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옥 기사 식당 돼지고기 두루치기, 몸 속 깊이 뭉클해지는 20년의 손맛
현옥 기사 식당 돼지고기 두루치기, 몸 속 깊이 뭉클해지는 20년의 손맛
by 김예나 2008.10.07
제주 시외버스 터미널 옆에 위치한 현옥기사식당, 허름한 외관 때문에 근대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대포집이 생각나는 곳.
하지만 그런 곳일수록 의외로 맛 집을 발견하기가 쉽다. 깨끗하고 화려한 식당들이 편리하고 쾌적할 때가 있지만,이런 허름한 식당들은 그 허름함에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대형마트와 재래시장의 차이라고 할 수 있을까.
현옥식당은 내가 가입한 오름 동호회 회원들을 통해 알게 된 곳이다.
허름한 외관에 난 처음에 무척 실망 했. 난 ‘아니 여기를 맛 집이라고 소개 한거야? ’ 하며 속으로 인상을 찌푸리면서 동호회원들이 맛보라는 두루치기는 시키지 않고 여러 번 맛을 보아 친숙한 자리 물회를 시켰다. 돼지고기 두루치기야 서울에서도 맛 볼수 있는데 제주도 흑돼지 인 것을 빼고는 무슨 차이가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가 머무는 정감어린 식당
현옥 식당은 주로 기사 식당이어서 그런지 남자 고객들이 많았다. 그 중에는 기사인 듯한 분들도 있었지만, 이 식당의 단골 고객인 듯한 남자 손님들이 한라산 소주를 반주 삼아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 종종 눈에 뛰었다.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총각들부터 대포 잔을 여러 잔 걸칠 듯한 중년의 남성들까지 다양했고, 넉살 좋은 젊은 주인은 여기 저기 손님사이를 오가며 대화를 나누는 모양새가 정감 있었다.
내가 주문한 메뉴인 자리 물회가 나오고, 삼보식당 자리 물회에 폭 빠진 나는 이집 자리 물회는 어떨까 견주어 보자는 심상으로 한술을 떴다. 삼보식당의 자리 물회보다는 얼음이 조금 들어간 측면에서 시원함은 덜하였으나, 그래도 맛은 그곳에에 비해 그렇게 빠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나의 까다로운 미각은 자리 물회는 삼보식당 勝으로 돌린다.
인심 좋은 동호회원들이 자신들의 몫인 두루치기를 한 접시 가득 안겨주며, 이 집에서 제일 맛 나는 메뉴라며 먹어보라고 권한다. 두루치기야 서울서 신물 나도록 많이 먹어본 메뉴여서 여행을 다니면 절대 먹지 않는 메뉴인데, 회원들의 권유를 뿌리 칠수 없어 시식에 들어갔다.
야들 야들해 보이는 돼지고기에 콩나물과 채썬 무가 한가득 푸짐하게 담겨있다. 이들을 입안에 한 가득 넣고 슬슬 입안에서 음미해보는데 돼지고기의 기름진 느끼함이 느껴지지 않고, 사각 사각 ○○○히는 콩나물과 무가 청량감을 준다. 특히 양념이 잘 벤 제주 무는 두루치기의 청량감을 높여주는 일등공신이다. 자작 자작 배어나오는 국물 맛도 일품이어서 밥과 함께 삭삭 비벼먹으면 까만 후라이팬 위의 두루치기는 완전히 흔적을 감춘다.
나의 배와 체면은 어디로 갔는지, 자리 물회도 다 비웠으면서 자리를 옮겨서 남의 몫인 두루치기까지 완전히 해치운다. 완전 걸신들린 모양새다. 두루치기와 함께 나오는 제주도식 냉국도 별미인데 생수에 날된장을 풀어 배추와 삶은 미역을 넣은 제주도 토속 냉국이라고 한다. 주인아저씨는 이것을 먹을 줄 알면 제주도에서 살아도 된다고 하는데, 냉큼 다 마신 나는 제주도에서 머무를 수 있는 자격이 생긴 듯하다.
두루치기와 함께 나오는 상추와 깻잎 등의 채소는 이 집에서 직접 키운 듯 완전 유기농이다. 시장에서 파는 채소들과는 맛과 질의 차이가 확연히 난다. 그리고 이 집 음식은 화학 조미료의 맛을 느낄 수 없다. 20년이 넘는 주방 할머니의 손맛이 이 집의 특별 조미료인 셈이다.
서울에서 온 여행 온 기자의 가족들은 벌써 이 현옥 식당 두루치기의 매니아가 되었다. 허름한 외관이 오히려 맛을 더해주는 현옥식당. 이 분위기에서 두루치기와 반주를 한잔 걸치면 인생사 깊은 얘기가 술술 나올 것 같다. 그래서 오랜 죽마고우와 마주 앉아 두루치기와 한라산 소주를 걸치며 생에 대한 대담을 한 번 나누어 보고 싶은 그런 곳이다.
그래서 현옥 식당을 이야기가 있는 식당이라고 이름 붙이고 싶다.
● 가는 길: 제주 시외버스 터미널 건물 우측 농협 사이 길, 종합운동장 쪽 150M 왼쪽 끝
●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오라1동 2445
● 연락처: 064-757-3439
● 대표메뉴: 돼지고기 두루치기 1인분 5,000원
하지만 그런 곳일수록 의외로 맛 집을 발견하기가 쉽다. 깨끗하고 화려한 식당들이 편리하고 쾌적할 때가 있지만,이런 허름한 식당들은 그 허름함에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대형마트와 재래시장의 차이라고 할 수 있을까.
현옥식당은 내가 가입한 오름 동호회 회원들을 통해 알게 된 곳이다.
허름한 외관에 난 처음에 무척 실망 했. 난 ‘아니 여기를 맛 집이라고 소개 한거야? ’ 하며 속으로 인상을 찌푸리면서 동호회원들이 맛보라는 두루치기는 시키지 않고 여러 번 맛을 보아 친숙한 자리 물회를 시켰다. 돼지고기 두루치기야 서울에서도 맛 볼수 있는데 제주도 흑돼지 인 것을 빼고는 무슨 차이가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가 머무는 정감어린 식당
현옥 식당은 주로 기사 식당이어서 그런지 남자 고객들이 많았다. 그 중에는 기사인 듯한 분들도 있었지만, 이 식당의 단골 고객인 듯한 남자 손님들이 한라산 소주를 반주 삼아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 종종 눈에 뛰었다.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총각들부터 대포 잔을 여러 잔 걸칠 듯한 중년의 남성들까지 다양했고, 넉살 좋은 젊은 주인은 여기 저기 손님사이를 오가며 대화를 나누는 모양새가 정감 있었다.
내가 주문한 메뉴인 자리 물회가 나오고, 삼보식당 자리 물회에 폭 빠진 나는 이집 자리 물회는 어떨까 견주어 보자는 심상으로 한술을 떴다. 삼보식당의 자리 물회보다는 얼음이 조금 들어간 측면에서 시원함은 덜하였으나, 그래도 맛은 그곳에에 비해 그렇게 빠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나의 까다로운 미각은 자리 물회는 삼보식당 勝으로 돌린다.
인심 좋은 동호회원들이 자신들의 몫인 두루치기를 한 접시 가득 안겨주며, 이 집에서 제일 맛 나는 메뉴라며 먹어보라고 권한다. 두루치기야 서울서 신물 나도록 많이 먹어본 메뉴여서 여행을 다니면 절대 먹지 않는 메뉴인데, 회원들의 권유를 뿌리 칠수 없어 시식에 들어갔다.
야들 야들해 보이는 돼지고기에 콩나물과 채썬 무가 한가득 푸짐하게 담겨있다. 이들을 입안에 한 가득 넣고 슬슬 입안에서 음미해보는데 돼지고기의 기름진 느끼함이 느껴지지 않고, 사각 사각 ○○○히는 콩나물과 무가 청량감을 준다. 특히 양념이 잘 벤 제주 무는 두루치기의 청량감을 높여주는 일등공신이다. 자작 자작 배어나오는 국물 맛도 일품이어서 밥과 함께 삭삭 비벼먹으면 까만 후라이팬 위의 두루치기는 완전히 흔적을 감춘다.
나의 배와 체면은 어디로 갔는지, 자리 물회도 다 비웠으면서 자리를 옮겨서 남의 몫인 두루치기까지 완전히 해치운다. 완전 걸신들린 모양새다. 두루치기와 함께 나오는 제주도식 냉국도 별미인데 생수에 날된장을 풀어 배추와 삶은 미역을 넣은 제주도 토속 냉국이라고 한다. 주인아저씨는 이것을 먹을 줄 알면 제주도에서 살아도 된다고 하는데, 냉큼 다 마신 나는 제주도에서 머무를 수 있는 자격이 생긴 듯하다.
두루치기와 함께 나오는 상추와 깻잎 등의 채소는 이 집에서 직접 키운 듯 완전 유기농이다. 시장에서 파는 채소들과는 맛과 질의 차이가 확연히 난다. 그리고 이 집 음식은 화학 조미료의 맛을 느낄 수 없다. 20년이 넘는 주방 할머니의 손맛이 이 집의 특별 조미료인 셈이다.
서울에서 온 여행 온 기자의 가족들은 벌써 이 현옥 식당 두루치기의 매니아가 되었다. 허름한 외관이 오히려 맛을 더해주는 현옥식당. 이 분위기에서 두루치기와 반주를 한잔 걸치면 인생사 깊은 얘기가 술술 나올 것 같다. 그래서 오랜 죽마고우와 마주 앉아 두루치기와 한라산 소주를 걸치며 생에 대한 대담을 한 번 나누어 보고 싶은 그런 곳이다.
그래서 현옥 식당을 이야기가 있는 식당이라고 이름 붙이고 싶다.
● 가는 길: 제주 시외버스 터미널 건물 우측 농협 사이 길, 종합운동장 쪽 150M 왼쪽 끝
●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오라1동 2445
● 연락처: 064-757-3439
● 대표메뉴: 돼지고기 두루치기 1인분 5,000원