았다.
오히려 주변인이었기에 ‘아리랑’ 등 한국 고유의 선율에 새로운 시선을 얹어 재창조 할 수 있었고, 장르에 갇히지 않았기에 영화, 다큐멘터리, 게임, 광고음악 등 분야를 넘나드는 음악적 재능을 발휘할 수 있었다.

그런 그의 재능이 재주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제주 해녀들의 삶과 철학에 매료되어 그들을 다룬 다큐멘터리 ‘물숨’의 음악을 맡기도 했고,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훌륭한 뮤지션들을 초대해 제주를 아시아 음악축제의 섬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사람들과 음악으로 소통하는 유토피아를 꿈꾸는 그의 프런티어 정신이 계속 이어져 제주를 더욱 풍성한 음악적 감성으로 채워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