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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이야기

이주민이야기 : 소소한 제주 이야기

조금 더 의식을 가지고

조금 더 의식을 가지고

by 라라 여행작가 2017.09.20

얼마 전부터 제주의 대형마트에서는 제품을 사고 난 후 포장해 갈 수 있었던 박스 사용이 전면 금지되었습니다. 대신 부직포 된 쇼핑 가방을 소정의 돈을 받고 빌려 주고 다시 가져오면 가방 값이 환불되지요. 이도 저도 싫다면 개인적으로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면 됩니다.

최근에는 정부에서 비닐봉지 사용도 규제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움직임에 굉장히 찬성하는 쪽입니다. 특히 이곳 청정 제주에서는 좀 더 빠르게 제도를 만들고 도입이 되었으면 합니다.

특히 제주 곳곳의 바다에는 누군가 버린 것인지 아니면 바람에 흩날려 온 것인지 알 수 없는 쓰레기들이 눈에 자주 띕니다. 실제로 2012년에 김녕리 해안에서는 비닐 먹지를 먹고 죽은 돌고래 사체가 발견되었습니다. 생산을 하는데도 막대한 화학 물질로 인해 공해를 유발하고 썩는 데에만 수백 년이 걸린다고 하니 우리가 흔히 쉽게 쓰는 비닐봉지는 참 골치 아픈 존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저 역시 외출할 때 들고 다니는 작은 가방에는 늘 들고 다니는 물건이 있는데요, 물론 립스틱도 있고 거울도 있지만 무엇보다 잊지 않고 들고 다니는 건 천으로 된 장바구니에요.
접으면 손바닥만큼 작아져 얇고 가벼워서 갑자기 마트에 갔다고 해도 늘 가방에서 쏙 꺼내어 구입한 물품을 집어넣고 집으로 올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답니다. 제가 좋아하는 협재의 어느 카페는 아예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아서 테이크아웃이 되지 않아요. 대신 텀블러를 가져오면 언제든 신선한 음료를 담아 준다고 합니다.

언제든 눈을 돌리면 푸른 바다, 부드러운 곡선의 오름, 아이스크림을 얹어 놓은 듯한 예쁜 하늘이 펼쳐져 있는 제주도. 우리는 우리 스스로 익숙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편리하다는 이유로 아무런 생각 없이 사용하고 있지 않을까요?

무분별한 일회용품 사용과 빈번한 비닐봉지 사용은 심각한 자연환경을 유발하고, 다시 인간에게 돌아와 생태계를 교란시킵니다. 아름다움은 이렇게 모든 것들이 제자리에서 빛을 발할 때 우리는 우리의 자연을, 제주를, 의식을 가지고 지켜내야겠지요.

요일별로 분리수거를 시행하고 있는 제주도.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첫 시도였지만 이 모든 것들이 처음이기에 혼란스러울 뿐, 우리는 또다시 진화해 우리가 스스로 지켜낼 수 있는 제도와 환경에 대한 인식으로 발돋움할 거라 믿어요.

무엇보다 기업이 앞장서서 환경을 생각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준다면, 소비자는 따라갈 수 있을 겁니다. 제주에 살다 보니 그렇잖아도 관심이 많던 자연과 환경에 대해 나름 의식을 가지고 실천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합니다. 작은 실천 하나,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섬. 지금보다 더욱 깨끗하고 아름다운 청정 제주가 되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